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도대체 블로그란 무엇인가

n

  •  

cnbnews 제16호 ⁄ 2007.07.03 09:58:42

블로그란 무엇인가? 참 궁금하면서도 막막한 질문이다. 블로그의 정의와 관련된다 싶은 게시물이 보이면 지나치지 않고 거의 들여다보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라도 얻은 적은 별로 없었던 거 같다. 그런데 ‘블로그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왜 블로그인가?’란 질문과 별로 다르지 않다. 우리가 블로그의 정체를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블로그가 각광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 블로그를 좋아하는지 안다면 블로그란 무엇인가란 질문 앞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 즉, 블로그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블로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로 바꾸어 볼 수 있다. 블로그는 다른 미디어툴과 비교해 어떤 경쟁력이 있을까? 블로그와 게시판을 비교해보자. 게시판은 집단이 공유하는 공간이고 블로그는 개인의 공간이다. 블로그와 게시판의 차이는 바로 집단과 개인의 차이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개인은 자신의 공간인 블로그를 잘 가꾸어 나가려 한다. 그러나 게시판은 공동의 공간이므로 가꾸기보다는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 게시판은 그 사이트를 떠나면 ID의 정체성이 사라진다. 악명도 유명도도 그 사이트 내에서만 인식된다. 그러나 블로거의 ID는 고정적으로 어디에서도 유효하다. ID에 대한 정체성이 강한 블로거의 정보가 신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때론 흔적이 배설이 되기도 하는 게시판의 관리수준은 블로그에 비해 떨어지고 정보의 신뢰성도 낮다. 블로그의 정보경쟁력 우위가 개인화에 힘 입은 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사회법칙과도 맞아 떨어진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것이 있다.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어서 아무도 관리 안하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 쓸모 없는 땅으로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을 개인에게 나눠주면 땅의 주인이 된 개인은 절대 땅을 내버려 두지 않는 다. 역사도 이를 증명한다. 남미와 북미가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 원인이 땅에 대한 두 대륙의 정책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땅을 개인에게 나누어준 북미는 개인의 적극적 관리와 개척을 유도하여 국토를 잘 관리하고 개발할 수 있었지만 대규모 소작농을 유지한 남미는 관리와 개척이 어려웠다고 한다. 새로운 땅을 불하받은 북미의 농민처럼 자신만의 인터넷 공간을 가진 블로거들은 자신의 책임하에 컨텐츠를 잘 관리하고 영역을 넓혀왔다. 블로그에 쏟아 부은 노력의 결과를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이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땅의 사유화가 국토의 발전을 가져왔듯이 정보 생산의 개인화가 정보를 보다 풍성하게 만든 것이다. 블로그가 게시판에 비해 부족하다 느끼는 것은 소통의 측면이다. 블로거는 노출의 불안으로 토론이 연속적이지 못하여 토론집중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공동의 공간이 아니어서 소통의 범위도 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소통의 취약점을 최근 메타사이트가 보완하고 있다. 그렇다면 똑같이 개인이 관리하는 개인홈페이지는 실패했는데 블로그는 성공했을까? 개인 홈페이지는 블로그처럼 트랙백도 없고 포스트를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아, 시의성도 낮고 소통도 어렵다. 자신의 소유라고 해서 모두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유통성이 떨어지면 버려둘 수밖에 없다. 아무도 찾지 않는 별장관리에 그렇게 공을 들이는 주인은 없을 것이다. 결국 블로그는 홈페이지보다는 유통성이 높고 게시판보다는 개인화된 미디어라 할 수 있다. 개인이 생산하고 관리하여 정보의 질을 높였고 유통성을 높여 상품가치를 제고한 것이 바로 블로그인 것이다. 물론 이 설명이 ‘블로그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못될 것이다. 누군가에 왜 블로그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느꼈던 막막함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는 있을까 해서 제시하는 것이다. ‘그것도 유행이냐?’는 뒤이어 나오는 상대의 핀잔 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블로거 권력을 주저하지 마라 미디어가 권력이다. 이 말은 미디어를 지배하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다. 대중에게 접근하는 수단을 가지지 않고서 권력을 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시대 중심적인 미디어를 지배한 사람이 권력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었다. 고대에는 신비한 문자가 담긴 필사본 책을 소유한 사람이 권력을 행사했는데, 금속활자의 개발로 인쇄물로 권력이 넘어갔다. 