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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허슬러들은 바로 당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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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1호 김맹녕⁄ 2008.11.04 17:16:50

폴 뉴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1961년판 영화 허슬러(The Hustler)는 동가숙 서가식으로 당구장을 전전하며 교묘하게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이용해 노름 당구를 쳐 판돈을 따고 딴 도시로 이동하는 도박가의 인생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간접 메시지로 전문 노름꾼에게 당하지 않는 방법을 암시해주고 있다. 전문 노름쟁이의 사기수법은 카드 게임이나 당구나 골프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선, 인상이나 차림이 허술하고 순박하게 보이도록 한다. 주인공 폴 뉴먼의 차림새는 말쑥하지만 순박한 도시 청년으로 보여 상대방이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상대방을 안심시켜 놓고는 도박할 상대를 요리하는 것이다. 이런 노름꾼들이 몇 년 전부터 지방과 수도권을 전전하며 선남선녀를 상대로 억대 골프 도박을 하여 가산을 탕진하게 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도박 사기단들이 환각성분이 있는 드링크제까지 먹여 가면서 일반 골퍼는 물론이려니와 프로 골퍼에 이르기까지 수천만 원을 챙겼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10월 27일 대법원은 골프 도박은 위헌이라는 확정판결을 해 원심판결을 뒤집고 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2002년 12월 제주도의 골프장에서 1타에 최고 100만 원씩 걸고 스트로크 게임을 하면서 전반 9홀, 최소타를 친 우승자에게 500만 원, 후반전 우승자에게는 1000만 원을 주는 방식으로 총 32회에 걸쳐 8억 원의 내기 골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런 전문 골프 도박단의 행태를 보기로 하자. 우선, 골퍼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 즉 먹잇감을 구하는 곳으로 부촌 지역인 강남의 아파트 단지나 고급 단독주택가에 위치한 골프연습장 두세 군데를 물색해 두고 하루 건너씩 돌아가며 출근을 한다. 도박할 상대를 물색하여 먹잇감이 확정되면 적극 공세를 편다. 이들은 연습장에서 먹잇감 골퍼에게 접근하여 커피를 마시고 점심·저녁도 함께 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좋게 보이도록 작전을 편다. 외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부동산 재벌인 것처럼 과시를 한다. 몇백만 원짜리 골프채를 써보라고 주기도 하고, 고급 음식점에 모셔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여 절대 사기꾼이 아님을 간접표현한다. 그 다음 수법으로는, 골프장에 같이 가자고 해 그린피도 내주면서 매너 있고 절제된 행동으로 그린 위의 신사도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더불어, 게임을 박진감 있게 하기 위해 조그만 내기를 하자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덫에 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핸디캡을 정하고는 주로 열 번이면 일곱 번 정도 잃어주고 세 번은 딴다. 실력이 한 수 아래임을 확신시켜 놓고는 노름판을 키운다. 두번 세번 잃은 다음, 단위를 한 타당 기십만 원짜리로 올려놓고는 또 잃어준다. 그리고 나서는, 지방으로 1박2일짜리 여행을 가서 단위를 백만 원 단위로 올려놓고 한탕에 몇천만 원을 회수한다. 그들의 덫에 걸려들면 한 타당 몇백만 원짜리 도박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금을 잃은 골퍼는 본전 생각이 나서 계속 도전을 하나, 전문 도박단은 요리저리 편을 짜고는 교묘하게 돈을 따는 것이다. 이렇게 30회 정도 하고 나면 몇억 원이 홀라당 날아가버린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도박단은 자취를 감추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마치도 60년대 농촌지역을 돌며 농민들의 토지와 수확한 쌀을 탈취한 전문 화투 사기꾼들처럼 말이다. 이러한 사기 골퍼들에게 걸려들지 않으려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불필요한 접대는 받지 않는 게 좋다. 과욕을 버리고,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거리를 두고 관계를 하여야 한다. 이들 사기단은 아첨과 아부가 기가 막히고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기 때문에 휼륭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인다. 이럴 때 골프 내기를 하면 백전백패하니, 절대로 하면 안 된다. 사기술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내기 골프는 물론이려니와 아예 안면이 없는 사람들과는 라운드를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산 탕진하여 속상하고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참고로, 전문 사기꾼들은 클럽 챔피언에 버금가는 골프 실력을 가지고 있다. 마음대로 스코어를 올렸다 내렸다 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핸디캡 5 이하의 실력 보유자라고 보면 된다. 이런 준프로를 상대로 내기를 해보았자 바윗돌에 계란 던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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