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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 설계가는 골퍼의 심리를 역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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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9호 김맹녕⁄ 2009.01.06 10:30:26

골프 설계가들은 방어자 입장이므로 골퍼들로부터 쉽게 공략당하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기술과 노하우를 동원하여 코스 디자인을 한다. 벙커나 연못 같은 해저드를 설치하여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려 하고, 때로는 자연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착시현상을 일으켜 혼란하게 만든다. 페어웨이 양쪽에 키 큰 나무를 심어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들고, OB에 흰 말뚝을 일렬로 세워놓아 공포를 유발한다. 대표적으로는, 티 마커를 이용하여 골퍼들의 눈을 현혹한다. 티잉 그라운드의 티 마커는 항상 목표물을 지향하고 있다고 착각하여 설계자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 자주 있다. 골프 코스 설계자가 그 홀을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하였기 때문에, 매번 티샷을 하여도 이상하게 똑같이 훅이나 슬라이스와 같은 구질의 공이 발생한다. 골프 코스에 오랫동안 익숙한 캐디는 골퍼가 드라이브 샷을 하려고 하면 “이 홀은 슬라이스 홀입니다” 하고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티 마크와 페어웨이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니 목표 방향을 조정하라는 뜻인데, 수많은 골퍼들이 드라이브 샷을 날릴 때 똑같이 공이 오른쪽으로 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훈수에도 불구하고, 중·하위급 골퍼들은 티 마크를 너무 신뢰하여 그 방향으로 쳤다가 종잡을 수 없는 각도로 볼이 날아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경험과 연구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단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면 자기가 지향하는 방향과 티 마커가 가리키는 방향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기 눈으로 방향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티 마커가 놓인 대로 공을 치면, OB나 해저드 또는 러프 쪽으로 공이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티 마커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는 티잉 라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티샷을 하려고 하는 그라운드의 지면 상태와 경사도를 확인해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는 항상 일직선의 평면이 아니다. 어떤 곳은 미묘한 상향 경사이고, 어떤 곳은 반대로 하향 경사이다. 골퍼의 어드레스 때 상향 경사인 경우에는 공의 구질은 훅이 발생한다. 반대로 하향일 경우에는 슬라이스가 난다. 이런 티잉 그라운드의 경사도를 미리 확인하고 항상 티잉 그라운드 후방으로 올라가 페어웨이의 방향을 가늠해보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올바른 타구 방향이 그려지게 되는 것이다. 골프 코스는 설계자가 이것저것 궁리해 가며 그려낸 하나의 작품이다. 골퍼에게 나무나 벙커 또는 골짜기로 착시현상을 초래키도 하고, OB나 워터 해저드를 만들어 놓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가기도 한다. 따라서, 골프 설계가 무엇을 노리는지, 어떤 요구를 하는지를 재빨리 파악하는 것이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요령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의 싱글 디지트 핸디캡 골퍼들이나 프로 골퍼들은 이런 설계자의 계략을 다 알아차리고 현명하게 홀을 공략한다. 끝으로, 티샷을 할 때 되도록이면 페어웨이를 넓게 쓸 수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티 마커의 넓이 내에서 왼쪽·오른쪽 중 어디가 유리한가를 판단하여 티잉 그라운드 티샷 포인트를 결정하는 것이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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