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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말말말

이명박·박근혜·손학규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 입담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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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호 ⁄ 2007.07.03 13:33:18

대통령 선거를 10여개월 남겨두고 정계에서는 각 대선주자들의 목록을 따로 만들어야 할 만큼 톡톡 튀는 발언들이 이어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 대권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한나라당 빅3에게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자가 본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의원들의 집단탈당을 비롯, 사상최저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형국에서 변변한 대선주자 하나 없이 고스란히 한나라당 인사들에게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양보할 수밖에 없게 됐다. ■ 손학규 “내가 벽돌이냐. 여기저기 끼워넣게” 가장 먼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은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손 전 지사는 지난 달 중순 고건 전 총리의 대선후보 불출마 선언 이후 범여권의 영입후보 1순위로 거론되면서 뉴스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자신에 대한 여권의 러브콜을 두고 “내가 무슨 벽돌이냐, 나무짝이냐. 여기서 떼서 이리저리 끼우게”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충남도당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러한 거절의사에도 불구, 손 전 지사에 대한 탈당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이명박 “손학규 탈당 않을 것” 이에 당내 경선 라이벌이자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 한나라당 후보들 중에는 당을 탈당해서 나갈 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손 전 지사에게 탈당하지 말 것을 간접적으로 종용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손 전 지사는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한 뒤, 본인이 현재로서 탈당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 손학규 “진대제·정운찬·손학규는 드림팀” 이 시기, 손 전 지사는 진대제·정운찬·손학규 드림팀 구성을 주창해 또다시 주목을 끌었다. 자신이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여권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시를 한 것. 손 전 지사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한나라당이 과거로 가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라는 점을 되짚으며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덧붙여 한나라당 당내 구성을 바꿔야 집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이러한 제안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꼭 열린우리당에서 이탈한 사람 아니라도 된다. 다른 데서도 그 정도의 전문가를 다 구할 수 있다”며 여권인사 영입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터라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본격적으로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들을만한 대목이다. ■ 고진화 “내가 친북좌파? 개 짖는 소리!”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이념 논란과 관련해, 당 정체성을 둘러싼 한나라당내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었다. 소위 ‘색깔론’이다. 전선의 한 축에는 손학규·원희룡·고진화 의원이 서 있고, 다른 한 축에는 대표적인 보수인사 김용갑·전여옥 의원과 유석춘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먼저 유 본부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진보 성향의 고진화 의원을 ‘친북좌파’로 몰아붙이고 ‘열린우리당 2중대’라고 맹비난하며 사실상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에 고 의원은 유 본부장의 발언은 ‘개짖는 소리’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김용갑 의원이 유 본부장의 발언을 두둔하며 이념논란은 확산됐다. 김 의원은 고 의원과 함께 원희룡 의원에게도 “당을 떠나라”고 촉구하며 유 본부장을 지원사격했다. ■ 원희룡 “당헌에 변화와 혁신 추구 명시돼 있다” 이에, 김 의원으로부터 당내 경선 포기를 요구받은 원희룡 의원도 ‘친북좌파 딱지 붙이기 행태’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나라당 당헌 2조에 ‘한나라당은 합리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거론하며 ‘김용갑 의원의 발언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맹렬히 항의했다. 특히 원 의원은 참정치운동본부 인사들은 이념적으로 매우 편협하고 배타적인 잣대에 갇혀 있다고 지적하고, 유신정치와 긴급조치 등을 언급하며 사실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했다. 색깔론은 박 전 대표 측의 의도적 시비걸기라는 주장이다. ■ 손학규 “태산은 한 줌 흙도 버리지 않는다” 이러한 색깔론 공방에 당내 개혁적 인사를 대표하는 대선주자 손학규 전 지사도 가만 있을 리 없었다. 당초 한나라당 당내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일갈한 바 있는 손 전 지사는 “색깔논쟁을 중단하라”며 진화에 나섰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은 Grand National Party 즉 ‘큰 당’인데 (이름처럼) 크게 안고 가야 한다”고 중재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태산은 한 줌 흙도 버리지 않는다”고 인용하며 지도부에 젊은 의원들의 기운을 복돋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이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미래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박근혜 “참 나쁜 대통령” 이후 “참 거시기 허요” 한편, 한나라당내 보수세력을 상징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개헌시비 등 줄곧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밝힌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발언은 유행어처럼 퍼졌다. 