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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그린키퍼가 부부싸움 안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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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4호 김맹녕⁄ 2010.11.01 15:31:27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 한국의집 대표 그린 위 아무데나 홀을 꽂는 게 아니다. 홀의 위치를 정하는 데도 규칙과 규율이 있다. 골프장의 그린키퍼(greenkeeper)는 골프코스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말한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 되면 그린키퍼나 그린 관리자가 홀커터를 가지고 나와 그린에 홀을 만드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비가 오려고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쏜살 같이 나타나 홀의 위치를 바꾸어버린다. 골프장은 그린 보호를 위해 홀의 위치를 수시로 바꾼다. 하루 한 홀에서 겨울에는 골퍼 300명 이상이, 여름에는 1000명 이상이 홀을 향해 퍼팅을 하기 때문에, 홀 주위의 잔디는 물론 홀이 상처를 받아 퍼트하기에 곤란할 정도까지 되어 버린다. 홀의 위치는 골프장 영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주말에는 그린 중앙에 핀을 꽂는다. 대신 주중에는 뒤쪽이나 앞쪽에 핀을 꽂아 주말에 지친 잔디를 보호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대부분 앞쪽에 핀을 꽂아 그린 전체를 보호 한다. 홀의 위치에 따라 경기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골프 경기대회가 있는 날이면 핀의 위치는 아주 어렵고 까다로운 곳으로 바뀐다. 골퍼의 샷 성질에 따라 핀의 위치는 불리하기도하고 유리하기도 하다. 드로 성의 공을 치는 골퍼에겐 왼쪽 핀이 유리하고 페이드 성의 공을 치는 골퍼에겐 그린 오른쪽이 유리하다. 이렇기 때문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번갈아가면서 핀의 위치를 바꾸어 버린다. 투어프로의 경우에는 3라운드, 4라운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각 라운드마다 핀의 위치를 바꾼다. 경기를 더 재미있고 골퍼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응용되는 것이다. 특히 경기 마지막 날에는 홀의 위치를 아주 어려운 곳에 잡아 실력 차를 드러나게 해 우열을 가린다.

아마추어의 경우 홀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스코어가 5점 정도 차이가 난다. 핀의 중앙이 제일 편하고 쉽다. 그린 앞부분 핀이 제일 어렵다. 스핀을 걸어 공을 세우기가 어렵고 핀에 붙이려다 보면 워터헤저드나 벙커에 빠지기 때문이다. 뒷부분은 그래도 좀 유리한 편이다. 그린 중앙에 공을 떨어뜨리면 되기 때문이다. 주말 골퍼들은 핀의 위치가 아주 나쁘게 꽂히면 “그린키퍼가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부부싸움을 해 심통이 나서 그렇다”고 코믹한 푸념을 해댄다. 홀의 위치에 따라 어떤 홀은 쉬워지기도 하고 어떤 홀은 어려워지기도 한다. 참고로 홀의 크기는 4.25인치, 108mm다. 이는 무셀버그 왕실클럽(The Royal Musselburgh Golf Club)이 1829년에 세계 최초의 홀커터(hole-cutter)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그 지름이 108mm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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