안용호⁄ 2025.10.31 15:34:04
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펼쳐진 ‘2025 관악강감찬 축제가 막을 내렸다. ‘관악 퍼레이드21’, ‘시민풍류제’, ‘강감찬 토크쇼&퀴즈쇼’ 등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고, 축제 기간 약 21만 명이 함께 했다. 관악문화재단이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관악문화재단은 ‘관악청년청’을 운영하며 청년의 문화 동반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휘봉을 올해 부임한 소홍삼 대표가 잡고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부서 간 경계를 낮추며, 재단의 모든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는 소홍삼 대표를 만났다.
- 얼마 전 강감찬축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예년에 비해 차별점은 무엇이었나요?
“올해 강감찬축제는 ‘시민 강감찬’을 주제로,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구현했습니다. 서울시 유일의 역사 문화 축제로 선정된 만큼,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시민 참여 중심으로 확장했습니다. 특히 ‘관악 퍼레이드21’, ‘시민풍류제’, ‘강감찬 토크쇼&퀴즈쇼’ 등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함께 거뒀습니다.”
- 취임 당시 ‘변화와 도전, 문화 다양성, 전문성과 협력’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제가 제시한 ‘변화와 도전, 문화 다양성, 창의성과 전문성, 소통과 협력의 실천’은 재단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네 가지 핵심 가치입니다. ‘변화와 도전’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태도, ‘문화다양성’은 차이를 존중하는 포용의 문화, ‘창의성과 전문성’은 예술과 행정의 품격을 높이는 힘, ‘소통과 협력의 실천’은 신뢰받는 공공 조직의 기본입니다.
이러한 가치는 재단의 미션인 ‘문화예술로 일상이 빛나는 문화도시, 관악’과 비전인 ‘사람, 공간, 콘텐츠를 잇는 문화 플랫폼’을 실현하기 위한 근간이 됩니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가치들이 재단의 언어로 자리 잡도록 하는 일이었습니다.”
- 다양한 사업을 함께 운영하시기가 버겁지 않으신가요?
“관악문화재단은 설립 6년 만에 예산이 4배, 이용객이 12만 명에서 81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규모의 확장 속에서도 조직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공연, 예술 지원, 청년, 도서관, 교육, 축제가 각각의 목적을 지니되,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장의 실무진이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 믿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의 마음으로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뢰와 협력의 문화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 관악아트홀 등 다양한 공간을 운영 중이신데, 공간 운영의 비전은?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콘텐츠와 사람이 만나는 ‘문화 플랫폼’입니다. 관악아트홀은 2026년부터 시즌제 GPS(Gwanak Play Signal)를 도입해, 구민이 기다리는 브랜드 공연장으로 도약합니다. ‘빈 필하모닉 앙상블’, ‘대니 구 콘서트’, ‘마당놀이 심청이와 춘향이’ 같은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하며, 예술성과 흥행성을 모두 확보하겠습니다. 또한 도서관, 청년청, 싱글벙글교육센터 등 각 공간이 서로 연계되어 하나의 ‘문화 네트워크’로 작동하도록 설계 중입니다.”
- 문화재단이 ‘관악청년청’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매우 독특합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지요?
“관악구는 청년층이 약 45% 정도 되고 관악구는 청년 친화 도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악구가 브랜딩 차원에서 관악청년청을 세웠고 이를 저희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넥스트트랙, 스픽업, 덕업일치 스쿨, 청년도전지원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청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중 덕업일치 스쿨은 ‘덕질’ 하는 청년들이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발굴해 청년의 취업, 창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앞으로도 청년의 도전을 지지하고,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하는 문화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 최근 고립청년, 1인가구 문제가 사회적 화두입니다. 재단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문화는 사회적 연결의 언어입니다. 재단은 문화예술을 통해 청년의 고립을 줄이고, 공동체의 회복을 돕고자 합니다. 저는 문화 예술이 청년들에게 치유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제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쉬는 중’, ‘Contact me, Connect us’ 같은 프로그램은 고립 청년들이 예술로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런 사회적 문화복지의 역할이 앞으로 재단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 올해 재단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문화 사업은?
