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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줄줄이 인하…실효성은‘미미’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압력에 불똥 튈라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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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7호 성승제⁄ 2011.04.11 15:22:17

직장인 김진태(33) 씨는 8일 오후 SK주유소를 찾았다. 리터당 100원을 할인한다는 소식에 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기름을 채우려는 것. 하지만 현금으로는 할인을 받을 수 없고 OK캐시백 카드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에 맥이 빠졌다. 또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를 찾았지만, 아예 기름 값을 인하하지 않은 주유소가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A주유소 관계자는 갑작스런 기름 값 인하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유사에서 기름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말에 6개 저장탱크에 기름을 미리 들여 놓았는데, 100원을 할인해야 한다는 소식에 쉽게 가격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 이 관계자는 “손님들로부터 왜 할인을 안 해주느냐는 항의도 받았지만, 이미 비싸게 구입한 저장탱크를 모두 소비하기 전까지는 내릴 수가 없다”면서 “이 때문에 매출도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주유업계가 7일부터 기름 값을 리터당 100원 인하하기로 했지만 소비자와 정유업계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가장 먼저 내린 SK에너지의 경우 카드결제로 주유를 할 경우 100원의 할인액을 되돌려주고 현금 사용자의 경우 OK캐시백 포인트를 대신 지급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카드가 없는 고객들은 혜택을 거의 못 받는 셈. 특히 현금 사용자의 대부분은 연령층이 높아 포인트를 지급받더라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카드할인 방식은 특정 주유업체 이름을 달지 않은 ‘무폴 주유소’에서 주유할 때는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고 매달 70만원 한도까지만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가격 인하 방식에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정유사가 공급가를 내리더라도 주유소가 이를 소비자가에 그대로 반영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주유업계는 일단 가격인하를 몸소 느끼려면 1~2주 정도는 지나야 한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체감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카드수수료 더 인하 검토”에 카드사 반발 확산 정유소가 이처럼 줄줄이 기름값 인하에 동참하면서 카드업계가 때 아닌 긴장을 잔뜩 하고 있다. 주유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1.5%는 이미 최저 수준”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정부는 우선 카드 수수료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드 수수료는 신용카드 회원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등 카드결제를 했을 때 사전거래약정에 따라 카드사가 회원을 대신해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그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하는 금융거래 수수료다. 주유소도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카드사에 지불하고 있는데, 주유소에는 모든 카드사가 1.5%를 적용한다. 하지만 정부는 모든 카드사가 일괄적으로 1.5%를 적용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의문을 품는다. 경쟁이 붙으면서 카드 수수료가 낮아지면 기름값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또 ‘자가 폴’ 주유소의 활성화를 위해 자가폴 주유소를 포함한 전체 주유소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위주의 주유 할인 혜택을 제공하게끔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최저수준에서 더 내리면 카드사들의 운용수익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결국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고객들에게 되돌려주는 혜택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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