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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럭셔리 현대 차’ 미국에서 통할까

프리미엄급 에쿠스 성공 여부따라 현대 이미지 달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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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2호 박현준⁄ 2011.03.07 13:49:15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차의 위상이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특히 세계 시장의 대표 격이랄 수 있는 미국에서 한국 차의 인지도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대표 모델은 현대기아 차입니다. 중형 쏘나타를 중심으로 여러 모델이 선전 중입니다. 앞으로 더욱 판매가 증대돼 우리 먹을거리를 풍부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예전과 특히 다른 점은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1회성 후진적 차량이 아니라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 그리고 내구성이 충분히 보장되는 선진형 차량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공급되는 현대-기아 차는 현대의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의 조지아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현지 생산 차, 그리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완성차가 수출되는 이원화로 이뤄집니다. 한국 차 중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델은 역시 대중 차입니다. 대중 차는 이윤이 박하고 최고 상품이라는 개념 역시 매우 약합니다. 대중적 이미지의 차는 수익성이 크지 않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익을 극대화하고 첨단 기술을 뽐내는 무대는 바로 프리미엄급 승용차입니다. 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야 이미지가 크게 높아지고, 세계 최고 자동차 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대중적인 브랜드를 갖고는 이 시장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일찍이 일본의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진출시키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다른 이름의 브랜드를 창조해 활용하는 것입니다. 도요타라는 ‘대중 차’ 브랜드로는 프리미엄 자동차로 인식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철저하게 새 브랜드를 재창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요타는 ‘렉서스’를, 닛산은 ‘인피니티’를, 혼다는 ‘어큐라’ 모델을 각각 선보였습니다. 이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바로 ‘렉서스’입니다.

현대기아차 그룹도 몇 년 전부터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일본처럼 새 브랜드를 창조할 것인가 아니면 재규어 같은 기존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인수해 별도의 브랜드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검토만 했지 실제로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현대기아차는 아직 현대, 기아라는 대중적 브랜드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국산차의 대표 대형 모델인 신형‘에쿠스’를 미국에 드디어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당 6만 달러 대라는 현대차 최고 가격 자동차입니다. 지금까지 그 많은 차량을 수출해 왔고 항상 같은 심정으로 수출 차를 생각했지만 이번 에쿠스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음의 몇 가지 부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번 에쿠스 수출은 현대기아 차가 과연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 가늠자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것도 렉서스처럼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서가 아니라 기존의 대중적인 ‘현대’ 브랜드를 유지하는 상태에서입니다. 도요타는 고급 ‘렉서스’ 만들어 성공했고 폭스바겐은 새 브랜드 없이 밀어붙이다 실패. 현대는 ‘현대’ 이름으로 고급차 진입 성공할까. 물론 수년 전부터 ‘제네시스’라는 모델을 통해 수준급 현대 차의 가능성을 선보였기 때문에 에쿠스에 기대하는 마음 역시 클 것입니다. 인정을 받는다면 현대기아 차는 미국에서 다시 한 번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됩니다. 둘째로, 이 전략이 성공하면 일반 대중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올라가는 첫 브랜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몇 년 전에 폭스바겐이 대중적 브랜드인 폭스바겐 이름으로 ‘페이튼(Phaeton)’이라는 대형 프리미엄 차종을 자신 있게 출시했으나 대실패로 끝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더욱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번 기회가 성공적으로 안착이 된다면 현대기아 차는 미국 시장에서 더욱 큰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프리미엄 차종에 대한 성패는 올 1분기의 결과를 보면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초기에는 안착이 되기까지 시간이 요구되므로 올해 전체를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낮은 가격대가 아니라 충분히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가격대인 만큼 현대기아 차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에쿠스는 프리미엄급 가격대에 속하면서 경쟁 차종보다는 비교적 낮은 가격이라는 점도 좋은 가능성을 예측하게 만듭니다. 이 차종이 인정받는다면 현대의 대형 차가 유럽 등 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품질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기아 차는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 도약의 기회가 이번 에쿠스 수출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마케팅 강화 등 더욱 다양화된 전략과 행동으로 노력을 거듭하고 다듬어, 최고의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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