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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똑똑 새 디카 vs 중량급 DSLR 한판 대결

2010년 시장 향방 가를 신개념 디카들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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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5호 김성호⁄ 2009.11.23 14:18:26

전문가용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DSLR)의 특징은 ‘크고 무겁다’는 것이었다. 이런 부피와 무게 때문에 여성 또는 거추장스러움을 싫어하는 남성들은 DSLR을 기피해왔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작년에 올림푸스카메라·파나소닉전자가 카메라 본체 크기를 대폭 줄인 마이크로 포서즈(Micro Four Thirds, 일명 ‘마포’) 규격을 내놓으면서 바뀌고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렌즈교환 방식으로 여러 촬영 목적에 대응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디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디카는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 최고 명기였던 라이카 카메라의 ‘M 시리즈’와 외형과 크기가 비슷해 중장년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게도 ‘작고 똑똑한 디카’로 사랑받고 있다. 올림푸스카메라가 지난 7월 내놓은 ‘마포’ 규격의 하이브리드 디카 ‘E-P1’은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전량 매진됐고, 이어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고품이 신품보다 더 비싼 값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크고 무거운 전문가용 DSLR에 대한 거부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올림푸스의 과거 인기 모델 ‘펜(Pen) 시리즈’는 펜 만한 크기로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21세기의 ‘E-P 시리즈’는 이런 펜 시리즈의 개념을 잇는 게 목적이다. 올림푸스는 히트작 E-P1에 이은 후속기 E-P2를 11월 19일 한국 시장에 내놓는다.

E-P2는 ‘형님’ 격인 E-P1에 눈높이 뷰파인더(카메라에 눈을 대고 촬영 영상을 볼 수 있는 영상 창)가 없던 단점을 개선해, 외장형 뷰파인더 VF-2(별매품)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VF-2를 장착하면 필요할 때 뷰파인더를 눈에 대고 촬영 영상을 들여다보며 촬영할 수 있다. VF-2는 90도 회전이 가능해 앵글 파인더(카메라를 낮은 위치에 내려놓고 위에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서 찍도록 하는 장치) 역할도 하도록 했다. E-P1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트필터(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주는 전자 효과)도 기존의 6개에서 2개(디오라마, 크로스 프로세스) 더 늘었으며, 동영상 촬영 때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를 사용자가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손떨림 보정 기능, 센서 먼지 제거 기능 등이 있으며, ISO 6400까지 지원해 어두운 곳에서도 플래시 없이 촬영할 수 있다. PEN E-P2의 일본 출고 가격은 10만5000엔(한화 약 135만 원) 전후이며, 표준 렌즈 M.Zuiko Digital ED 14-42mm F3.5-5.6 장착 모델은 11만5000엔(약 148만 원), 단초점 렌즈 M.Zuiko Digital 17mm F2.8 장착 모델은 12만5000엔(약 161만 원)이 될 것이라고 올림푸스 측은 밝혔다. 올림푸스가 펜 시리즈로 연타석 안타를 칠 태세인 반면, 올해 3월 자체 신개념 하이브리드 카메라 ‘NX 시리즈’를 내놓겠다고 밝힌 삼성전자 쪽에선 아직 출시 소식이 없다. 원래 NX 시리즈는 올해 11월이나 12월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출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8일 “NX에 대한 루머는 많지만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삼성 NX의 가장 큰 장점은 올림푸스·파나소닉 진영의 마이크로 포서즈 규격보다 촬영 센서 크기가 더 크다는 것이다. 센서가 크면 더 많은 화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센서가 크면 렌즈 크기도 커진다는 단점도 따라다닌다. 일본 메이커들이 신개념 카메라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의 “어떻게 하면 신개념 NX로 전문가용 카메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까”라는 고민도 깊어지는 것 같다. 삼성·올림푸스·파나소닉 같은 후발 주자들이 신개념 디카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카메리 시장의 터줏대감 캐논과 니콘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절대적 시장 지배자인 이들은 ‘정통 카메라 모양’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설계로 카메라 본체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반격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니콘의 D3000은 18-55 표준 줌 렌즈를 장착한 가격이 펜 E-P1보다 10만 원 정도 싸다. 니콘 관계자는 “하이브리드형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DSLR의 경쟁자가 될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한다”며 평가절하했다. 한 전문가는 “올 연말부터 새 기능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가 본격 출시되면서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 캐논·니콘·소니 같은 메이저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개념 카메라가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늘리면서 한바탕 열전이 벌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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