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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대운하’만 있나?‘바이칼 호수 영구매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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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호 ⁄ 2007.07.16 11:39:48

대통령 선거에, 유력 정당의 유력후보만 출마하지는 않습니다. “나도 출마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중에는, “도대체 왜 나온 거냐”는 의문이 느껴질 만한 사람도 많고, 일부는 실제로 공탁금까지 내면서 정식으로 후보등록까지 마치는 사람들도 있죠. 그 옛날에, 그런 사람들 중에서 대표적인 사람을 꼽으라면 카이젤 수염의 진복기 후보가 있고, 저번 대선에서는 승려 신분의 김길수 후보가 정식으로 출마하면서 인터넷에서 붐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허경영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만큼의 인기(?)를 누리진 못했습니다. 상식을 깨는 발언과 상상력, 그 누구도 내놓지 못했던 공약 등이, 한편으로는 인기(?)를 누렸지만, ‘사기꾼같다’는 일부의 혐오도 같이 안고 가는 후보입니다. 요즘 이명박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경부대운하 공약’이 화제라죠. 역시 정식으로 출마선언을 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는 그에 맞대응해 ‘항공우주산업’을 거론했습니다. 하지만 허경영 후보를 옛날부터 주목하던 분들이라면, 이런 정도의 공약에 놀라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나 ‘경부대운하’는 서울에서 부산에 이르는, 우리나라 국토를 대부분 가로지르는 대형공사를 예고하는 스케일 큰 공약입니다만, 허경영 후보의 공약 앞에서 감히 스케일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무슨 공약인데 그런 걸까요? ■ “바이칼 호수에서 식수난을 해결하겠다” 허경영 후보는 자칭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 역임자’이랍니다. 그 당시 허경영 후보의 나이는 20대 초중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지 않고 있습니다. 굴지의 재벌 S그룹 L회장의 양자로서, 그룹을 좌지우지했다는 이야기도 자주 반복합니다. 물부족국가인 우리나라의 식수문제에 ‘바이칼 호수’에서 실마리를 찾겠다고 하네요. 정치인들은 6자회담 문제만 해도 벅찬 시국에, 허경영 후보의 눈은 남북통일은 안중에도 없다는듯, “대통령 취임 후 한달 내 몽골과 통일” 등, 대륙으로 뻗어져 나가 있습니다. 바이칼 호수에서 중국을 가로질러 우리나라와 일본에 이르기까지, ‘급수공급지하배관’을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1차적으로 바이칼 호수를 매입하고, 그 이후에 한반도 2배 크기의 캄차카 반도를 영구 매입하겠다는군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단 둘이서만 일을 추진해 ‘아무도 증언해 줄 수 없지만’, 허경영 후보는 정책보좌역 시절에 소련 가무버에 있는 핵 미사일기지를 인수하고 바이칼 호수 매입을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합니다.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중국과 일본의 팽창정책에 맞서 캄보디아에서 소련에 이르는 거대한 벨트를 만들 때 제주도 임대 요구에 반대하면서, 허경영 후보가 내놓은 전략이라고 하는데, 역시 ‘아무도 증언해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잘 보세요. 이 거대한 스케일, ‘경부대운하 정도’는 상대가 안됩니다. 선각자의 눈은 늘 한 발짝 앞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발짝이 아니라 벌써 몇 만Km를 앞서고 있잖아요. 경의선 철도가 화제가 되고, 서울과 부산 사이의 운하를 만들 수 있느냐 마느냐 하는 현실에, 동북아 정세를 송두리째 흔들 전략들을 제시해 우리의 눈을 흔들고 있습니다. 당시의 ‘캄차카 반도 매입’ 금액은 5천만 달러였다고 하는데,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일단 ‘몽골과의 통일’ 이후, 그 다음 할 일이랍니다. 지금 후보가 되느냐 마느냐 사투를 벌이는 후보들이 대부분인 판국에, 역시나 자신의 명함에 ‘17대 대통령 선거 출마(당선) 예정’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다니는 분 답습니다. 모든게 착착착이잖아요. ■ “한라산 백록담에 물 채워 양수발전, 세계적 관광지 육성” 어지간한 분은 다 아는 공약이죠. 사실상의 사화산인 한라산. 그 정상에 자리잡은 백록담은 물이 말라있습니다. 간단히 조사해보니 경사면의 토양이 해마다 1㎝ 이상씩 유실되기 때문이며, 주변 암벽은 풍화작용이 심해 붕괴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백록담 북벽에는 암반블록의 붕괴를 억제하는 고강도 텐션네트 공법을 사용하고 남벽에는 수직블록의 이완을 방지하기 위해 암벽에 구멍을 뚫어 말뚝을 받아 받쳐주는 앵커공법을, 서벽은 네트와 앵커공법을 같이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역시나 전문가들의 대책도 허경영 후보의 대책 앞에는 역시나 매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간단한 얘깁니다. 