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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24시]김윤옥 여사 ‘내조정치’ 보폭 넓히나

국민 소통 강화한 이 대통령과 발 맞춰, ‘조용한 내조’에서 서서히 ‘소통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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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5호 박성훈⁄ 2009.07.07 14:38:39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6월 2일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어린이도서관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부모와 만나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 여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엄마나라 찾기’ 행사를 가졌다. ‘엄마나라 찾기’는 아이들이 자신의 소망을 적어 나비 모양으로 접은 ‘소망 나비’ 쪽지를 큰 세계지도에 붙이는 행사이다. 김 여사는 아이들과 함께 ‘외교관·간호사·피아니스트’ 등 여러 가지 꿈을 적은 소망 나비를 엄마의 모국에 붙였다. 또, 아이들의 핸드벨 연주와 이란 출신 메헤란 씨와 몽골 출신 안가마 씨 등 이주여성 엄마들의 동화구연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 여사는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에게 한국에 시집 와서 우리 문화와 풍습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위로하고,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엄마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듣고 배우며 남다른 꿈과 상상력을 키우고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현장에서의 행보를 넓힌 만큼, 부인 김윤옥 여사도 현장 소통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최근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일반 관람객과 섞여 앉아 뮤지컬 ‘맘마미아’를 관람했다고 한다. 보통 대통령 부인의 외출에는 많은 수행인과 경호원들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이날은 지인 몇 명만 동행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식 홍보, 민생 챙기기 등 ‘작은 걸음’ 이 대통령이 민선 3기 서울시장부터 대통령에 이를 수 있었던 데에는 김 여사의 내조가 한몫을 했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에는 김 여사가 여기저기에 인맥을 형성했다. 선거 때마다 지역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유권자들과 만난 것도 김 여사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보다 오히려 김 여사가 더 정치·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 김 여사가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는 ‘조용한 내조’를 선언하고 큰 목소리를 자제해 왔다.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급적 외부활동을 자제해 온 김 여사가 대외적 활동을 한 것은 ‘한식세계화추진단’의 명예회장으로 활동한 일 정도이다. 김 여사는 요리라는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4월에 있었던 ‘한식 세계화 2009 국제심포지엄’에도 참석하는 등 한식 홍보와 관련해서는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의 손이 닿지 않는 소소한 분야에서 민생을 챙겨 왔다. 6월 5일에는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효(孝) 요양병원을 방문해, 6·25 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을 고대하며 60년을 기다려 온 김언연 할머니(105세)를 위로했다. 당시 여사는 “통한(痛恨)의 사연을 접하고 직접 뵙고 위로하고 싶어 달려왔다”며 “할머니의 아들 같은 분들로 인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고 위로하며 할머니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시기적으로 ‘보훈의 달’을 맞아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이다. 미국·아세안과는 적극적 ‘내조외교’ 김 여사의 내조는 6월 당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김 여사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워싱턴에 위치한 ‘방과 후 학교’인 ‘리틀 라이츠’를 방문해 그곳의 한인 운영자와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한 대와 티셔츠 100벌을 기증했다. 김 여사의 리틀 라이츠 방문은 단순한 사회시설 관계자 격려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미국의 발달된 사회복지시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학습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다음날인 16일에 남편인 이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미셸 오바마 여사와 백악관을 둘러보며 환담하는 등 내조외교를 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할 때는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아세안 정상 배우자들을 상대로 ‘스킨십 내조외교’를 벌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6월 2일 캄보디아·말레이시아·베트남의 정상 부인 등과 서귀포의 명소를 둘러보며 문화·관광 체험을 함께했다. 1일에는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세안 유학생들과 제주 올레를 걸으며 “우리 한국을 잘 알려 달라. 제주도가 하와이보다 좋다”며 한국 알리기에 힘쓰기도 했다. 김 여사는 학생들과의 환담에서 “또 나보고 걸음이 왜 그렇게 빠르냐고 하던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과 대통령 선거를 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표를 얻어야 했기 때문에 걸음이 빨라졌다”며 자신의 대선 당시 행보를 설명하기도 했다. 제2부속실장 교체의 의미 최근 청와대 개편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윤옥 여사의 수행과 의전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장의 교체를 시작으로 비서진 및 행정관의 인사가 시작되는 분위기이다. 청와대는 6월 30일 강현희 여성가족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제2부속실장으로 임명했다. ‘다소 의외다’ ‘예상치 않은 인사발령’이란 게 다수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사가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사회통합’ 선언을 강화하기 위해 김 여사의 ‘내조정치’를 확대하려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계는 김 여사의 ‘본격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 대선 기간에 김 여사를 보좌한 만큼 김 여사의 속내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1984년 민정당 공채 5기로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과 동기인데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여성정책 수석 전문위원과 국회 정책연구위원을 역임한 여성정책 전문가이다. 대선 당시에는 전국 여성조직과 두루 관계를 맺어 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김 여사의 활발한 행보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핵심인사는 한 언론을 통해 “당 출신의 강 실장을 옆에 둔 것은 여성계를 많이 알고 여사의 모종의 움직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봤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향후 여사의 보폭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를 결정하는 것은 김 여사 본인이다. 앞으로 어떤 소통 행보를 보일지, 또 정치적 폭을 넓힐지는 김 여사의 결심 여하에 달렸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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