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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내신반영 비율 놓고 정부 vs 대학 ‘전쟁’

교육부 “적어도 30%” 주장에 대학 “15~20% 선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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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호 ⁄ 2007.07.16 13:23:03

대입 내신 반영 비율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 간의 대립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교육부가 내신반영 비율을 올해 최소 30%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대학들이 일제히 이에 반발하며 ‘내신 무력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와 대학 간 내신비율 반영 비율을 둘러싼 갈등은 김신일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일 “내신 반영비율은 올해는 가급적 최소 30%로, 향후 3∼4년 이내에 50%로 확대, 입시안 발표는 8월 말까지 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재가열됐다. 서울대와 명문 사립대들은 교육부의 요구에 대해 “내신 반영 비율을 낮추겠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는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가급적 30% 이상 되도록’ 하라는 입장을 밝히자, 고려대와 서강대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는 ‘가급적’이라는 용어를 빌어 올해에는 내신반영비율을 15~20%선으로 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고려대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사립 7개 대학은 내신 실질반영률 산출 공식을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내신 실질반영비율 계산법은 ‘(내신 총점―내신 기본점수)÷(전체 총점―전체 전형 요소의 기본 점수)×100’이다. 이들 7개 사립대가 이 같은 방침을 밝힘에 따라 다른 대학들도 대부분 교육부의 계산법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대학들은 겉으로는 교육부의 입장을 받아들이겠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실제로는 내신이나 논술보다 수능시험에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서울 소재 상위권 사립대들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내신 실질반영률 30%’ 방침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서울 노원구민회관에서 11일 열린 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 5개 대학 합동 입시설명회에서 이들 대학은 “내신이나 논술보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하며, 교육부의 내신강화 방침에 따르지 않을 뜻을 밝혔다. 서강대 입학처 관계자는 “내신 실질반영률이 지난해에 비해 조금 높아질 수는 있지만 큰 폭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질반영률은 15% 정도가 될 것이며 비교과영역은 거의 반영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신 1~5등급 간의 점수격차는 좁게, 하위등급 간 격차는 넓게 두겠다”고 밝혀 내신의 변별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도 “올해 입시에서는 (내신보다는) 수능 성적이 좋을 경우 상당히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합격의 90%는 수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입학처 관계자는 드러내놓고 “내신등급은 학생의 우열을 정확히 가려낼 수 없다”며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수능에 더 많은 공부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학생부와 논술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넘지 못하면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대 관계자도 “합격에는 수능·논술·면접 이 세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사립대의 내신 실질반영률 15∼20% 방침과 관련해 교육부는 “거론되는 일부 사립대들의 내신 반영률이 확정됐거나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들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전교조와 일부 학부모 단체는 고려대와 서강대를 방문해 내신을 무력화 시키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하는 등 내신반영비율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교수노조 “대학들 내신반영 비율 높여야” 교총회장 “올해 15%적당” 이런 가운데 전국교수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내신반영 비율을 높여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노조는 “학생생활기록부 50% 반영안은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며 “대학이 변별력이 커진 내신 9등급과 수능 9등급 성적 그리고 학생부 등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힘을 쏟게 되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일부 명문 사립대학들과 서울대는 마치 이 방안이 갑자기 튀어 나온 것처럼 반응을 보이면서 내신 성적이 변별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1~4등급의 만점처리 또는 1,2등급의 동점 처리안을 발표했고, 내신 성적 50% 실질반영에 반기를 들고 나와 내신의 가중치를 더욱 줄여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수노조는 “대학입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서울대와 소위 명문대들이 내신 변별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입시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공교육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신임 회장은 “올해는 15% 정도의 내신 반영이 적당하며 이후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12일 서울 교총회관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대교협 상담교사단으로 활동해본 결과 올해는 내신 15% 반영이 적당하며 15~20%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학생들도 적응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념적 발상에 따라 내신을 50% 반영하라고 하면 내신과 수능 등에 의한 학생선출 방식의 균형잡힌 축이 무너지고 오히려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학교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과 대학들의 내신갈등은 대학들의 입시안이 윤곽을 드러낼 다음달초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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