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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의 ‘사랑의 정치학’ ⑧

도산 안창호의 애기애타(愛己愛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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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1호 박현준⁄ 2011.02.28 15:08:16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어쩌면 도산 철학의 기본 배경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도산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가 친필로 쓴 3가지 유묵(遺墨) 중 첫 번째가 바로 애기애타(愛己愛他), 즉 사랑이다. 도산을 종교적 인물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16세에 밀러학당에 입학하면서부터 접한 기독교 사상, 그리고 타고난 착한 천성이 합해져 정치철학을 이룬 것으로 여겨진다. 숭고한 인품을 지녔을 뿐 아니라 역사적 혁명가로서 도산의 생애는 후학들이 두고두고 새기 본받아야 할 덕목으로 점철돼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서부터 흥사단 관련 경험을 하면서 도산 선생의 말씀은 내 애국심의 뿌리가 됐다. 도산 선생의 지척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장리욱 선생의 도산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고고한 지성인”, “근대 한국사에서 우리 민족 문제와 사회 문제를 현대의 과학적 방법으로 다루어 보기는 도산이 그 처음이 아닌가 한다.” (‘도산의 인격과 생애’에서) 그렇다 도산은 위대한 정치가이자 정치철학가였다. 무실역행(務實力行)으로 대표되는 도산 사상과 함께 그가 즐겨 사용한 철학이 정의돈수(情誼敦修)이며 이것 역시 사랑이다. 어려워 보이는 이 말, 정의(情誼: 뜻 정, 옳을 의)와 돈수(敦修: 도타울 돈, 닦을 수)를 도산의 직접 해석으로 살펴본다. 흥사단의 기록인 1926년의 ‘동광’의 글에서 그는 “정의(情誼)는 친애(親愛)와 동정(同情)의 결합이외다. 친애라 함은 어머니가 아들을 보고 귀여워 정으로 사랑함이요, 동정이라 함은 어머니가 아들의 당하는 고(苦)와 낙(樂)을 자기가 당하는 것 같이 여김이외다. 그리고 돈수(敦修)라 함은 있는 정의를 더 커지게, 더 많아지게, 더 두터워지게 한다 함이외다. 다시 말하면, 친애하고 동정하는 것을 공부하고, 연습하여, 이것이 잘 되도록 노력하자 함이외다.“ 그 후 이어지는 긴 글은 꼭 일독을 권한다.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가 발간한 여러 책들 중 이 글이 실린 도산 전집(2000년)의 제 1권은 한 줄 한 줄 마음에 새기며 꼼꼼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위대한 정치 사상가의 생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춘원 이광수가 전하는 도산의 말씀을 보자. “정의(情誼) 없는 단결은 피 없는 육체와 같고, 회 없는 벽돌담과 같다고 했다. 어떤 단체의 그 주의에 대한 사랑, 조직체에 대한 사랑, 지도자와 간부에 대한 사랑, 조직원 상호에 대한 사랑, 이러한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주의와 조직이 있고 아무리 풍부한 물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단체는 분명 자멸하고 마는 것이다.” 우리 선각자들의 깨달음이 얼마나 구구절절한가. 이미 20세기 초반에 우리에게도 정치사상가 도산이 사랑의 정치를 설파한 셈이다. 도산의 말씀은 더 직설적이다. 어록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너도 사랑을 공부하고 나도 사랑을 공부하자. 남자도 여자도 우리 2천만 한민족은 서로 사랑하는 민족이 되자.” “사랑하면 살고 싸우면 죽는다.” 유려한 수필가인 피천득 선생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명성 그대로라고 느낀 대상은 금강산과 도산 선생뿐이라고 회고했다. 도산의 인격과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말이다. 아무리 가치관이 확고하다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가치관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미 소개한 바 있지만 형제애를 설파하고 “나는 꿈이 있다”는 명연설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필자의 뛰는 가슴을 포함해)에 각인된 주인공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사랑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누구나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구나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가고 학위를 가져야만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학식이 있고 머리가 좋아야 그리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랑할 줄 아는 가슴만 있으면 된다. 영혼은 사랑으로 성장한다.” 이 생각은 더 먼저 이 세상을 살았던 도산의 기본 철학 ‘정의돈수(情誼敦修), 애기애타(愛己愛他)’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 안에는 정약용과 안창호 선생 같은 위대한 정치가들이 계셨다. 오늘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다른 나라 정치철학과 가치관만이 아니라 위대한 우리 정치가의 생각을 배우고 익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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