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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아닌 시너지”… 금호타이어, 우려 불식시키고 글로벌 톱10 정조준

더블스타 인수 후 9분기 연속 매출 1조 돌파… 전기차·고인치 타이어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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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 2026.04.10 10:18:34

3월 17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6 금호 멤버스데이’ 행사에서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가 프리미엄 SUV 타이어 ‘크루젠 GT Pro’ 신제품을 선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2018년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이 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그룹에 넘어갔을 때 국내에서는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내 대표 타이어 기업이 중국 자본에 넘어간다”, “기술 유출과 일자리 상실이 불가피하다”, “한국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정치권과 언론, 노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8년이 지난 현재, 금호타이어는 이같은 우려를 완전히 뒤집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 7013억 원, 영업이익 575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9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 원 이상을 유지하는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타이어 업계 순위도 인수 전 18위권까지 추락했던 것이 최근 13~14위로 상승했으며, 국내 브랜드 평판에서도 2위를 유지하고 있고, JD파워 신차 타이어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3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인수 초기 국내 우려와 달리 독립 경영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 확대와 글로벌 생산 기반 강화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모기업發 위기와 中 더블스타의 등장


금호타이어는 1960년 삼양타이어공업으로 설립된 후 1984년 금호타이어로 사명을 바꾸며 국내 타이어 산업의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1990년대 세계 10위권 진입, 2003년 상장, 중국 천진·장춘 공장 준공 등으로 글로벌화에 성공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모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무리한 사업 확장 시도가 이어지며 위기에 처했다.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금호타이어가 52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았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워크아웃(기업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11년 중국 시장 ‘315 리콜 사건’으로 심각하게 매출이 줄었고, 국내 점유율은 한국타이어에 역전당했으며, 글로벌 순위도 18위까지 추락했다.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나 실적 악화는 지속됐다. 2016년 산업은행이 주도한 채권단은 지분 매각을 결정했지만, 2017년 박삼구 전 회장의 재인수 시도가 상표권 분쟁 등으로 무산되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2018년 3월 22일 오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방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 사진=연합뉴스
 

2017년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상황이 일변했다. 더블스타 계열사 싱웨이코리아가 6463억 원(약 39억 위안)의 인수 대금을 투자해 지분 45%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3%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마무리됐다.

더블스타는 중국 내 최대 타이어 기업으로, 금호타이어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10위권 진입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조건으로 3년간 고용 보장, 5년간 최대주주 지위 유지와 독립 경영 보장을 약속했다.

독립 경영 아래 이뤄진 턴어라운드

당시 더블스타 인수는 격렬한 반발을 야기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경고하며 “기술 유출과 일자리 상실”을 주장했고, 정치권 일부에서는 “국가 핵심 산업이 중국에 넘어간다”는 프레임으로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인수 후 더블스타의 경영 개입은 최소화됐다. 모기업 지원은 원재료 공동 구매와 중국 사업 협력 수준에 그쳤으며, 금호타이어는 연구개발(R&D), 영업, 인사 등 핵심 영역에서 독립성을 유지했다. 기술 유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 공장(천진·장춘) 효율화로 공급망 시너지가 발생했다.

현재도 금호타이어는 그간 축적해 온 고성능 타이어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더블스타는 원가 경쟁력과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지원하는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 분담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확장성이 눈에 띈다. 더블스타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금호타이어 제품의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아시아 시장 내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금호타이어
 

고용 안정 측면에서도 우려와는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인수 초기부터 현재까지 국내 생산기지와 고용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며 점진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자 인수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자본과 기술, 시장이 결합된 구조로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2021년 취임한 정일택 사장의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이 성과를 거두며 2022년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타이어 ‘마제스티9’, ‘솔루스’ 시리즈, ‘엑스타 스포츠’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을 47%까지 끌어올리고, 전기차(EV), 타이어 OE(신차용) 공급 비중도 늘린 것이 주효했다.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 관리와 통상임금 소송 해결, 노사 합의 등을 통해 최근 한국신용평가의 기업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상향됐다. 채권단 지분도 상당 부분 정리되며 경영 안정성이 높아졌다.

“2018년 더블스타 투자 유치가 실적 반등 계기”

올해 금호타이어의 매출 목표는 5조 1000억 원이다. 고인치 제품 비중 47% 유지, 글로벌 OE 매출 기준 EV 타이어 공급 비중 30% 달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정일택 사장은 “중동 리스크와 해상 운임 상승, 관세 변수에도 기존 유통망과 수요를 바탕으로 목표 달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크루젠 GT Pro 광고의 한 장면. 사진=금호타이어
 

이같은 금호타이어의 사례는 ‘외국 자본 인수=국가 자산 상실’이라는 단순 프레임이 실제 현실과 얼마나 괴리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수 초기 국내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 대주주의 지원 아래 독립 경영과 기술 중심 전략이 결합되면서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됐다. 그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고, 글로벌 순위는 상승했으며,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수년간 매각 이슈의 여파로 영업손실을 겪어왔으나, 2018년 더블스타의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이 시작됐다. 그 결과 2022년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 현재까지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대주주는 있지만 독립 경영으로 경영 정상화를 잘 이뤄내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경제 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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