근대에 인쇄술 발달로 신문이란 미디어가 권력의 핵심으로 대두되었고,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라디오와 TV가 나타나 권력의 대열에 합류했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권력이 확대·이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급기야 인터넷의 발명으로 개인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이제 미디어권력을 개인이 과시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바로 그 주요한 개인미디어가 블로그다. 블로거의 포스트에 정부기관이 답변을 하고 유력정치인과 블로거가 논쟁을 벌이는 세상이 왔다. 자본을 통해서나 가능했던 반론을 개인이 블로거 등을 통해 직접 하므로 자본이나 기관이 개인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권력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두 권력자는 아니다. 미디어가 개인에게까지 확대된 오늘날 권력은 미디어 소유 여부가 아니라 미디어를 통한 접촉의 양과 질에 달렸다. 미디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권력자와 아닌 자가 갈라지는 것이다. 아무리 거대 미디어라 해도 잘못하면 경쟁미디어로부터 견제를 받고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 신문사들이 잘못된 기사로 블로거들에게 조롱받고 기사를 내리는 것이 바로 그 경우다. 블로거도 잘 기획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거나 그런 시스템을 갖춘다면 거대미디어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명분 있고 좋은 컨텐츠로 많이 접촉하는 미디어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다. 2년간 집단을 대의한 적이 있었다. 모두 꺼리는 것을 떠밀려서 한 것인데 일단 맡았으니 욕은 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해보니 집단을 이끄는데 가장 큰 관건은 접촉이었다. 사람들을 귀찮게 안하면서 자주 접촉해야 나에게 리더십이 따르는 것이었다. 귀찮게 안하면서 자주 접촉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다. 10년 전이라면 나는 리더십에 실패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언제라도 접촉이 가능한 미디어 수단들을 가지고 있었다. 핸드폰· 인터넷 등이다. 그것들을 최대한 이용했다. 조금이라도 관계되는 것들은 모두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띄워 구성원에게 수시로 접촉했다. 접촉의 양만 늘린 것은 아니다. 메일과 메시지를 띄울 때마다 타당한 접촉의 명분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넘어갈 사안도 명분을 개발해 일부러 접촉했다. 내가 구성원에 대해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접촉로를 확보하자, 내외부에서 우리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나에게 접촉해오기 시작했다. 내가 맡은 역할 이상의 것을 들은 적도 있다. 바로 이것이 권력이다. 뒤치다꺼리가 될 뻔한 일을 접촉의 양과 질을 유지해 적절한 권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현대는 접촉의 질과 양만 가지면 누구나 권력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접촉의 양과 질을 유지할 방법만 찾으면 된다. 블로거가 권력을 가진다는 것을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 가끔 벌어지는 논란에서, 비판자들은 블로거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비판은 무용해 보인다. 왜 블로그를 하느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이유들을 말하는데 그 목적들을 포괄하는 말은 권력이 가장 적절하다. 영항력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권력이 솔직한 말이다. 권력을 이미 갖고 있는 블로거에게 권력을 탐한다는 비판은 그래서 가치가 없다. 권력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이지 권력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비판자들도 권력의 사용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벌어지다보면 권력과 권력의 오용을 혼동하여 권력자체를 나무라는 경우도 있어서 하는 말이다. 블로거의 권력자체를 비판하게 되면 블로거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블로고 스피어는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권력과 권력의 오용을 혼동하는 것에 대해선 물러서지 말고 따끔하게 선을 그어주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다는 것에 불안해하거나 망설일 필요가 없다. 개인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공익적인 현상이다.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효용은 높아진다. 서로 좋은 상품을 싸게 팔려고 하면서 소비자는 보다 나은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누리기 때문이다. 권력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지면 마찬가지의 효과가 발생한다. 경쟁자간에 서로 견제가 활발해지면서 권력의 폐해가 줄어들고 오히려 권력이 서비스화 되는 것이다. 블로거가 권력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시대적 흐름이고 공익적인 현상이다. 권력을 누리되 책임을 지면 된다. ‘왜 블로그를 하세요?’라고 물어보는 말에 우물쭈물 할 필요 없다. 권력을 위해서라고 당당하게 말해주자. 내 권력으로 세상을 함 바꿔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고 말하자. 권력논란 앞에서 피곤해 하지 말고 가볍게 돌파하자. 그래서 마음껏 블로그 하자. -김욱 / 미디어다음 블로거 기자단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