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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열풍에 통신·금융 융합도 분주

은행들 “폰 뱅킹 결제시장 잡아라” 경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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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50·151 천태운⁄ 2009.12.28 14:42:52

최근 국내에 애플의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은 단지 휴대전화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종전의 핸드폰이 전화기를 각 소비자의 손에 쥐어준 것이라면, 스마트폰은 휴대용 컴퓨터를 손에 쥐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통신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도 이제는 스마트폰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그동안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아이폰 상륙 전까지만 해도 가입자가 적어 수익이 거의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폰뱅킹에 본격적인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 뱅킹에서 뒤지면 은행 입장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되듯, 스마트폰 시대에 폰뱅킹이 안 되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통신사들은 물론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린 이유다. 은행들은 기존에 인터넷 뱅킹 고객을 늘리기 위해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PC로 하던 인터넷 뱅킹이 이제 스마트폰 열풍에 따라 폰뱅킹, 전화를 이용한 카드 결제 같은 모바일 결제 시장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새해부터 스마트폰 관련 제품들이 쏟아지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휴대폰 출하량 가운데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1%에서 2009년 15%, 2010년에는 2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 은행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뱅킹과 카드 결제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빨리, 제대로 제공하는 은행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된다는 얘기다. 똑똑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통신과 금융의 융합도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하나카드 지분을 인수하고 2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 인수는 단순한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니라, SK텔레콤이 하나카드를 통해 통신과 금융의 융합(컨버전스)을 노리는 것이어서 특히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로써 통신과 카드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하나·기업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은 금융결제원과 함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며,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도 스마트폰 이용 확산에 대비한 금융거래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이 아이폰 전용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서비스에 들어갔고, 기업은행도 곧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을 애플 앱 스토어(App Store)에 올릴 예정이다. 기업은행 국내 첫 ‘아이폰 뱅킹’ 실시 기업은행은 지난 12월 9일 ‘아이폰 뱅킹’을 국내 최초로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이폰 뱅킹은 아이폰의 장점인 신속한 반응 속도, 세련된 디자인, 부드럽고 빠른 메뉴 전환 등 사용자 편리성을 그대로 모바일 뱅킹에 적용해 모바일 뱅킹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또 기존 핀(PIN) 번호 입력 방식이 아닌 공인인증서 기반의 사용자 인증으로 개인 정보의 도용이나 변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편리성과 함께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고 기업은행 측은 밝혔다. ‘아이폰 뱅킹’ 서비스는 애플사의 소프트웨어 거래 웹사이트인 앱 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검수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12월 11일 하나은행도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아이폰을 이용해 계좌 조회·이체 등이 가능한 ‘하나N뱅크’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고객들은 앱 스토어에 올려진 관련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공인인증서를 아이폰으로 옮기면 편리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최근 모바일 뱅킹 서비스 출시는 독자적인 서비스 개발 전략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다른 은행들과 공동개발하는 시간을 빼앗기기보다 먼저 모바일 뱅킹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고객에게 온라인상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해주는 차세대 전산 시스템 ‘팍스 하나(Pax Hana)’를 지난해 5월 4일 도입하여 열흘 간 시험 서비스를 거쳐 5월 14일 성공적으로 가동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해당 분야용 공인인증서만 컴퓨터 하드나 USB 외장메모리에 있으면 타 금융권의 내 계좌는 물론 OK 캐쉬백 마일리지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또 팍스 하나는 고객의 연령·성별·직업, 인터넷 특정상품 클릭 여부 등을 종합 판단해 상품을 추천하는 ‘나만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해준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구상하는 신용카드 기능 탑재는 현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기능을 얹는 것은 플라스틱 카드를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을 빼앗기는 꼴이 되기 때문에 신용카드 업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쉽게 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하나은행 측은 독자 프로그램 개발로 비용이 공동개발과 크게 차이가 없는데다 시장 선점 효과를 생각하면 오히려 유리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하나금융그룹, ‘아이폰 뱅킹’ 첫날 가입자 3천 명 돌파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2월 11일 하나은행을 통해 아이폰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면서 출시 첫날 가입자 3000명을 돌파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카드 지분 매각 자금을 앞으로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보다는 6조 원대 매물인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 과정에서도 유동성이 수조 원대에 달하는 SK그룹을 끌어들이거나 지분 맞교환 등의 방식을 활용하면 하나금융이 덩치가 더 큰 우리금융이나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작업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에 아이폰 뱅킹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12월 17일 정식으로 하나은행에서 아이폰 뱅킹 서비스를 시행했다. 아이폰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애플 아이툰스 사이트에 등록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신청이 몰리다보니 물량이 많아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1월에는 옴니아 뱅킹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아이폰과 SK텔레콤의 T옴니아2 간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하나은행은 아이폰과 스마트폰(T옴니아2)을 둘 다 지원한다. 은행은 고객 확보가 우선인 만큼 통신사 간의 경쟁과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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