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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우리도 풀HD 3D” 주장에 해외 매체들 “거짓말”

훌륭한 작품 내놓고도 눈앞의 이익 위해 거짓말 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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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8호 최영태⁄ 2011.06.27 14:47:08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느 쪽 3D TV 기술이 더 좋으냐’를 놓고 대대적 일전을 벌였지만 양쪽의 주장이 엇갈린 채 그냥 소강상태로 들어가고 말았다. 여기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그간 세계적으로 3D TV의 표준기술은 삼성전자의 셔터 안경(SG) 방식이었다. TV 화면에 풀HD(가로 주사선 1920개, 세로 주사선 1080개로 구현하는 고화질 영상)를 띄워놓고 안경의 셔터를 닫았다 열었다 하는 방식으로 좌우 눈에 각기 다른 영상을 집어넣어, 인간의 뇌로 하여금 입체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풀HD 영상을 훼손시키지 않고 3D를 구현하는 방식이지만, 안경에 고속 셔터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안경이 다소 크고 무거우며, 안경을 정기적으로 충전시키거나 배터리를 넣어 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과 LG 모두 셔터 안경 방식의 3D TV를 생산했지만, 승부는 삼성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에 절치부심한 LG는 올해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시네마 3D’ TV를 대대적으로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린다. LG, 대단한 업적 내놓고는 왜? FPR 방식은 TV 스크린의 앞, 그리고 안경에 각각 편광필름을 붙여 TV에서 나오는 광선의 ‘절반을 걸러’ 양쪽 눈에 각기 다른 영상을 넣어줌으로써 인간의 뇌로 하여금 입체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안경에 셔터 장치를 삽입할 필요 없이 필름만 한 겹 입히면 되므로 안경이 가볍고 편리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단 3D 영상을 볼 때는 ‘절반만 걸러’ 전달하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지고(풀HD를 구현하지 못하고), TV 스크린 앞에 필름을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화면이 어두워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FPR 방식은 사실 삼성의 셔터 글라스 방식이 나오기 전의 ‘옛날 방식’이다. 그러나 LG는 이 옛날 방식을 다시 끌어내면서도 대단한 일을 해냈다. LG디스플레이의 뛰어난 기술 등을 총동원해 화면을 최대한 밝게 만들고, ‘누워서도 볼 수 있는 편리한 안경’을 실현했다. 그리고 삼성 셔터안경 방식의 ‘무겁고 불편한 안경’이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역전의 기세를 만들어냈다. ‘과거의 기술’을 첨단 기술로 새롭게 이노베이션 한 쾌거였다. 이런 쾌거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킨 LG 3D TV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 대대적 론칭 기념식을 열면서 ‘삼성 방식’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삼성전자는 반격에 나섰다. “LG의 3D 방식은 풀HD가 아니다”는 게 반격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LG는 이런 공격에 굴하지 않고 “우리도 풀HD"라고 끝내 주장했다. 경쟁은 좋지만 거짓말해서야… LG가 내세운 점은 “육안으로 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LG는 ‘육안으로 보는 비교 행사’를 여럿 열면서 “한판 붙자”며 삼성전자를 초청했지만 삼성은 응하지 않았다. 육안으로 봐서는 화질 차이를 식별하기 쉽지 않고 결국 ‘무거운 안경’만 부각되기 쉽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소비자단체 등이 제품을 비교할 때 사용의 편리성 등 ‘인문학적인 비교’를 할 뿐 과학적 측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미국에선 다르다. 수백만 독자층을 지닌 일류 잡지들은 자체 연구실을 갖추고 과학적 측정 데이터를 내놓는다. 첫 포문은 미국 최대 소비자연맹의 기관지인 컨슈머 리포트(발행부수 730만부)가 열었다. 5월호 기사에서 이 잡지는 “LG가 아주 이상한 주장(most unusual claims)을 한다”며 LG가 미국 시장에 내놓은 시네마 3D TV를 ‘측정’했다. 결론은 △LG의 3D 영상은 수직 주사선 숫자가 적기 때문에 조금 아래나 위쪽에서 보면 밴딩(banding, 색조가 층지는 현상)과 고스팅(ghosting, 영상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하늘처럼 넓고 균일한 영상일 때 이런 밴딩-고스팅 현상이 더 심해지며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 때문에 풀HD에서 기대할 만한 깔끔하고 깨끗한 윤곽선(clean, crisp edges) 대신 층진 윤곽선(jagged edges)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컨슈머 리포트의 결론은 한 마디로 “LG는 풀HD라는 거짓 주장을 하지 말라”로 요약된다. 6월20에는 또 다른 대형 매체인 cnet이 LG의 47LW5900모델을 테스트했다.