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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삼성산업, 상호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싸움 돌입

삼성전자, “심벌과 관계없이 상호 부문의 ‘삼성’이 문제일 뿐”
“10년 공든탑 무너질 위기, 상표 포기하더라도 상호는 사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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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호 ⁄ 2007.07.03 13:32:44

국내 재계에서 공룡과 도마뱀의 싸움이 주목받고 있다. 콘크리트 등 건축기자재를 만드는 중소기업 삼성산업과 국내 굴지의 삼성그룹간 다툼. 현재 삼성산업은 지난 2003년 출원한 자사 상표와 관련 삼성그룹을 대표한, 삼성전자와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문제삼는 부분은 (주)삼성산업이라는 상호의 ‘삼성’ 부문. 이와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관계사 외 회사들 중 ‘삼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에 대해 정리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와관련 “국제적 명성의 자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는 모르지만 중복되는 브랜드가 아닌 상호명의 삼성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차원에서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경제의 30%를 차지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삼성공화국의 맏형격의 삼성전자와 경상북도 의성군의 일개 중소기업 삼성산업의 싸움.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에버랜드 편법증여, 삼성 X파일 등 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온 삼성의 변호사·변리사 군단과 삼성산업의 사건을 위탁받은 변리사 한명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 삼성산업 등록상호에 삼성그룹 이의제기 문제는 건설 기초자재를 생산하는 삼성산업이 지난 2003년 12월 9일 삼성산업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등록하고부터. 이는 지난 1995년 7월 문을 연 삼성산업이 그동안 인정받은 기술력을 브랜드에 녹여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경영전략에 의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산업은 삼성산업마크를 개발한후 여기에 자사의 상호를 덧붙인 삼성산업을 지난 2003년 12월 9일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냈고 특허청은 다음해 9월 8일 이를 정식 상표로 등록했다. 그리고 2005년 12월 12일 삼성전자 법무팀은 이 상표가 자사의 선등록상표 제284212호, 제281724호, 제403536호 등에 위반한다며 특허심판원에 취소청구를 냈다. 이들 선등록상표는 ‘삼성’, ‘三星’, ‘Samsong’등 삼성이라는 단어.

현재 이건희 회장 계열의 삼성그룹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상표는 삼성전자에서 등록·관리를 일원화한 후 이를 타 계열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그룹을 대표하여 삼성산업과 싸우고 있는 것. 이와관련 삼성전자측은 삼성산업이라는 브랜드 중 (주)삼성산업이라는 부분에서 삼성이라는 단어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침해한다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 법무팀은 취소청구서에서 “삼성산업이 자사 그룹과 경제적, 계열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주지 저명한 상표에 무임승차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이는 삼성산업의 심벌이 아닌 상호부문에 문제를 삼음을 분명히 한 것. ■ 삼성그룹, “문제 상표는 자사명성 이용의도 있다” 삼성전자측에 따르면 (주)삼성산업이라는 말은 (주) + 삼성 + 산업으로 이뤄졌다는 것. 이 중 (주)는 주식회사를 나타내는 말로 일반어이고 산업도 농업·공업·임업·서비스업 등을 통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결국 식별력을 갖고 있는 부분은 삼성인데 이는 자사가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주지 저명한 상표이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삼성산업이라는 제598980호 상표는 삼성그룹의 명성과 상표 독점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무효가 돼야 한다는 것. 이와관련 삼성전자측은 “삼성산업부분은 삼성그룹과 전혀 무관한 부분이다. 문제는 그 옆부분”이라고 말했다. ■ 삼성산업, “삼성그룹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삼성산업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의 명성을 통해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삼성산업의 한 관계자는 “(주)삼성산업의 부분은 상표가 아닌 상호로서 중소기업에서 상표에 상호를 붙이는 것은 하나의 관행이다”며 “삼성그룹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도는 없었더라도 이같은 상표를 등록함으로써 상표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것. 이에 따라 삼성산업은 등록 상표에서 (주)삼성산업을 제외한 삼성산업만으로 재등록하는 방안도 고려했었다. 실제로 삼성산업 직원들은 내부에서 자신들을 부를 때 에스아이(SI:삼성산업로고 안에 있는 영문자)로 통칭하고 있는 상태였고 또한 소송 자체 구도가 국내 초 거대기업 삼성그룹과 일개 중소기업의 싸움이라는 점에서도 삼성산업이 이기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점도 고려된 것. 즉 현재 법원에 제기한 특허소송을 취하하고 삼성산업상표에서 삼성산업부분만을 따로 등록하면 되는 것. 이와관련 삼성전자측도 “(주)삼성산업이라는 부분만 상표에서 빠진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 이번 소송 패소하면 상호 박탈 위기 이와관련 삼성산업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정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중소기업의 현실 여건상 상표의 재등록이 서로간에 편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와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법 체계상 이번 심결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상표가 아닌 상호 자체를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이와관련 삼성산업 측 관계자는 “이번 심결이 원안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주)삼성산업’이라는 단어가 삼성그룹의 주지저명성에 무임승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산업은 올해 12년이 된 회사로 지금까지 삼성이라는 상호에 대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어떠한 이의 등을 들은 바 없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다. 또한 갑작스럽게 이같은 소송을 진행할 경우 대기업의 중소기업 죽이기라는 사회적 시선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이번 심결이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산업이 자사 계열의 명의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삼성산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라는 법적 명분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삼성산업의 상호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한 소송을 진행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 (주)삼성산업이라는 상호가 불법화될 경우 지금까지 삼성산업이 쌓아온 수많은 실적과 업적, 대외 신인도 등에 중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측 IP법무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파이넨싱 등 일부를 제외하고 상표소송을 상호까지 넘어선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삼성파이넨싱 등 일부에 대해 소비자 피해방지 차원에서 상호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적이 있음을 시인했다. ■ 국내 총 1만 5,000개 기업이 삼성 상호 사용 대한민국에서 상호에 ‘삼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곳은 1만 5,000여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정 규모가 돼서 상공회의소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곳만 해도 1,074개 회사에 이른다. 이 중 최고위를 차지하는 곳은 물론 삼성그룹 계열사들. 하지만 대략 9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삼성그룹과 관계없는 중소기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삼성그룹 계열사의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삼성제약·삼성출판사 등 건실한 기업들도 있다. 이들 두 기업 중 삼성제약은 지난 1960년대 설립됐고 삼성출판사는 일제시대인 1920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또 삼성산업이라는 기업들도 총 19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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