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해외 기관에 의존해 오던 초고압 변압기 안정성 검증 시험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고난이도 안전 시험의 국내화에 성공하며 전력기기 기술 자립의 한 걸음을 내디뎠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초고압 변압기에 대한 ‘실 모델 내아크 고장 시험’을 자체 수행했다고 밝혔다. 내아크 고장 시험은 변압기 내부에서 전기 아크 고장이 발생했을 때 폭발이나 화재를 얼마나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시험으로, 초고압 대용량 변압기에는 필수적인 안정성 평가다. 그동안 국내에는 관련 설비와 체계가 없어 대부분 해외 시험 기관에 의존해 왔다.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기술 경영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평소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며 전력기기와 같이 수명이 긴 산업일수록 장기적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년간 내아크 시험 회로 설계와 시험 방법론, 측정 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축적했다. 폭발 상황을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는 소형 특수 시험 장치도 독자 개발했으며, 한국전기연구원과 협력해 안전 관리와 검증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고위험 시험을 국내에서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준비를 바탕으로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154kV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의 내아크 시험에 성공했다. 설계 단계부터 폭발 압력 측정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했으며, 해외 시험 대비 비용과 소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시험에 사용된 변압기는 기존 광유 대신 생분해성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한 제품이다. 발화점이 높고 순 발열량이 낮아 폭발과 화재에 강하며, 누출 시 환경 부담도 적다. 이로 인해 인구 밀집 지역이나 지하 변전소 등 화재 대응이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실제 폭발 상황에 준하는 조건에서 시험을 진행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압력 증가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이번 성과는 효성이 축적해 온 엔지니어링 역량의 결과이자 국내 변압기 산업의 고안전성 기반을 마련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