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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AI 병목, 메모리·인프라·설루션으로 해결”

“메모리 공급, 효율적 인프라, 적극 활용으로 ‘AI 설루션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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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5.11.03 13:22:16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의 ‘다음(Next)’을 열기 위해 SK가 풀어갈 과제로 ▲차세대 AI 반도체(칩) 성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메모리반도체 공급 ▲미래 AI 인프라 구축 ▲AI 과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AI 활용을 꼽았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AI의 다음을 위해 ‘지금(Now)’ 해야 할 노력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SK AI 서밋은 반도체, 에너지설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최신 AI 동향을 공유하며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최 회장은 최근 AI 업계의 큰 화두로 ‘폭발적 수요에 대비한 AI 인프라 투자 증가’를 꼽았다. 올해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금액이 6000억 달러(약 800조 원)에 이르며 지난 5년 간 연 평균 24%씩 성장했으나 오픈AI와 메타 등 각 빅테크 기업들이 밝힌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이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과거 에너지, 석유처럼 안정된 수요 예측 모델이 없어 얼마나 큰 폭으로 성장할지 알 수 없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최 회장은 AI 수요 증가의 근거로 ▲추론(inference)의 본격화 ▲기업간거래(B2B)의 AI 도입 ▲에이전트의 등장 ▲국가간 소버린 AI(주권형 AI) 경쟁을 꼽았다. AI가 본격적으로 추론을 하게 되면서 주어진 질문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자신의 답에 대한 검증을 반복해 결과적으로 더 나은 답변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컴퓨팅(연산)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 같은 AI 수요 증가에 대응할 SK의 역할로 ‘가장 효율적인 AI 설루션 제공’을 꼽았다. 지난해 최 회장이 SK AI 서밋에서 밝혔던 AI 확산의 걸림돌인 ‘수요, 공급의 불일치(병목현상)’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SK가 집중할 분야로 ▲메모리반도체 ▲AI 인프라 ▲AI 활용을 제시하며 “AI는 스케일 경쟁이 아닌 효율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AI 설루션은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AI 격차해소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제시했다.

메모리반도체에 대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AI 칩 성능이 매년 향상되고 있지만 정작 AI 컴퓨팅을 뒷받침할 메모리반도체 공급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업계 상황을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 회장은 “공급이 병목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기업들로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이걸 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며 “고객에게 책임지고 공급하는 것이 고객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Open-AI로부터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월 90만장씩 공급해달라고 요청 받은 걸 예로 들었다. 반도체 제조공장 입지를 두고 최근 지정학적 요인 또한 고려되는 상황도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HBM 증산을 위해 내년 중 본격 가동할 청주캠퍼스 M15X팹(Fab, 반도체 제조시설), 2027년 본격 가동할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소개하며 “AI 메모리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팹 한 곳당 청주캠퍼스 M15X 6개가 들어간다”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4개 팹이 완성되면 청주캠퍼스 M15X 팹 24개가 지어지는 효과”라고 충분한 양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의지를 강조했다. 증산 뿐 아니라 고용량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낸드플래시메모리 콘셉트의 제품 개발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성능 AI 칩과 메모리반도체가 온전히 성능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할 최적의 AI 인프라 또한 SK가 가야 할 길로 꼽았다. 최 회장은 “SK는 스스로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반도체부터 전력, 에너지설루션까지 제공해 가장 효율적인 AI 인프라 설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AI 인프라 구조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텔레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8월 서울 구로구에 구축한 국내 최대 AI 컴퓨팅 클러스터 ‘해인(Haein)’,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진행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오픈AI와 지난달 발표한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등을 이상적인 AI 인프라를 모색하는 SK의 여정으로 소개했다.

이어서 최 회장은 “AI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AI”라며 “메모리반도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와 가상화에 AI 적용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와 만나 의견을 같이한 ‘AI 팩토리’ 협력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성능 개선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와 디지털 트윈 설루션을 활용한 가상 공장을 만들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정을 완전 자율화 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업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처럼 실제 업무에 활용 가능한 AI 도구(툴)를 개발해 선제적으로 사용하며, SK 외부에서도 활용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 말미에 SK와 AI 생태계를 꾸려가는 국내외 파트너사들을 화면에 소개하며 “AI는 혼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SK AI 전략의 핵심은 파트너와 공동으로 설루션을 설계하고 발전해가는 것”이라며 “SK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고, 빅테크와 정부, 스타트업 등 여러 파트너들과 AI 사업기회를 만들어 최고 효율의 AI 설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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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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