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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 자리는 결국 毒

전경련 회장 말로는 교도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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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호 ⁄ 2007.07.03 11:56:15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겁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술회다. 그는 “내가 마치 경제 대통령이나 된 것처럼 우쭐했었다”고도 했다. 대우 문제를 충실하게 대처하고 풀어나가는 현실적 안목이 부족했다고, 정말 ‘설마’했을 뿐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전경련 회장은 항상 희비의 쌍곡선이다. 김우중·손길승 전 회장은 구속되기도 했다. 전경련은 지난달 27일 이 단체의 46년 사상 처음으로 총회석상에서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요기업 총수들로 구성된 회장단이 신임회장 선출과 관련해 서로를 비난하는 등 내부 잡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번 회장 선출의 진통은 단순히 후보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경련 위상과 성격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회장 선출 무산이 전경련의 위기를 촉발한 것이 아니라 전경련의 위기가 회장 선출 난항이라는 현상으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과거 개발연대에는 고 이병철 삼성회장, 고 정주영 현대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고 최종현 SK 회장 등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으나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분식회계로 퇴진한 후인 2000년대 들어서는 과거와 같은 강력한 지도자를 갖지 못했다. 재계의 대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현대·LG·SK 등 이른바 ‘힘있는 그룹’의 총수들이 회장직을 고사했고 규모가 작은 기업 출신의 회장들은 재계를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데 한계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경련, 나아가 전경련의 회원들인 재벌기업들이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 및 집행의 파트너로서 역할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축소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거 관치주도 경제에서 재벌들은 정부의 경제 파트너로서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나, 동시에 정부로부터 큰 이권을 배분받아 기업을 키울 수 있었으며 이는 정치자금 제공 등의 정경유착으로 연결됐다. 이런 과정에서 전경련은 관치경제의 창구, 정경유착의 고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관치경제가 민간주도의 경제체제로 바뀌고 기업경영의 투명도가 높아진 현 상황에서 전경련과 전경련이 상징하는 재벌들의 역할과 성격은 크게 변한 상황이다. 전경련이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표류하고 있는 것은 전경련과 전경련 회장의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 않고 재벌이 주도하던 경제환경도 변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결과 4대 그룹에서 회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그 이하 중견 그룹 총수들이 회장직을 맡는 데 대한 공감대가 약한 것이 현재 전경련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홍기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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