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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본격 대선 행보 나선 손학규 김근태라는 날개를 달 수 있을까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GT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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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호 ⁄ 2007.07.02 14:15:4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 행보에 날개가 돋친 듯 하다. 범여권 대통합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라는 ‘40년 지기’의 도움도 얻고 있다. 신당 창당설까지 나돈다. 손 전 지사 측은 “신당 창당은 말도 안돼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이를 곧이 믿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손 전 지사가 신당을 창당하던,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에 도전하던 그는 이미 범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돼 있는 것이다. 범여권 역시 손 전 지사의 움직임에 연일 화답하고 있다. 그동안 범여권의 묵시적 합의였던 ‘세력 중심 통합론’이 고개를 숙이고, ‘후보 중심 통합론’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사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손 전 지사에게는 ‘세력’이라 불릴만한 것이 없었다. 한나라당을 동반 탈당한 의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그리고 중도개혁통합신당 등 이른바 ‘범여권’에서도 손 전 지사에게는 ‘말 대접’뿐이었다. 그러한 손 전 지사에게 마침내 ‘자기 세력’이 생겼다. 지난 25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초·재선 의원 그룹인 김부겸·김동철·신학용·안영근·조정식·한광원·정봉주 의원 등 7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전 지사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앞서 역시 최근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근태 의원도 같은날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개혁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추진협의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대통합을 위한 대선주자 연석회의에 손 전 지사가 참여하겠다고 밝혔다”며 전했다. 김 의원은 “(손 전 지사와) 오늘 오후에 만나서 연석회의 참여 방침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전, 손 전 지사와의 직접 전화통화 뒤 최종 입장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야흐로 단 한 명의 의원도 없이 ‘고군분투’하던 손 전 지사는 이로써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날 김부겸·안영근 의원 등 초·재선 의원 7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동북아 시대의 통일을 준비할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며 “손 전 지사는 이러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도자이며 이 나라의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개발독재와 유신세력이 21세기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될 수는 없다”고 한나라당의 이른바 ‘빅2’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비판하고,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지도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고 양심세력들도 손학규 같은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말했다. 김부겸 의원 등은 이어 “국민의 여망을 담아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문가와 각계각층의 양심세력, 모든 민주 개혁세력과 손잡고 손학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특히 “(열린우리당의) 탈당 의원 7명은 손 전 지사가 범여권으로 합류하는데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손학규 지지그룹을 만나는 등 외연 확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대문에 위치한 손학규 캠프를 방문, 손 전 지사를 비롯해 캠프 인사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들을 만난 손 전 지사는 “대의통천(大義通天)을 생각했다”며 “대의를 생각해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안영근 의원은, “일곱난장이가 백설공주를 모시듯, 우리 일곱 명이 손 전 지사를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범여권 대통합 공식 참여 선언… ‘후보 중심 통합론’ 탄력 받아 자기 세력을 얻은 손 전 지사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 26일 선언한 ‘범여권 대통합 공식 참여 선언’이 그것이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 이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범여권 대통합이건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이건 명칭이나 세세한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허심탄회한 자세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범여권 대통합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국민의 정치 불신을 가중시켜 왔다”며 “제가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대통합 바다에 저 자신을 던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합은 아집과 분열, 오만과 독선을 극복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지적하고 “(대통합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국민을 지역과 이념의 볼모로 만드는 것, 정치인들 끼리끼리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기자회견 후 가진 일문일답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자신을 향해 ‘무임승차’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논리에 얽매일 때는 아니며 우리나라의 선진평화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나가는 결연한 자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세세한 논리에 개의치 않고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면서 “이미 저를 범여권 후보의 한 사람으로 놓고 있다. 