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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회장비서실은 ‘CIA’

삼성, 美CIA 등 정보교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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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호 ⁄ 2007.07.03 14:50:01

“가방 속에 디지털카메라가 있네요. 가지고 건물 밖으로 나가시려면 해당 부서에서 반출증을 받아오셔야 합니다 .”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자리 잡은 삼성 본관 건물을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철통같은 삼성의 보안시스템에 놀라움을 표시한다. 신분증을 맡기고 칩이 저장돼 있는 방문증을 받은 후에도 정문과 후문 네 군데에 설치된 X선 보안검색대를 통해 소지품 검사를 철저하게 실시하기 때문이다. ■ 정부가 삼성그룹에 자료요청하기도 하지만 이런 삼성 본관의 철저한 보안시스템에도 하나의 예외가 있다. 바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발급하는 ‘비표’. 지름 1㎝ 크기의 원형 모양 스티커 형식으로 제작된 이 비표가 붙어 있는 물건은 공포의 대상인 1층 보안검색대를 그냥 ‘패스’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는 업무 특성상 그룹 내부에서조차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 많기 때문에 그룹 자체 보안시스템의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안으로 비표 시스템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본관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 비표는 삼성 구조본 사람만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표가 붙어 있는 물건은 X선 검색대나 소지품 검사를 거치지 않고 그냥 통과시키도록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정보수집의 핵심조직은 비서실 소속 기획홍보팀. 이들은 각기 출입처를 정해놓고 기자들처럼 매일 출입처로 나가 정보를 수집한다. 나름의 학연과 지연에 따라 정·관계는 물론이고, 군부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정보원을 일상적으로 접촉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챙기는 것이다. 계열사 정보팀에서도 일상적인 정보활동이 이뤄진다. 이들의 예산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삼성의 정보맨은 홍보팀 소속 직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그룹 직원 모두가 정보맨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중요한 정보거리가 있으면 즉각 위로 보고한다. 해외지사에서도 정보를 전담하는 직원이 수집한 정보를 본사로 올려보낸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수집된 중요한 정보는 다시 회장 비서실로 보내져 분석되고 재가공된다. 특히 삼성생명의 방대한 영업조직은 정보수집과, 여론동향을 탐지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또 삼성증권을 통해 증권가에 떠도는 루머를 수집, 집중 분석한다. ■ 삼성 로비는 ‘지인 데이터’이용 삼성 비서실은 그러나 삼성의 정보력이 다른 재벌그룹의 정보력을 압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점 때문. 정보는 아무 데서나 줍는 것이 아니라, 정작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이를 수집, 가공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실명제 실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부터 대비해왔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설령 실명제 전격실시 몇시간 전에 소식을 들은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제보에 의존하는 정보수집은 기업경영에 큰 도움은 못 된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음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무엇으로 보는지 여론을 체계적으로 조사·정리하고,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면 대통령의 선거공약과 핵심 참모들이 지향하는 정책과제를 면밀히 분석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문제점에 대해 미리 검토한 다고 한다. 삼성그룹 비서실은 신규사업진출의 경우 해외지사를 통해 외국의 사례를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닥칠 환경에 대비하다 보면, 정부의 정책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하게 될지는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되면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논의될 때 필요한 의견을 내고 , 결정된 정책에 대한 대응방안을 준비한다는 것. 실제로 삼성그룹에는 정부부처가 협회에 요청한 자료를, 협회가 다시 삼성쪽에 요청하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보의 수집방법에 대해서도 “정보의 99%는 공개되는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정보수집을 음험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자료, 업계에 올라오는 각 기업들의 정보, 외국언론의 보도내용 등 공개된 자료에서 사실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단 공개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나머지 1 %만을 관계와 학계인사 등을 통해 직접 취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이같은 막강한 정보력은 언제나 로비 등으로 얼룩져 온 것도 사실이다. 노태우 정권때 PCS사업자를 선정할 때, 삼성은 경쟁사의 약점을 정리한 자료를 배포하고 발족하지도 않은 회사의 경영계획을 언론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지난 95년 6월에는 삼성중공업 직원이 기아 자동차 공장 앞에서 막 출고된 봉고트럭을 무단 촬영하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삼성의 로비는 특별히 집요하다. 삼성은 평소부터 인명록을 구축해 놓았다가, 사안이 닥치면 누구에게 로비를 집중할 것인지 선택한다. 학계 인사들에게는 제자인 직원을 보내 설득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지난 92년 좌절되는 듯했던 삼성의 자동차산업진출이 2년 뒤 여·야의 반발을 잠재우고 끝내 성공한 것에서 보듯 삼성의 로비는 주도면밀하다. 한마디로 여론까지 움직이는 총력전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런 삼성그룹의 조직력을 ‘삼성공화국’으로, 회장 비서실을 ‘CIA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다. 최근 삼성이 고된 ‘386’ 초선 의원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이는 곳은 ‘1등 기업’ 삼성이다. 삼성 계열사의 국회 담당자들은 각각 국회에 현안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수시로 국회를 출입한다.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 등 대부분의 삼성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 1년여 동안 국회의원실을 수시로 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도 종종 국회에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 생명·증권 등 방대조직 최대 활용 건교위 의원들을 맡은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안이 있을 때나 일주일에 한두번씩 국회에 나간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법안이 많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법안에 반영되게 하려는 것’이라고 국회 출입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구조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 구조본의 기획팀 산하 전략지원 파트(옛 정보팀)에서 계열사 나름대로 있는 정보 라인의 사령탑 기능을 하고, 대외협력 파트에서는 계열사 임원과 간부 수백명으로 구성된 대외협력관을 유기적으로 움직여 대국회 로비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른바 삼성의 ‘전방위 로비’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에서 대국회나 대관(관청) 업무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 삼성 관련 내용들이 국회에서 이슈가 되지 않는 것은 자신들과 관련된 게 터지면 학연·지연 등을 총동원해서 무조건 막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삼성 로비의 힘은 그룹 임직원의 ‘지인’데이터에서도 나온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관들의 인적사항 등도 그물망처럼 관리된다. 환노위의 한 보좌관은 ‘일 때문에 만나기로 한 삼성SDI 임원 한분이 어떻게 알았는지 학교 선배를 데리고 나와,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학연·지연은 기본이고 결혼기념일, 좋아하는 음식 등 관리 대상의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긴다고 많은 보좌관들은 털어놨다. 이들은 하나같이 ‘삼성은 달라도 뭐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국회 담당자들은 자신의 회사에 불리한 상임위 질의나 보도자료, 대정부 질의 내용의 삭제를 요구한다. 특히 총수나 사장이 국감의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되는 것은 막아야 할 제1의 과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대체로 국회의원과의 갑·을 관계에서 을의 관계에 놓인다. “기업의 을의 입장을 이해 해달라”고 삼성 관계자조차 말할 정도다. 국회의원이나 의원실에서는 이러한 갑·을 관계를 이용해 각종 민원을 부탁한다. 인사청탁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그룹 비서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막강한 정보력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비서실은 미국 CIA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계열사의 직원을 통해 중국 정보 및 북한정보 등 다방면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기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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