이어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장기 집권을 획책하기 위해 유신헌법을 제정한 사람이 진정 ‘나쁜 사람’이라고 비유하며 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을 비난한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최근 전남 여수를 찾아 향토색에 맞는 사투리로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위원회 초청 특강에서 박 전 대표는 여당의 탈당도미노 현상을 두고 “여당을 지지했던 국민께서는 참으로 ‘거시기’하실 것 같다”며 지역민심을 자극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정치가 이렇게 ‘거시기’해서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친근함으로 한 표를 호소했다. ■ 손학규 “나는 뻐꾸기가 아니라 손학규다”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들과 관련, 이들이 주도하는 통합신당 형성의 분위기에 맞춰 손 전 지사를 향한 영입설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범 여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 전 지사에 대해 통합신당파 의원들은 “뻐꾸기 둥지를 나와서 날아야 한다”며 공식적인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손 전 지사의 반응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손 전 지사는 “내가 왜 뻐꾸기냐. 나는 뻐꾸기가 아니라 손학규다”라고 응수해 탈당의사가 없음을 더욱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도 손 전 지사는 “정치는 (움직이는)생물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해 자신이 박근혜·이명박 수준의 지지율을 획득하게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더욱이 여권 영입설에 대한 질문마다 “손학규의 입을 보지 말고 손학규가 살아온 길을 봐라”며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 박근혜 “나는 중도” 또 하나 눈에 띌 만한 발언으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중도주장이다. 당내에서 색깔론이 확산되자 박 전 대표는 “내가 중도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당을 대신해 당의 입장을 얘기했고, 그게(그때 당의 입장이)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가운데 박 전 대표가 가장 보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정계의 눈길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이명박 전 시장이 보수보다는 중도라는 이미지를 업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데 대한 공격으로 해석가능하다. 사실상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은 박근혜·이명박·손학규·원희룡·고진화 순으로 보수와 진보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한나라당내 개혁적 성향을 대표하면서 범여권 대선주자로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 전 지사의 경우 그에 대한 러브콜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반드시 경제를 직접 해봐야만 경제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며 한 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공격하는 등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을 지원하는 입장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는 “‘실물 경제를 좀 안다고 경제를 잘하는 것 아니다’고 말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도 일리가 있다”고 말해 범 여권의 러브콜을 받는 대선후보임을 자인한 바 있다. 더욱이 손 전 지사의 FTA 찬양론은 노무현 대통령의 높은 한·미FTA 체결의지와 교묘히 일치해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여권 대선후보 영입설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겨냥한 듯 21세기는 ‘국토개발’이 아니라 연구개발의 시대라고 강조하면서 이 전 시장을 맹공하고 있다. ■ 이명박 “1대 9로 싸우고 있다” 이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쏟아지는 자신에 대한 공격에 “요즘 정치를 해 보니까 1대 9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며 심정을 밝혔다. 여야 없이 상대팀은 한 팀이고 나 혼자서 싸우니까 (공격에) 일일이 답변을 하면 자신이 바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나를 공격하는 데 대통령까지 가담했기에 (답변을 안하고) 내 갈 길을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손 전 지사까지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데 대해 이 전 시장은 소이부답(笑而不答)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 손학규 “DJ 햇볕정책 계승해야” 무엇보다도 손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업적인 ‘햇볕정책’을 찬양해 여권인사로서의 자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손학규는 연대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음에도 권위주의, 편 가르기,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통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반한나라당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맞춰 최근 손 전 지사가 여권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내용의 김진명씨 소설이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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