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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자사주 매각·지주회사 출범…계열분리?

회사 역사 33년에서 60년으로 바꿔…대한해운공사 맥 잇도록 사사 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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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8호 천태운⁄ 2010.02.22 16:14:06

지난해 12월 1일 지주회사 한진해운홀딩스를 새롭게 출범시켜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한진해운이 최근 60주년 기념식에서 <한진해운 60년 사사(社史)>를 발간하고 자사의 역사를 기존의 33년에서 60년으로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국해운 60년을 축하하고 <한진해운 60년 사사>를 발간하는 기념식을 가진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출장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대신 참석했다. 특히 이날 <한진해운 60년 사사>에서 한진해운의 역사가 33년에서 60년으로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지금의 한진해운은 고 조중훈 창업 회장이 1977년에 세운 옛 한진해운(HJCL)이 1987년 한진그룹에 인수된 대한선주(옛 대한해운공사)를 1988년 흡수 합병해 탄생됐다. 한진해운은 그동안 1977년을 창립년도로 삼아 2007년에 30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는 옛 한진해운이 1988년에 대한선주를 인수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기존 1977년을 창립년도로 삼다가 최근 옛 대한해운공사의 창립년도인 1949년으로 창립기준을 바꾼 것에 대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뿌리 찾기는 한국 해운 6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고 해운업계 리더로서 2년 전부터 태스크포스팀에서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지주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한진해운은 지난해 12월 1일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와 고유의 해운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인 한진해운으로 분리됐다. 한진해운의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최은영 회장은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으로, 2006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 및 한진해운 회장을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은영 회장이 인사말을 하면서 ‘한진해운그룹’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계열 분리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 산하에 내부적으로 많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이라고 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두 분(조양호 회장과 최은영 회장)의 사이도 나쁘지 않다. 당혹스런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진해운의 계열 분리 의혹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해운에서 이미 2007년부터 사사편찬을 준비해왔다”며 “언론이 너무 확대해석해 보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최은영 회장의 남편인 고 조수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해운공사의 맥을 잇도록 사사를 바로잡자는 논의가 있었다는 게 한진해운 측의 설명이다. 자사주 320만주 사모펀드에 600억 매각 사실 한진해운의 계열 분리 의혹은 지난해 11월부터 제기됐다. 한진해운이 지난해 11월 23일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320만 주(3.62%)를 매각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계열 분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과 함께 조양호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진해운은 이날 자사주 주식(15.82%) 중 일부(3.62%)를 장외거래 방식으로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사모펀드에 6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이에 대해 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을 정도로 유동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현금 확보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진해운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해운업황 악화로 지난해 8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선박을 일부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도 한진해운이 조수호 전 회장 가족의 회사임을 인정하고 있고 독자경영이라는 ‘큰 그림’에 동의한다”며 “지금까지 독자경영을 해왔고 거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어 “조양호 회장과는 수시로 e메일과 휴대전화를 주고받거나 어머님 집 등지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오너들 간의 지분 경쟁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최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조카(최은영 회장의 두 딸은 20대 초중반)들이 경영권을 갖게 되면 자연스레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진해운은 1949년 25척, 4만 톤의 대한해운공사로 출범해 지난 60년 간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적기 수송과 외화 획득을 통해 200여 척의 선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선사로 성장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 7조1234억 원, 영업손실 9425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지난 2월 4일 공시한 바 있다. 매출은 2008년의 9조3558억 원보다 23.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3345억 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8841억 원으로 3분기 1조7822억 원보다 5.7% 늘었고, 영업손실도 2487억 원에서 162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송량 감소와 태평양 및 아시아 유럽 노선의 운임 하락으로 매출이 줄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는 게 한진해운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한진해운은 한국 해운이 현재 1235척의 선박과 4600만 톤의 상선 보유량(선복량)을 기록해 세계 6위권의 해운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작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 원년으로 전환하여 해운업계의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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