그 가능성을 항상 놓고 여론조사도 진행돼 왔다”며 “그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이것저것 변명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가 여부에 대해서 손 전 지사는, “연석회의, 국민경선, 배제론이다 통합론이다 이런 것을 내 입장이 어떻다고 따질 일 아니다”며 “김근태 전 의장의 진정성, 비전과 신념을 믿고 그 의견을 존중하고 같이 동참하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을 통합대상으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사심 없이 앞장서는 김 전 의장의 방향과 방식을 존중하고 뒷받침하겠다”는 손 전 지사는 “거기에 열린우리당 문제에 대한 답변이 포함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대통합에 앞장서 설치는 게 모양 좋겠느냐”고 반문하고 “손학규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합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랄까 아쉬움 있었다”며 “참여하겠다는 것이야말로 대통합에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고 지금 나서서 이리가자 저리가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도 꼴불견일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참여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관해서 손 전 지사는 “이 정부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공과 과를 어떻게 하겠다 하는 것은 주제넘은 얘기”라며 “다만 이 정부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서 모든 것을 부정한다든지 그저 난 상관없다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김근태와 손학규의 40년 우정, 대선으로 연결될까 손 전 지사의 행보가 정치권과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 두 사람은 경기고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게다가 대학 재학 시절 <전태일 평전>의 저자로 유명한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3총사’로 불릴 정도로 친근했다. 이들 두 사람은 사석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이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었다는 사실도 같다. 다만, 김 전 의장이 민청학련 사건 등을 거치면서 민주화 운동 진영의 대부로 성장한 반면, 손 전 지사는 영국 유학을 거쳐 학자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 다르다. 정계 입문 역시 상이하다. 김 전 의장이 지난 1994년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의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야당의 길을 선택한 것에 비해 손 전 지사는 지난 1993년 민자당 간판을 달고 정계에 입문했다. 이는 87년 체제의 산물인 양김(김대중-김영삼) 정치의 산물이기도 하다. 김 전 의장이 이른바 ‘비판적 지지론’을 내세우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늘 아래로 들어간 반면, 손 전 지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래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의 정치 인생은 다시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김 전 의장은 올 2월의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범여권 대통합 작업에 몰두하게 되고, 마침내는 ‘대선 불출마’라는 초강수를 던지며 자신의 정치력 복원에 성공하게 되고, 손 전 지사 역시 자신의 정체성과 맞지 않던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범여권 대선 주자의 반열에 들어섰다. 손 전 지사의 범여권 대통합 작업 참여에는 김 전 의장의 노력이 컸다. 김 전 의장은 6월 12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후 손 전 지사를 범여권 대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독자세력화에 한창인 그의 범여권 합류를 설득했다. 이들 두 사람은 이후 수차례에 걸친 비공식 접촉을 통해 대통합에 대한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은 “후보자 연석회의와 통합정당 창당에 진력하는 게 지지자를 설득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면서 “그 한복판에 손학규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손 전 지사에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대통합 합류를 늦추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과거회귀·냉전세력의 집권을 막고 선진적인 나라를 건설하는 데 큰 보탬이 돼 달라”며 김 전 의장의 대통합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그리고 마침내 김 전 의장을 통해 대통합 진영에 몸을 싣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했고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침내 “이제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 정식으로 참여하겠다. 그 이름이 범여권 대통합이든, 아니면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이든 명칭이나 세세한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허심탄회한 자세로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차기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장과 손 전 지사가 보다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월하다. 이는 김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의 킹메이커로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손 전 지사의 입장에서 김 전 의장의 지지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당 탈당파 7명이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를 말하며 자신의 캠프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재적 과반수에 육박하는 범여권의 세력 판도로 볼 때 극히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김 전 의장이 손 전 지사를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적극 지지하고 나설 경우, 범여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김 전 의장의 세력이 일거에 손 전 지사의 세력으로 등치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범여권의 최대 지분 보유자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계와의 마찰은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현재의 수준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어느 시점이 오면 김 전 의장이 손 전 지사를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섞여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장은 25일, “특별히 손 전 지사에게 더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반한나라당 대연합, 반한나라당 대통합을 위해서 백의종군 한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엄정한 위치를 지키겠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손학규 캠프에도 “손 전 지사가 범여권에 합류한 것은 대통합의 대의에 동의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는 목적 때문이 아니다”고 강변한다. 손 전 지사 측은 따라서 “김 전 의장과의 관계에 근거한 추측은 다소 앞서 나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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