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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김근태 손 잡아 표정관리 中

“이제 때가 왔다” … ‘시베리아’에서 ‘안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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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호 ⁄ 2007.07.02 13:07:31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불출마 선언 직후 가장 먼저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 회동을 갖고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식적으로 ‘킹메이커’ 역할을 선언한 김 전 의장은 통합을 위한 광폭행보의 시작을 손 전 지사와 함께해 손 전 지사가 대통합의 중심에 설 지 관심이다. 14일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조찬을 함께한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은 “과거회귀적 냉전적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개혁 세력의 대동단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오랜 벗, 손학규와 김근태 주목할 만한 단어는 ‘대동단결’이다. 김근태-손학규 회동결과를 전한 김 전 의장 측 대변인 우상호(무소속) 의원은 “합의문에는 ‘대통합’이 아니라 ‘대동단결’이라고 명시됐다”며 “87년 6월 항쟁 때 대동단결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회고했다. 실제로 김 전 의장과 손 전 지사는 경기고-서울대 동창이자 민주화 운동의 동지다. 김 전 의장은 12일 오전 탈당과 함께 대통합 의지를 선언할 당시에도 손 전 지사를 특별히 ‘오랜 벗’이라고 지칭하며 “한나라당을 뛰쳐나올 때 가졌던 도전과 정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조건없는 국민경선 참여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우상호 의원은 “두 분의 오랜 우정이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며 “오늘 조찬회동 분위기는 좋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조찬회동에 대해 우 의원은 “우리가 언제 힘을 합치지 않은 적이 있냐. 따로 가면서 힘을 모을 수 있냐”며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두 분이 합의했다는 것은 (대통합에) 진전이 있다고 해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우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오랜 친구인 손 전 지사를 만난 함의는 손 전 지사의 통합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확신했다. ■GT, ‘킹?’ 아니죠 ‘킹메이커!’ 맞습니다 김 전 의장의 대통합 노력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에 이어 14일 오후에는 범여권 대선후보인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과 면담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숙부상으로 이날 저녁 김근태-정동영 석찬회동은 연기됐으나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찬회동에 앞서 김 전 의장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세력이 분열돼 있다”며 “민주세력의 대연합, 대통합이 국민들과 지지자들의 간절한 염원이고 소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합과 후보자 연석회의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정치는 막판에 한꺼번에 진행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며 강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역사적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며 강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통합의 보폭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불출마 선언 당시 김 전 의장은 정동영·손학규·이해찬·한명숙·천정배·김혁규·문국현만을 지목했다. 김 전 의장은 이들을 다음 주 초반까지 모두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대선주자에 이어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특정세력 배제론’을 철회한 박상천 민주당 대표, 김한길 중도통합신당 대표 등과도 대통합 논의 일정을 잡고 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대통합과 대연합은 모든 사람과 모든 정치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라며 정파와 관계없이 친노세력까지 수용할 뜻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래야 반(反)한나라당 대연합이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각계 노선이 다르더라도 (통합신당)당내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토론과 결정과정이 공고화되면 믿을만한 개혁적 정부가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도 김 전 의장의 대통합 선언에 대해 주도권을 노리기 위한 계산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장은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보다 실제로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주목하고 있는 후보자 연석회의가 우선이라며 이견을 드러냈다.

또한 일각에서 반(反)한나라당 연대만으로는 대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반(反)한나라당 만으로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의장은 “일 리가 있다”며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전 의장은 한나라당의 부패·적대적 대북정책·양극화 확대책에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독자세력화 후 합류 한편, 손 전 지사는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대통합 중심이 손 전 지사로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손 전 지사는 미리 알고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적으로 논평을 내고 “대통합을 위해 살신성인의 결단을 한 만큼 그의 고뇌와 충정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사실상 동참의지를 확인했다. 김 전 의장의 결단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 큰 전기가 되길 바라는 심정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어 한나라당 탈당 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반(反)한나라당 구호를 내세웠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총원우회 초청 강연에서 대통합의 필요성을 밝힌 것. 손 전 지사는 13일 강연에서 “과거지향적이고 냉전지향적인 정치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커다란 의미의 대통합 대단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 평화세력이 대동단결할 수 있는 그러한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정치권 내에서는 “김근태 전 의장이 가지는 상징성과 무게에 비춰볼 때 (통합)호소에 귀를 안 기울이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아무리 범여권 대선 후보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해도 김 전 의장의 대통합 압박을 외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이에 손 전 지사는 대통합은 하되 얼기설기 적당히 엮은 것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독자세력인 ‘선진평화연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대통합파 내부에서도 “(17일 선진평화연대 발족식이 예정돼 있어 손 전 지사가)바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17일 이후 통합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동영 “손학규 없이 대통합은 안 돼”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친노 세력에 대응해 통합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려면 지속적으로 손 전 지사에 러브콜을 보낸 정동영 전 의장의 바람잡이 역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한자리에 모여 관심을 모았다. 최근 신당창당을 선언한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을 대표하고 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다. 최 대표가 주관한 신간 ‘70년대 캠퍼스(저자 신동호)’의 출판회에서 정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계속 남아있었다면 대통합을 해봤자 안되는 판”이라며 손 전 지사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은 “이해찬·손학규·정동영 세 사람만 통합해도 대통합의 절반은 잘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 공약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지난 11일 ‘선진평화연대’의 일환인 ‘과학기술선진화포럼’ 창립식에서 손 전 지사는 대운하는 대재앙이라며 토목공사 개념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국토개발의 시대가 아니고 ‘인재개발의 시대’라며, 운하를 건설할 천문학적비용의 1/3이면 5천명의 국가급 과학기술인력에게 10억원 이상을 지원할 수 있다고 대비한 것. 또한 손 전 지사는 연일 강연을 통해 평화개혁세력의 모습을 역설하고 있다. 13일 연세대 초청 강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남북관계의 중요성에 할애하기도 했다. 때마침 ‘2·13 합의’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된 BDA 북한자금 송금지연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손 전 지사의 남북 평화정책도 힘을 받고 있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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