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인질을 안 내놓았다면 내가 대신 인질이 될까 생각했다” 지난 8월29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선거후보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던진 화두.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인 ‘전사모’에는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시 뭔가 다르다”며 열띤 찬사의 댓글을 주고 받았다. 한 네티즌은 이와 관련, “다른 사람들은 숨만 죽이고 있는데 우리 대통령은 직접 나섰다”라고 추켜세웠다. 다른 네티즌은 “각하는 귀하신 몸이십니다. 저런 국가 망신시킨 XX들께 관용을 베푸시면 안 됩니다. 각하께서는 소중한 존재이십니다.”라고 적고 있으며 또 다른 회원은 “각하의 배짱과 넓은 마음을 현직 대통령은 본받으십시오”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역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시며 정권들의 수많은 정치보복으로 매도되시는 상황에서도 남은 생을 국민을 위해 헌신하시려는 남다르신 대인적 풍모를 볼수 있군요. 역시 전두환 전 대통령 각하는 대한민국의 영웅이십니다”라며 추켜세웠다. 반면 이에 네티즌들의 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인질되면 석방 노력은 안한다. 제발 인질이 되든 꼴갑을 그만 떨든 양자택일 하라”, 또는 “진심인거 같다. 29만원 밖에 없는 그분 모금운동을 해서라도 꼭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 드리자”라는 조롱성 댓글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전사모, 전 대통령은 한국 영웅이다 민주노동당도 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말 제대로 웃겼다”라며 “아마도 전두환 씨는 허무개그의 달인에 도전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조롱했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캠프의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가 국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웃겼던 것이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재임 중에는 ‘선진조국 창조와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구호로 국민을 포복절도시켰고, 자기 재산이 29만원 뿐이라면서 167억 원짜리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국민들을 허탈 속에 웃게 했다”고 평했다. 박 대변인은 또 “본인이 직접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원희룡 의원의 ‘세배 코미디’, 합천군수을 비롯한 지역 보수인사들이 집단 연출한 ‘일해공원 코미디’ 역시, 전두환을 소재로 한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도 “웃긴 것은 전두환 씨 뿐이 아니다”라며 “전직 대통령이랍시고 찾아간 사람에게, 이런 황당한 소리나 듣고 앉아 있었어야 했던 이명박 후보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정치인이 역사를 쉽게 여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역사에 대한 망각’이 정치인의 최대 죄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이 연장자에게나 유경험자에게 예의를 갖추고 말씀을 귀 담아 듣는 것도 사람을 보아가면서 해야 약이 된다”고 비꼬았다. ■민노당 “정말 제대로 웃겼다” 이어 그는 “이명박 후보가 역사에 대한 ‘깜박’ 후보”가 되지 않으려면, 죄값을 치르지 않은 학살자일 뿐인 전두환 씨를 ‘전직 국가원수’로 대접하는 행보 따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며 “전두환 씨의 대리인질 발언도 코미디였지만,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헌법을 유린하고 학살을 자행하고 독재정치를 휘두른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훈수’를 듣겠다고 한 오늘의 만남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신물 넘어오는 구태 코미디”라고 혹평했다. 한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옛 새천년생명의숲) 반대운동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해공원’ 반대뿐만 아니라 찬성을 내건 인터넷 카페가 만들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는 ‘일해공원’ 반대를 내건 카페가 여럿 있었다. 올해 1월 만들어진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합천대책위’(http://cafe.daum.net/hcpeoplefire)와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해공원 개명철회 서명운동’란이 대표적이었다. 찬성 쪽은 ‘전사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http://cafe.daum.net/leejongpirl)이 대표적이었는데 최근에는 ‘합천일해공원지킴이’(http://cafe.daum.net/dlfgo119)라는 카페가 만들어졌다. 합천에서 ‘일해공원’ 찬성과 반대를 내걸고 열린 문화행사나 집회·시위 못지않게 인터넷에서도 찬반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합천대책위’ 카페는 ‘새천년생명의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 배기남 사무국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은 100명을 조금 넘는다. 이 카페에는 ‘일해공원’ 반대활동과 관련한 자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