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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亂 법정서 희비

동아제약, 2부인 위해 본 부인 아들 내치려다 덜미
오양수산, 늙은 아버지 몰아내려다 사조에 빼앗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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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호 ⁄ 2007.07.09 13:07:48

[전문] 우리나라를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어머니 대왕대비마마에게 아침문안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않은 것 만으로도 역성혁명의 충분한 명분일 만큼 효도는 절대적 가치였다. 오늘날도 조선시대만큼 절대적이지는 않더라도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적극적 가치이다. 그런데 간혹 상류층 재벌가에서 돈 문제로 부모 자식간 골육상쟁(骨肉相爭)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재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건의 골육상쟁이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동아제약과 오양수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들의 난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문] 부부, 부모, 형제 등 가족은 가난 할수록 우애가 깊어진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옛 성인들은 사람이 자신의 내면적 인격이 감당하지 못하는 힘 즉 막대한 부와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 그로 인한 욕심과 힘에 잠식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같은 일들이 현재 우리나라 재벌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명 아들의 난으로 부를 수 있는 이번 일들은 정확히 말하자면 동아제약의 강문석 이사와 오양수산의 김명환 부회장이 아버지 강신호 회장과 고 김성수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 사실들은 그 자체만으로 놓고 볼 때 우리나라 윤리상 비난 받아 마땅한 상황. 하지만 여론의 시선은 양 자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문석 씨에게는 동정여론이 있는 반면 김명환 씨에게는 냉정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 ■ 강 회장, “문석이보다 정석이가 더 적합” 동아오스카와 수석무역의 오너이기도 한 동아제약의 강문석 이사는 지난 2000년 이후 아버지 강신호 회장에 의해 동아제약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강 회장은 문석 씨의 경영능력을 문제삼으며 “나도 가슴이 미어지지만 회사의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리 피붙이라도 능력과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을 CEO에 앉힐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강 회장이 사후 후계자로 점찍은 4남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은 문석 씨의 이사 선임 여부와 관련 “형이 재직시 경영이 좋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과연 반길지 걱정”이라는 말로 노골적인 반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문석 씨의 경영 능력에 대해 “그동안 동아제약을 이끌어 오면서 충분히 검증됐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다. 특히 강 회장이 주장하는 도덕성 결여의 증거로 수석무역 소유 과정에서 문석씨의 편법 주식매각 차익을 내세우는 것과 관련 문석 씨측은 “강 회장의 경영적 지시에 따른 것을 덮어씌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동아제약의 지분구조를 보면 정석씨를 지지하는 강신호 회장측 지분이 11.6%, 문석 씨 측 14.7%보다 3.1%p 적다. 그리고 경영권 분쟁의 틈바구니에서 M&A를 노리는 한미약품도 동아제약의 지분을 9.1% 확보한 상태. 그 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8.4%), 국민연금(4%), 알리안츠생명(3.4%), KB자산운용(1.7%) 등 기관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선언한 상태. ■ 문석 씨측 “배갯머리 송사로 낙마는 억울” 반발 강문석 이사의 반란은 강 회장이 문석씨를 동아제약에서 내 쳤기 때문. 이와관련 강 회장과 정석 씨는 문석 씨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지만 사실 둘째부인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공공연히 퍼져있는 상황. 강신호 회장은 지난 1960년 부인 박정자 씨와 결혼한 후 슬하에 문석 씨 등 2남을 뒀다. 하지만 그는 박 씨와 결혼한 지 불과 수년 후 비서로 있던 현재 둘째 부인과 눈을 맞춘 것. 이 때부터 그녀는 정·재계 부부동반 모임, 재벌 부인들의 친목회 등 모든 공·사석 행사에서 강 회장의 파트너가 됐다. 실제로 강 씨는 기자들이나 재계 관계자들에게 “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하면서 본부인 박정자 여사는 뒷방살이로 소외되기 시작한 것. 작년 강 회장과 박 여사의 황혼이혼의 경우 강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로 문석 씨를 내 치고 안방을 차지한 현 부인의 아들 정석 씨를 지목하면서 부터. 박 여사는 강 회장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위자료를 아버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던 문석 씨에게 실탄으로 제공했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문석 씨 측은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 김 부회장, 아버지 쓰러진 틈에 회사 장악 시도 문석 씨의 반란은 부당하게 자신을 내 치려는 아버지에 대한 자위적 차원이라면 오양수산은 아버지와는 다른 경영 스타일을 적용하기 위해 아버지의 경영권에 대한 도전으로 풀이된다. 김명환 부회장은 아버지 고 김성수 회장이 지난 200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오양수산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셋째 딸 은주 씨의 남편 문영식 사장이 물러났다. 하지만 김 회장은 병상에서 최대주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주주총회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김 부회장은 2006년 7월 모친인 최옥전 씨를 상대로 산업금융채권 56매(39억여원어치)를 돌려 달라며 채권반환 소송을 내는 등 법정 분쟁으로 비화됐다. ■ 창업주의 병상 분노, 아들과 소송전 돌입 이같은 창피하고도 지리한 부자 간 소송에 대해 재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김성수 회장은 뇌졸중 때문에 언젠가는 돌아가실 예정이었지만 아들과의 소송전에 대한 창피함 등이 병세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생각한다”며 수군거렸다. 이와관련 고 김 회장은 죽기 직전 아내 최옥수 여사와의 의논을 통해 자신의 오양수산 지분을 경쟁사인 사조산업에 팔아 넘긴 후 눈을 감았다. 이로써 김명환 부회장은 오양수산을 가족과 나누기 보다 통째로 물려받기 원했지만 지금은 사조라는 거대조직 앞에 자신의 경영권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 양사 마지막 법정분쟁 돌입 결론은 事必歸正 지난 5일 동아제약과 오양수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골육상쟁의 최종 마무리가 법원에서 시작됐다. 당일 사조산업은 오양수산 김명환 회장의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고 동아제약의 강문석 이사는 이사회의 교환사채(EB) 발행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및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북부지원에 제기했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강문석 이사는 현재 동아제약의 최대주주인 반면 김명환 부회장은 사조산업의 정당한 주식매입에 대해 뒤집을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순리대로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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