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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에게 우울한 추석 안 되도록 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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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37-138 박형규⁄ 2009.09.29 13:39:32

풍요의 상징이기도 한 가을이 온 산하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를 보면 저절로 배부름을 느끼게 될 정도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국내외 할 것 없이 경기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반가운 희소식들이 도처에서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이런데도 추석을 앞둔 우리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는 어두운 소식들도 들려오고 있어, 국민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추석 명절에 돈 쓸 곳은 많은데, 최악의 고용상황에 임금체불로 임금을 못 받은 가구가 늘어가고 있는데다, 급한 생계비 빌릴 은행권 대출 문턱마저 여전히 높은 게 가장 큰 애로라는 소리들이다. 이런데도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는 추석 특수를 즐기고 있는 반면에, 재래시장은 아직 뚜렷하게 경기 호전을 못 느낄 정도로 경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체불임금 및 고용상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체불임금은 790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600억 원보다 41%나 늘었다. 때문에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14만7000명에서 18만8000명으로 28% 증가했다. 게다가 고용불안까지도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신규 취업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고작 3000명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정부가 만들어낸 공공부문 단기간 일자리가 8월에만 32만1000개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난은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다. 또한 8월 실업자 수도 90만5000명으로 작년보다 자그마치 14만1000명이나 늘었다. 이 가운데서도 20~30대 취업자는 작년보다 27만6000명이나 크게 줄어 19년 만에 역시 최악의 ‘실업폭탄’을 맞고 있다. 이런데다 저소득층의 수입도 줄었다. 전국 가구의 지난 2분기 소득 수준을 보면,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지난 2분기에 월평균 90만1879원으로 작년의 92만7221원보다 2.7% 감소했다. 또 저소득계층에 가장 많은 저신용자에게는 은행 문턱도 자꾸만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독려로 올해 저신용자 대출상품인 ‘희망홀씨'를 내놓았지만, 8월 말 현재 대출잔액은 7040억 원으로 목표치 1조9100억 원의 40%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처럼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이 부진하다 보니, 이들은 급한 대로 49%에 육박하는 고금리의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29개 대형 대부업체의 2분기 대출실적은 4771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다 최근 변동금리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은 서민들에게 ‘이자폭탄’ 우려도 커지는 등 서민들의 시름은 이래저래 커지고 있을 뿐이다. 이러다 보니, 각종 경제지표들이 경기회복세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추석 명절에도 ‘경기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관련업계들은 전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추석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35%(현대백화점), 많게는 65.7%(롯데백화점)까지 크게 늘었으며, 특히 신종풀루의 영향으로 건강식품 매출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처럼 추석선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는 올 추석연휴가 짧은데다 고향에 가는 것보다 선물로 대신하는 게 여러 모로 낫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재래시장의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체감경기는 아직 바닥권이어서 “손님 중 70%는 물건을 사지 않고 구경만 하고 간다”며 긴 시름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이런 실정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지 날만 새면 여야 간에 힘 겨루기나 하고 있으니, 이제 국민들도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서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지 않은가 싶을 뿐이다. 일찌기 ‘나라가 가난을 못 막는다’고 한 옛 속담이 떠올라 한마디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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