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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차종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크로스오버 차량 늘고 콘셉트 카 양산도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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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4호 박현준⁄ 2011.03.21 14:11:43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출시되는 차종이 많아지고 형태나 모양, 기능도 다양하다. 올해 출시될 70여 가지의 국산차와 수입차만 보아도 얼마나 다양한 차종이 출시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선택기준이 다양해지면서 메이커의 숙제는 더욱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한국 소비자의 취향은 까다롭고 개성이 강해 메이커의 고민은 더욱 많아진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외부 디자인은 물론이고 실내외 편의장치나 안전장치, 동력성능, 연비 및 가격도 확실히 따진다. 무상 애프터서비스 수준도 비교할 정도로 다양성을 생각하고, 소비자 배려를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큰 줄기 중 하나가 바로 차종 구분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자동차 종류는 세단이나 SUV라는 전통적인 구분을 중심으로 쿠페나 컨버터블, 해치백과 왜건 등의 파생 차종이 틈새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 경향을 보면 몇 가지가 혼재된 차종이 하나 둘 생산되기 시작해 단순한 틈새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주류 차종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 퓨전, 크로스오버, 컨버전스 등 혼재와 융합을 뜻하는 각종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는 시스템에 대한 언급이 주된 내용이지만, 광범위한 의미로 차종 혼재에 대한 용어로 사용되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그만큼 최근의 흐름은 차종 파괴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다음의 몇 가지 측면을 생각하면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이변으로 보기 힘들어진다. 우선 각종 모터쇼에 출품되는 콘셉트 카의 양산 모델로의 변신이 빨라지고 있다. 콘셉트 카는 몇 년 후 아니면 먼 미래를 생각하고 만든 ‘쇼 카’다. 즉 미래의 차로 예상하지만 당장은 양산이 불가능한 모델이 주종을 이룬 것이 과거 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카의 개념이다. 별난 디자인-콘셉트 차량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한국인의 기호가 다양해진다는 증거. 메이커들의 ‘개념 파괴’ 눈여겨 볼만한 한 해. 그러니 당연히 대중들은 큰 기대를 해도 막상 양산해 판매하기에는 무리가 가는 기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산 차에 가까운 콘셉트 카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빈껍데기가 아니라 기술 집약도가 높은 콘셉트 카인 만큼 양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양산 모델이 공개된 현대차의 ‘벨로스터’도 중요한 사례다. 엊그제 전시된 콘셉트 카가 바로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물론 실험모델인 만큼 완성도를 높여 판매율을 높이는 부분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로 각 메이커는 차종 파괴를 통해 소비자들의 모델 다양성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미미한 물결이라고 판단된다. 아직 시장 점유율을 논할 정도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찾고 있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아차의 ‘소울’도 매우 독특한 박스 카 형태다. 이런 차종들을 통해 해외에서 디자인 상 등을 받으면서 기아 차의 디자인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실력을 보여 주면서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셋째로 최근 메이커의 신조어 조성이다. 이미 일반화된 SUV 등이 아니라 독자적인 명칭을 많이 사용해 다른 메이커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 유틸리티 비어클이라는 LUV(Luxury Utility Vehicle)나 일반 스포츠 유틸리티 비어클(SUV)과는 차원이 다르게 활동성을 강조한 SAV(Sports Activity Vehicle)가 그렇고, 독특한 프리미엄 모델임을 강조한 PUV(Premium Unique Vehicle)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신조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넷째로 실제 국내 시장의 경우 전통적으로 ‘무덤으로 가는 차종’, 즉 사라져가는 차종이라고 불리는 해치백이나 왜건 등의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중대형 차종에서 경소형 중심으로의 변화도 눈에 띈다. 동시에 박스 카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도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조심할 것은 해외에선 이미 ‘죽어가는 모델’로 분류되는 차종들이 한국에선 새 트렌드인 것처럼 소개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 메이커 입장에서는 차량 생산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동일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파생 기종을 생산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필수조건은 다양한 파생 기종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커지는 만큼 판매율 등 소비자의 취향을 냉정하게 생각하면서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차 높이와 크기-형태 및 운전특성, 그리고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이는 이종교배 모델 등으로 차종 구분의 모호함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도리어 혼동을 일으켜 고민 사항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다. 장단점이 섞이면서 낙점을 찍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까다로운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는 안성맞춤의 차종 생산이 더욱 요구된다는 점이다. 동시에 친환경과 고연비는 기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외부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차종 파괴 현상을 살펴보는 것도 새 차를 보는 좋은 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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