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문화재단(대표 문일권)이 오는 6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의 리사이틀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레이 첸은 지난 2009년 스무 살의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레이 첸은 전통적인 클래식 연주자의 틀을 깨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클래식 인플루언서’로도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가 총 200만 명을 상회하며 영상과 글, 라이브 방송 등으로 연습 과정과 연주 팁,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는 등 대중과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 왔다.
그가 팬데믹 시기 공동 설립한 글로벌 연습 플랫폼 ‘토닉(Tonic)’ 또한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토닉은 전 세계 연주자들이 실시간으로 접속해 함께 연습하고 서로 격려하는 라이브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연습 시간을 음악적 교류의 경험으로 확장하며 음악을 매개로 한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결과 중심의 무대가 아닌, 과정 자체를 공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처럼 레이 첸은 무대 위에서는 정교한 테크닉과 카리스마를 갖춘 솔리스트이자 리사이틀리스트로 활약하는 한편, 무대 밖에서는 디지털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객과 능동적으로 소통하며 ‘21세기형 클래식 스타’로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바로크와 고전, 낭만주의를 넘나드는 레퍼토리로 구성된다. 무대에는 레이 첸과 최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온 미국의 피아니스트 첼시 왕이 함께한다.
1부를 여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2번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등하게 음악적 대화를 나누는 고전주의 소나타로, 우아한 선율과 균형 잡힌 구조가 특징이다. 이어지는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은 작곡가의 민족적 색채와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북유럽의 서늘한 서정성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레이 첸의 해석으로 전한다.
2부에서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3번 중 주요 발췌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린 본연의 울림으로 다성적 구조와 음악적 깊이를 구현해야 하는 작품으로, 연주자의 음악적 통찰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무반주 레퍼토리다.
공연의 대미는 바이올린 기교의 정점으로 불리는 사라사테의 작품들이 장식한다. 안달루시아의 애수를 담은 ‘스페인 무곡 제1번 플라예라’와 비제의 오페라 선율을 화려한 기교로 재해석한 ‘카르멘 환상곡’이다.
롯데문화재단 측은 “고전적 균형미에서 낭만적 서정성, 그리고 화려한 비르투오소 레퍼토리까지 이어지는 이번 프로그램은 레이 첸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연주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