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자유로운 선의 유희와 풍부한 수사법 - 백성도

  •  

cnbnews 제113호 편집팀⁄ 2009.04.13 14:39:33

신항섭 미술평론가 회화에서 말하는 자유로운 선, 즉 형태를 명확히 묘사하면서도 속도감이 느껴지는 선의 유희는 숙달된 인체 소묘에서 비롯된다. 빠르면서도 경쾌하고 형태 묘사가 분명한 선은 시각적인 쾌감을 준다. 다시 말해, 리듬을 촉발하는 자유로운 선의 유희는 잠재적인 미의식 및 미적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미적 감정을 고조시킨다. 이처럼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미적 감수성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백성도의 그림에서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선의 자유로움을 감지할 수 있다. 도무지 주저하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선의 흐름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수반함과 동시에 세련된 형태미를 보여준다. 날렵하면서도 명료하게 형태에 반응하는 숙달된 손의 기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이렇듯이 형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게 전개되는 선의 흐름에는 기술의 숙달이 선결조건이다. 형태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기술이 원숙한 경지에 이르면 세련미가 깃들이게 되고, 세련미는 곧바로 예술적인 가치를 불러들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선이 기술의 완성도를 상징하는 세련미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선의 자유로움은 그의 작품세계를 지탱하는 조형적인 골격이라고 할 수 있다. 숙달된 소묘력은 견고한 조형적인 기반이 되고, 자유로운 선은 형상의 골격으로 작용한다. 그의 그림에서 느끼는 미적 쾌감은 숙달된 손의 기술이 불러들인 세련미, 즉 활달하고 미려한 선의 유희에 근거한다. 그의 선은 어느 경우에도 애매하고 모호하게 처리되는 일이 없다. 마치 드로잉 또는 문인화의 필선처럼 일회적인 속성을 지니는 한편, 형태를 형용하는데 도무지 주저함이 없고 명쾌하다. 마치 춤을 추듯 경쾌하면서도 명료하게 전개되는 선의 운용을 보면서 오랜 동안 축적된 손의 기술이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실감할 수 있다. 과슈(gouache)를 재료로 하는 작업에서는 유려한 선의 운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슈 작업은 재료의 특성상 신속성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색채의 순도를 높이고 염려한 발색을 얻기 위해서는 형태 묘사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그의 경우 숙련된 필치에 속도감을 실어 물상을 형용함으로써 과슈화의 장점을 명쾌하게 드러낸다. 일회적인 필선이 만들어내는 리드미컬하면서도 우미한 곡선은 그의 작품세계를 지지하는 조형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꽃이나 과일 따위의 정물화에서 보여주는 유려한 선은 순도 높은 원색적인 색깔과 다시 없는 궁합을 이룬다. 혼합을 하지 않은 순색 그대로의 순수한 색채 이미지는 염려한 발색의 아름다움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활달하고 신속하게 물상을 형용하는 일회적인 필치는 표현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원숙한 필치에서 오는 호쾌한 붓 자국은 순색과 더불어 새삼 과슈화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처럼 미적 감정을 촉발하는 선의 유희는 인물화에서는 더욱 극적이다. 무엇보다도 인물의 형태를 결정하는 윤곽선의 흐름을 보면 맺히는 데가 없다. 그만큼 인물 묘사에 익숙할 뿐더러, 선의 흐름이 매끄럽다. 이처럼 유연한 선의 흐름은 인체해부학에 대한 숙지를 통해 인물의 구조적인 이해가 명석해야 된다. 당연한 일이지만 무르익은 손의 기능, 즉 지속적인 소묘 또는 드로잉 작업을 통해 심상이 명확한 단계에 이르러야만 가능한 일이다. 풍경화에서도 남다른 조형미를 구현한다. 역시 날렵하면서도 두텁고 힘찬 붓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자유로운 선이 형태를 장악한다. 소재 및 대상을 명료하게 부각시키는 윤곽선은 신체적인 힘을 기반으로 하기에 타협할 수 없을 만큼 단호하면서도 강직한 인상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볼 때, 그의 선은 오히려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정감이 넘친다. 선 자체에는 힘이 실리지만, 붓의 터치를 부드럽게 처리함으로써 온건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세부를 생략하거나 단순화시킴으로써 시각적인 이미지는 간명하다. 이렇듯이 풍경화는 강건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겸비함으로써 묘사 중심 또는 인상표현을 중시하는 경향의 풍경화와는 다른 차원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이는 독자적인 조형감각이 만들어낸 새로운 개념의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선묘 중심, 즉 강렬한 윤곽선이 주도하는 그의 풍경화는 수묵산수화 또는 문인화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백성도 1949 부산 출생 1967~1997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동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1993 서울갤러리, 김화랑, 사인화랑 1997 서울 인사갤러리, 진화랑, 김화랑 2001 서울 인사갤러리, 롯데화랑, 피카소화랑 2005 부산 피카소화랑 2009 서울 인사아트센터, 부산 롯데화랑 단체전(1984~2009)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전(부산시립미술관) 목우회 회원전 화랑미술제(김화랑, 예술의전당 미술관) 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제3회 한국국제아트페어(COEX 전시실) 남송미술관 개관기념전(남송미술관) 갤러리상 개관기념전(갤러리상) 서양화 100인 초대전(서울갤러리) 한국구상미술제전(예술의전당) 무등미술대전 운영위원 초대(광주시립미술관) 대한민국 구상미술제(예술의전당) 수상 1982 부산미술대전 금상(부산시민회관) 1989 목우회 공모전 대상(서울시립미술관) 1990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1991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국립현대미술관) 1994 동아대학교 학술상(동아대학교) 1999~2000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현재 :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교수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