구체적인 방법이 뭔지 10년째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백록담에 물을 채워 인공폭포를 만들고 양수발전해 10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관광자원으로 길러나가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밑을 뚫어서 ‘운하’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같이 아주 아름답게 만들거라는군요.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경부대운하’와 맞짱 토론을 벌여 대대적인 선거 흥행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내가 TV토론에 한번 나가면, 다른 후보들이 뭘 한다 해도 나에겐 상대가 안될 것”이라고 평소부터 이야기했던 사람이니, 과연 그럴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 황우석과 ‘줄기세포?’ ‘영성산업(영혼 복제)’이 있다 “영성산업이라고 해가지고 내가 영혼복제 이야기책에 나온 거 알죠? 영혼복제, 그건 세계에서 나 혼자만 아니까 그 영혼복제 기술 때문에 전 세계가 와서 꼼짝 못하게 되는 거라. 무슨 말이냐 하면 여기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었잖아, 그럼 이 사람 죽기 전에 DNA로 생명복제만 해 놓으면 그 DNA를 가지고 자궁에 넣어서 사람이 나오면 똑같잖아. DNA가. DNA가 같은 사람끼리는 내가 최면 걸어가지고 이 영혼을 이리로 들어가게 해가지고 이 사람 속에서 살게 해준다 이 말이야. 그러니까 나이가 90된 사람이 죽을 이유가 없죠. DNA만 있으면 피부에서 떼어가지고 여자 자궁에 넣어서 애를 만들어 놓으면 걔가 한 20살 되고 자기가 90살 되면 그 애 쪽으로 내가 영혼을 복제 해주잖아. 그 기술을 아직 유럽이나 미국이 안 가지고 있어. 그건 내가 가지고 있다 이 말입니다.” -다음 블로그 ‘딴지통신원(http://blog.daum.net/ddanziilbo)’ 포스팅 <열린우리당 허경영 후보와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 파동’ 정도는 동네 소꿉장난으로 보일 강력한 소재입니다. ‘줄기세포’만 해도 무슨 수십 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는 둥, 지지자들의 열성이 장난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수십배는 강력한 산업소재가 나왔으니, 이 경제적 효과는 ‘조’가 아니라 ‘경’ 단위로 취급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앞날에 ‘천재정치’가 서광을 비추게 할 수 있는걸까요? ■ ‘경부대운하’만 있나? ‘바이칼 호수 영구매입’도 있다 본 기자는 어디까지나, 후보들 간의 ‘평등한 발언권’이 보장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상과학소설이든 어쨌든, 그나마 군소 예비후보 중에서 구체적인 공약과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언급한 것입니다. ‘경부대운하’가 주목받는다면, 같은 예비후보로서 ‘바이칼 호 영구매입’도 주목받을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둘 다 상식을 초월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이유도 있지만,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도 같은 선상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괜히 멀쩡한 땅 헤집어놓고 강의 경사가 심해서 하상계수가 큰 관계로 안정적인 수심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비용이 더 많이 들 운하를 파느니, 차라리 지하에 배수관을 깔아 물을 끌어오겠다는게 더 나아보입니다. ‘스케일’로 대중을 공략하겠다는 전략 면에서도 ‘바이칼 호 영구매입’ 전략이 압도적이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소견이고, 최소한 같은 선상에서 판단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똑같이 비현실적인 얘기를 해도 누구는 유력정당의 유력후보라는 이유로 전국을 들쑤시고, 누구는 ‘허접하다’는 이유로 10년째 개그맨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풍토는 시정돼야 합니다. 난장판이 되더라도 국민은 즐겁게 바라볼 것 같습니다. 선관위와 방송국은 모든 후보들을 모아놓고 대대적인 공약발표회나 토론회를 주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중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후보도 있을 것이고, 유력후보라 해도 ‘빈 껍데기’로 취급돼 낙마하는 후보도 있겠죠. 언론 플레이와 유력정당의 이름값으로 자주 노출되는 후보들만 나오는 뉴스는 너무 식상합니다. 똑같이 코미디하는데, 너무 불공평하잖습니까? 코미디도 결국 머리싸움이죠. 코미디조차 제대로 못하고 엉성한 후보에게 나라살림 맡겨봐야 그 결과는 뻔하잖아요. 그러느니 괜히 까다로운 자격요건 내걸지 말고 허경영이나 김길수도 한 자리에 참석시켜 대대적인 코미디판을 벌입시다. 선관위의 센스있는 판단을 기대합니다. <이상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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