“올해 ‘사계절 축제의 도시, 관악’을 핵심 브랜드로 삼아 지역의 정체성과 계절의 감성을 함께 담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봄에는 가족 및 어린이들과 함께한 '관악봄축제', 여름에는 청년 스트릿컬처를 중심으로 한 ‘그루브 인 관악’, 가을에는 서울 유일의 역사문화축제이자 주민 참여형 축제로 자리 잡은 ‘관악강감찬축제’, 겨울에는 야간경관형 축제 '관악별빛산책 화이트매직'까지 사계절 내내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도시 축제를 완성했습니다.
축제뿐 아니라, 지역 예술인과 청년 예술인을 위한 지원사업도 강화했습니다. 생활 속 예술을 주제로 한 아트페어 ‘미술에 진심 3030’, 청년예술인 창작 지원 프로젝트 ‘비더스타’, 민간·공공 협력으로 운영한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등은 지역 예술 생태계를 확장하며 관악의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였습니다.”
- 샤로수길 등 지역 핫플레이스를 활용한 문화전략은 무엇입니까?
“샤로수길은 청년문화의 상징이자, 민간 협력의 실험장이기도 합니다. ‘샤로수길클럽데이’는 유재하음악장학회, 인디밴드 등 민간과 함께 만든 대표 사례입니다. 이 축제를 통해 지역 상권이 활력을 얻고, 예술이 생활로 스며드는 구조를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 상점, 카페, 서점 등과 협력해 ‘생활예술+로컬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형 문화모델을 확대하겠습니다.”
- 새로운 축제 기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내년을 ‘사계절축제 리뉴얼 원년’으로 삼고, 관악만의 차별화된 축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우선 봄에는 책과 빵을 결합한 ‘관악 책빵축제’를 선보입니다. 도서관과 서점, 출판사, 지역 베이커리와 카페가 함께 참여해 책 향기와 빵 향기가 어우러지는 일상형 문화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소설)가 파는 야채빵 이벤트, 책빵런, 빵믈리에, 지역서점-출판사-베이커리 연계 등을 통해 관악형 축제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여름에는 청년 스트릿컬처 페스티벌 ‘그루브 인 관악’을 가족·중장년층 등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확장하고 관악아트홀, 으뜸공원 등으로 무대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가을에는 서울 유일의 역사문화축제 ‘관악강감찬축제’가 10주년을 맞이합니다. 기념 특별 이벤트와 공동심포지엄 개최 등 축제 인지도를 더욱 확산시킬 예정입니다. 관악만의 차별화된 축제를 통해 ‘365일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관악’을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내년 주요 계획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오래 몸담아 온 덕에 공연이 가장 기본 베이스입니다. 우선, 관악아트홀은 고품격 공연장으로서의 브랜드를 확립해 가고 있는데, 내년부터 시즌제 GPS(Gwanak Play Signal)를 도입해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공연 브랜드를 만들고, 구민의 의견을 반영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빈 필하모닉 앙상블, 김성녀의 마당놀이, 대니 구 콘서트 등 국내외 정상급 예술가가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공연예술의 품격과 대중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꿈의 무용단’, ‘꿈의 극단’, ‘리틀강감찬’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부터 청년예술인을 위한 ‘젊은 예술가의 창작노트’, ‘미술에 진심 3030’, ‘유재하음악경연대회’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장년과 어르신 세대를 위한 예술강좌와 인문학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 중입니다. 주민 가까이에서 문화를 전하는 ‘찾아가는 문화예술’ 사업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크라운해태와 협력한 ‘견생조각전 – 예술정원산책’을 통해 도시 공간 속에서 예술을 경험하는 시도를 선보였고,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관악형 정원문화도시 에코뮤지엄’으로 발전시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공예술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재단은 문화예술이 사람과 공간, 그리고 콘텐츠를 연결하는 관악만의 문화 플랫폼을 완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문화예술이 관악의 일상을 비추는 빛이 되고, 그 빛이 다시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