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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상반기 실적…외형은 커지고 실속 줄어

겉으로는 내실경영, 속으로는 외형확대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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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호 성승제⁄ 2008.08.13 11:14:27

시중은행들이 지난 상반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다소 순조로운 매출이 기록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산확대 경쟁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금융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의 자산규모는 늘어났지만 수익성과 건전성은 모두 후퇴했다. 내실경영보다는 손쉬운 대출확대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위주로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면서 자산이 대부분은 10% 이상 급증했다. 먼저, 국민은행은 총자산이 25조9000억 원(11.1%) 늘어난 258조 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순이자 마진과 영업이익 등은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특히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순이자 마진(NIM)은 합병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2분기에 영업이익이 8430억 원, 순이익은 644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0.9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72.67% 증가했다. 순익 증가는 지난해 2분기 국민카드 매각과 관련한 세금추징액 4826억 원 등 일회성 요인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1조6822억 원, 순이익 1조275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34.60%,10.08%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3.54%였던 NIM은 올 상반기 들어 3.03%로 낮아졌다. 특히, 분기별로는 지난 1분기 3.08%에서 2분기에는 2.98%로 떨어져 주택은행과 합병 이후 처음으로 2%대로 진입했다. 상반기 이자부문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조4604억 원에 달했으나, 비이자부문 이익은 49.3% 급감한 5785억 원에 그쳤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월 말 현재 각각 1.10%와 15.86%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작년 말보다 0.08%포인트 낮아진 0.66%로 소폭 개선됐다. 다음으로, 우리은행은 총자산이 236조 원으로 17조 원(7.8%) 늘어나면서 은행권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41%, 영업이익은 44% 감소했으며, 이 중 부채담보부증권 손실은 2218억 원으로 500억 원 가량 추가 평가손이 발생했다. 신한은행은 21조2000억 원(10.0%) 증가한 23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은 235조 원을 넘었으나,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등의 기타자산이 7조3000억 원, 외화대출이 1조2000억 원 감소하면서 2분기 들어 소폭 줄었다. 하나은행은 147조5000억 원으로 18조5000억 원(14.3%) 불어났고, 기업은행은 135조4000억 원으로 11조1000억 원(8.9%) 늘어났다.

■은행들 총자산 신한지주 304조원 최고… 수익·건전성 모두 후퇴 금융지주의 총자산을 보면, 신한지주는 304조 원, 하나금융은 161조 원이다. 우리금융은 318조1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30조9000억 원(10.8%) 늘리며 국내 최대 금융 그룹의 위상을 지켰다. 대출 확대를 위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자 마진(NIM)이 하락한 반면, 경기침체 여파로 연체율은 상승했다. 상반기 NIM은 국민은행이 3.03%로 작년 말의 3.45%에 비해 0.42%포인트나 떨어졌고, 하나은행은 2.31%에서 2.16%로 하락했다. 신한은행도 2.26%에서 2.10%(카드 제외)로 떨어졌으며, 우리은행 역시 작년 말의 2.45%에서 상반기에 2.25%로 떨어졌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신한은행이 0.90%로 작년 말에 비해 0.27%포인트, 국민은행은 1.10%로 0.24%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0.81%, 0.97%로 각각 0.10%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으며, 우리은행은 0.78%로 0.22%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국민은행이 15.86%, 신한은행이 15.62%로 작년 말의 18.23%와 18.90%에 비해 큰 폭으로 내려갔고, 기업은행은 17.92%로 0.38%포인트, 하나은행은 13.49%로 0.24%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연체율은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작년 말 0.64%에서 6월 말 0.71%로, 신한은행은 0.64%에서 0.67%로, 기업은행은 0.56%에서 0.60%로 조금씩 올랐으나,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57%와 0.55%로 0.02%포인트와 0.01%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의 경우 하나은행은 작년 말 1.0%에서 올해 6월 말 1.2%로, 국민은행은 0.56%에서 0.60%로, 신한은행은 0.94%에서 1.05%로, 기업은행은 0.56%에서 0.60%로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국민은행이 0.74%에서 0.66%로 떨어지고 하나은행은 0.77%로 변함이 없었지만, 신한은행은 0.73%에서 0.78%로, 기업은행은 0.72%에서 0.76%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최근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다소 웃돌았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당초 6000억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로는 6444억 원, 7913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2000억 원대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산 결과 3097억 원에 달했고, 2800억 원 선이 전망됐던 기업은행은 2822억 원으로 기대치를 충족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2분기 5463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308억 원(2139%) 감소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간 예금 경쟁이 심화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한 점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하반기에는 은행들이 수익성 제고와 경기침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신한 1위 쟁탈전 점입가경 특히, 이번 2분기 실적발표는 국내 1위 금융회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경쟁이 눈에 띄었다. 신한지주의 수익 창출력이 올 상반기 실적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1위인 국민은행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아예 역전된 상태다. 두 회사 간 시가총액 차이도 좁혀졌다. 명실상부한 리딩 뱅크인 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익이 하향곡선을 그린 반면, 신한지주는 순익이 크게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신한지주 약진으로 두 회사 간 1위 싸움도 치열해졌다. 우선 상반기 순익만 보면, 신한지주가 국민은행을 압도했다. 신한지주의 상반기 순익은 1조41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한 반면, 국민은행은 1조275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29억 원(10.1%) 감소했다. 신한지주 입장에선 비은행 자회사들이 효자였다. 비은행부문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83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2727억 원) 급증했다. 신한은행 역시 2분기 당기순이익이 4939억 원을 기록, 전분기 3818억 원 대비 29.4% 증가했다. 국민은행도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29억 원(2%) 증가한 6444억 원을 기록했지만, 일부 기업여신의 일시적인 충당금 증가 등으로 상반기 순익은 작년 동기 대비 줄었다. 실질적 이익창출력에서도 국민과 신한지주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세금 및 대손충당금 효과가 배제된 실질적 이익창출력을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국민은행이 올 상반기 2조 18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 7643억 원보다 20.8% 줄어들었지만, 신한지주의 2분기 충당금적립 전 영업이익은 1조2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1464억 원에 비해 8.2% 늘었다. 두 회사의 수익창출 능력을 놓고 전문가들의 판단은 엇갈린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전년 말 대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은행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비은행부문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신한지주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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