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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생명 구호 장비’로 진화하다

브라질 50대 남성, 심전도(ECG) 경고 덕분에 목숨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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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한준⁄ 2025.11.28 09:28:02

One UI 8이 적용된 갤럭시 워치의 건강 관련 기능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가 위험에 처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화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로베르토 갈라르트는 해양 환경·물류 업체 매니저로,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즐기는 건강인이었다. 지난 6월 그는 체육관에서 기본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가슴 통증을 느꼈다. 놀란 그는 착용 중이던 ‘갤럭시 워치6’의 헬스케어 앱을 열고 심전도(ECG) 기능을 확인했다. 평소 정상적인 파형과 달리 4회 연속 ‘판정불가 심장 리듬(Inconclusive heart rhythm)’ 경고가 떠있었다.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던 그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의료진이 ECG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갈라르트 씨의 주요 관상동맥 1개가 완전히 막혔으며, 나머지 2개가 심각하게 좁아진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심근경색(심장마비) 직전의 위중한 동맥경화증(Advanced Atherosclerosis)으로, 언제든 쓰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즉시 ‘관상동맥 우회술(CABG, 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을 4회 시술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갤럭시 워치 경고로 목숨을 구한 브라질 50대 남성 로베르트 갈라르트 씨. 사진=삼성전자
 

갈라르트 씨는 수술 후 삼성전자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갤럭시 워치가 제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 저는 심장마비 직전이었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었다”며 “워치의 경고 덕분에 가족에게 비극을 안겨주지 않고 제때 행동할 수 있었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제 목숨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축복이었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의료진 “진단 대체 못하지만, 병원 방문 촉진에 유용”

그는 이 사례가 삼성의 디지털 헬스 기술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믿는다며, 관련 연구에 협조할 의사도 밝혔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도 브라질 현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워치가 정확한 진단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증상 시 병원 방문을 촉진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이 사례는 11월 초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공식 채널과 브라질 주요 언론에 공개되며, 글로벌 IT·헬스케어 업계의 화제가 됐다. 실제 환자와 의료진이 직접 웨어러블 기기의 의학적 유용성을 확인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향상된 심전도(ECG) 측정 기능을 통해 빈번한 이소성 박동을 구별하여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적 치료를 지원한다. 사진=삼성전자
 

결정적 역할을 한 기능은 갤럭시 워치6·울트라 시리즈에 탑재된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Irregular Heart Rhythm Notification, IHRN)’과 ‘심전도(ECG) 측정’ 기능이었다. 이는 2020년 갤럭시 워치3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기술로, 심방세동(AF)을 포함한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브라질 ANVISA(국가위생감독청)와 미국 FDA, 한국 식약처 등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기술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팀 관계자는 “ECG는 병원급 1유도 심전도와 유사한 정확도를 보이며, 특히 무증상 심방세동 조기 발견에 강점이 있다”며 “이번 사례는 웨어러블 기기가 단순한 피트니스 트래커를 넘어 생명 구호 장비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요르단, 비행기 상공 등…구호 사례 늘어

이런 일은 브라질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런 일은 요르단에서도,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발생했다.

요르단에 거주하던 아흐마드 샤라드가 박사의 경우, 평소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갤럭시 워치 울트라’가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을 계속해서 보냈다. 증상이 전혀 없었지만, 경고가 반복되자 그는 검진을 받았고, 진단 결과 동맥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심각한 질환인 진행된 ‘동맥경화증’이 발견됐다.

의료 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스마트워치가 없었다면 이 상태는 발견되지 않고 지나갔을 수 있었다. 샤라드가 박사는 “(그 시계가) 나의 생명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닥칠 수 있었던 비극을 면하게 해줬다”고 회상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혈관 부하 모니터링 기능은 수면 중 사용자의 혈관계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모니터링한다. 사진=삼성전자
 

라스베이거스발 서울행 항공기에서는 3만 피트 상공에서 한 승객이 의식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서울대학교병원 서종모 박사가 응급조치에 나섰다. 항공기 안이라는 특성상 의료 장비가 부족했지만, 한 승무원의 ‘갤럭시 워치’가 예상치 못한 의료 장비로 활용됐다.

 

서 박사는 시계의 혈중 산소 포화도(SpO2) 기능을 사용하여 환자의 산소 포화도와 맥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는데, 이는 환자의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였다. 서 박사는 승객을 성공적으로 안정시킨 후 “갤럭시 워치가 없었다면 나의 대응 능력은 훨씬 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런 사례들이 고립된 사건들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모바일 경험 부문 헬스 하드웨어 연구개발 총괄인 최종민 상무는 “갤럭시 워치 알림이 의료 개입을 촉발하는 문서화된 사례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우리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라며 “갤럭시 워치가 중요한 순간에 생명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오탐지, 규제 등 과제…삼성 ‘생명 구호 빈도’에서 두각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은 2018년 애플 워치 시리즈4에 ECG 기능이 도입된 이후 급성장했다. 삼성은 이 분야에 2년 늦게 뛰어들었지만, 현재는 기능 면에서 거의 동등하거나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브라질 사례처럼 실제 생명을 구한 사례의 빈도는 삼성 갤럭시 워치가 더 많은 상황인데, 이는 삼성이 중남미·아시아·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현지 규제 승인을 빠르게 받아낸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출하량은 2억3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며, 이 중 40% 이상이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주요 구매 이유로 꼽고 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피부의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측정해 항산화 섭취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항산화 지수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삼성전자
 

물론, 풀어야할 과제는 많다. 낮은 정확도로 인한 오탐지(false positives) 문제, 국가에 따라 다른 의료기기 규제 정책,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기능에 대해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하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면책 조항을 강조하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문서화된 생명 구호 사례가 증가하면서 소비자 기기와 의료 기기 사이의 경계는 계속해서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오탐지를 줄이기 위해 2026년형부터 AI 기반 다중 센서 융합 알고리즘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궁극적으로는 병원 방문 전 ‘디지털 트리아지(triage, 응급상황 시 치료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환자 분류 체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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