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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IT신화, 한 세대 넘기지 못하나

환율 역마진에 실적 하락, 反삼성 카르텔에 경영위기론 심각
삼성위기 이 회장도 인정, 내부 구조조정 소식에 직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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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호 ⁄ 2007.07.03 10:13:42

대한민국 경제계의 제왕 삼성그룹. 삼성공화국, 자본으로의 권력이동론, 재벌 세습 논란 등 여러 가지 이슈를 몰고 다니는 삼성. 최근에는 삼성은행 절대불가론, 삼성생명의 상장 차익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삼성은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기업 등 쑥스러울 정도의 극찬도 존재한다. 이는 고 이병철 회장 시절 현대그룹의 그늘에 가려 만년 2위 기업으로 전락했던 삼성이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부터 시작된 삼성전자발 이건희 신화에서부터 시작된 것. 일본·미국 등 선진국 재계에서 경영모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건희 신화가 최근 흔들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삼성공화국, 아들에 대한 재벌 경영권 세습 비난 등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삼성의 위상을 말해준다. 실제로 삼성신화의 주인공 삼성전자의 경우 유가증권시장(KOSPI) 시가총액의 11%를 점유하고 국가 수출의 10%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개 가업으로서의 규모는 넘어섰다. 이 뿐 아니라 생명·화재·SDI·에스원·물산 등 동종업계 대비 1위를 차지하는 계열사들이 7개에 달한다. 또 카드 등 일부를 제외한 전 계열사들이 업계 1위는 아니더라도 상위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함께 이건희 회장이 시작한 혁신에 의해 삼성은 IMF를 발판으로 국내 재계 1위의 발판을 굳혔고 삼성전자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및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최근 삼성의 명암(明暗)의 근본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 지난 1분기 실적, 삼성전자 위기론 본격화 우선 삼성과 국내 재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은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실적. 삼성전자는 최대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 1분기 14조 3,860억 매출에 1조 1,831억 영업이익과 1조 5,992억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기대비 매출 8.3%, 영업이익 42.4%, 순이익 32.5%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매출액의 경우 D램 및 낸드플레쉬 메모리의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800여억원 증가한 수치.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 4년 이후 최악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악의 실적을 작년부터 예측하고도 손 놓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삼성 경영구조본부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800원 선까지 내려 갈 것”이라는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지금까지도 환·선물·햇지 등 적극적인 환율 대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제조회사이지 금융회사가 아니다”며 “급여 외 모든 비용의 달러 결제, 수입과 수출지역의 일치화 등의 대책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달러화나 엔화에 대한 자산을 유로·위안화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작업만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세계 반도체 업계, 反삼성 전선 확대 그런데 이같은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은 지난해 이후 계속 돼 왔던 것. IT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및 휴대폰 분야 최강자인 삼성전자의 타도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전 세계 관련 업계가 하나로 뭉친데 따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 애널리스트 등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가해진 환율 충격은 2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정작 문제는 전 세계 IT업계와 삼성전자의 싸움. 여기에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최강자인 인텔사를 비롯 엘피다·NXP·마이크론·산요전기·하이닉스반도체·파워칩 등 업계 1위부터 10위까지의 업체들이 총 출동한 상태다. 삼성에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2위인 키몬다는 지난해 업계 2위인 대만의 난야와 이노테라라는 제휴사를 설립했다. 또 모바일 D램 1위업체이자 전체 메모리반도체 5위 업체인 일본의 엘피다는 7위업체인 대만의 파워칩과 조인트벤처 형식의 공동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3위인 국내 하이닉스 반도체도 업계 8위의 프로모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 올해 초 미국의 마이크론은 세계 반도체 최강자인 자국 인텔사와 낸드플레시 메모리 합작법인을 설립한 상태. 특히 반도체 초강기업인 미국의 인텔사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을 결정함으로서 ‘비메모리는 인텔, 메모리는 삼성전자’라는 묵시적 신사협정이 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인텔은 삼성전자가 D램 사업을 시작했던 1984년경 이 시장에서 철수한 후 지금까지 PC의 CPU는 인텔이,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암묵적 공조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인텔이 최근 들어 낸드플래시와 P램 등 메모리 분야를 강화하면서 이같은 신사협정이 깨지게 된 것. ■ 삼성전자 내부, 경영위기론에 구조조정설로 뒤숭숭 이에 따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경영위기론이 퍼져가고 있다. 이같은 경영위기론은 이건희 회장에 의해 공식화 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9일 투명사회협약식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긴장해서 대안을 찾지 않는다면 2~3년 후에는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현재 추락하는 가운데 있다는 것과 한번 추락하면 트렌드를 반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 내부에서는 이번 경영 결과에 따라 생산라인 축소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삼성전자의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직원들은 점심식사, 커피·담배 타임 등 3~4명이 사적으로 모이게 되면 항상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삼성SDI가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삼성전자에 칼바람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SDI는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 “위기론 원인,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 탓” 이같은 삼성전자의 위기론에 대해 자본시장에서는 “이건희 신화 및 메모리·휴대폰의 성공에 도취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데 따른 결과”라며 통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위기론 속에서도 현재의 실적과 경영에만 전념했을 뿐 신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연구개발에는 정작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교보증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라인의 증설·변경이나 LCD라인에 대한 투자는 기존 사업의 확대일 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는 볼 수 없다”며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삼성은 미래 블루오션 발굴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삼성전자는 실적악화가 예상되자 주가관리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1조 8,000억원을 썼다”며 “이 같은 자금을 신 사업 발굴에 투자했다면 뭔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에는 에플의 아이팟과 같이 발상의 획기적 전환을 이루는 기획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통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는 신 성장동력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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