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평가진은 “LG 방식은 삼성 방식보다 화면이 더 밝고,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안경을 채용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3D 영상이 덜 선명하고 전체적으로 화질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선 육안평가 하지만 미국에선 실험실 평가하는데… 한국에서처럼 ‘인상 평가’를 하면 “삼성이나 LG나 3D 화면은 다 비슷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 측정 방법을 동원하면 이처럼 차이가 드러난다. 따라서 LG의 ‘억지 주장’은 한국에서는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지만 미국처럼 제품에 대한 과학적 측정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자치 거짓말쟁이 기업이 될 수도 있다. LG전자는 국내 광고를 하면서 피노키오까지 등장시켰다. 경쟁 업체가 거짓말을 한다는 암시였다. 그러나 그간의 경과를 보면 삼성은 적어도 3D TV에 관한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반면 LG전자는 분명히 거짓말을 했다. 풀HD 3D가 아닌데도 “그렇다”고 우겼으며, 미국의 측정 기관들이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콕콕 집어내고 있는 게 현재의 상태다. 현재 호주에선 3D TV와 관련해 사상 최초의 법정 소송이 벌어지고 있으며, 호주 LG전자가 호주 삼성전자를 비방하는 비교광고를 4가지 내놓았다가 삼성 측에서 고소를 하자 그 중 한 가지(삼성 방식의 3D TV를 보면 두 눈을 깜박거려야 하기 때문에 어지럽다는 내용)를 자진 철회했다. 지나친 비방을 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이렇게 시작된 거짓말은 당장 LG 3D TV의 판매호조라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자칫 LG 스스로가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사실 LG는 편광안경 방식의 시네마 3D TV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한편으로 올해 ‘삼성 방식’의 3D TV도 내놨다. 그러나 일절 광고는 하지 않았다. 삼성의 셔터 안경 방식에 대해 그렇게 비난을 하면서 스스로 셔터 안경 방식의 TV를 새로 내놓았다는 사실을 광고할 수는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짓말 잘못하다간 자기 발목을 자기가 잡을 수 있다 편광안경 방식은 3D 화질이 떨어지며, TV 스크린의 사이즈가 커질수록 그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현재의 편광안경 기술로는 풀HD 3D 화면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선명한 대형 3D TV’를 내놓으려면 앞으로 새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셔터 안경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셔터 안경 방식을 그렇게 비난해 놓고 스스로 그 방식을 채용할 수 없는 딜레마를 LG는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잘못된 주장을 했다가는 제 발목을 스스로 옭아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 이유다. 해외 업체로부터의 도전도 시작되고 있다. 소니는 최근 삼성의 셔터 안경 방식을 응용한 신제품 모니터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혁신적이다. 풀HD 화면을 모니터에 구현하면서 안경의 셔터를 조절해 입체 영상을 보게 한다는 삼성 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소니 게임을 하는 두 플레이어가 ‘한 화면에서 각기 다른 영상을 보게 하는’ 신기술을 내놓은 것이다. 소니는 이 신기술을 적용한 3D 게임과 모니터를 오는 9월 전세계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소니 방식으로 경쟁이 벌어진다면 삼성은 쉽게 대응할 수 있다. 어차피 같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반면 LG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도 ‘셔터 안경 방식은 불편해서 도저히 쓸 수 없는 방식’이라며 ‘우리 방식도 풀HD니까 문제없다'라는 억지 주장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삼성은 피노키오’라는 광고를 계속 내보낼 수 있을까. 앞에서도 말했듯 LG는 정말 대단한 개발을 했다. 낡은 기술인 편광 안경 방식을 첨단 기술로 혁신시켰기 때문이다. LG가 솔직하게 “우리 3D는 풀HD는 아니지만 육안으로 볼 때 차이가 거의 없으며, 반면 안경을 정말 편하다”고 선전했다면 지금처럼 미국의 대형 소비자 기관-언론으로부터 “거짓말 말라”는 핀잔을 듣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거짓말이 자신의 제품 개발을 가로막는 진퇴양난 상황이 빚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번 거짓말을 하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기 쉽다. 앞선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계속 덮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처음 한 거짓말의 잘못을 빨리 바로잡는 것뿐이다. 그게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지름길이다. 미 컨슈머리포트 “LG, 이상한 주장 그만하라” “명백히 풀HD 아닌데 왜 그렇다고 주장하나?” 문제 제기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미국 최고의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 리포트’가 최근호에서 LG의 3D TV에 대해 “풀HD가 아니다”고 선언함에 따라 국내에서 뜨거웠던 ‘3D TV 논쟁’이 바다를 건너 세계 최대 시장에서도 전개될 태세다. 컨슈머 리포트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사 시작 부분에 ‘LG의 아주 이상한 주장(most unusual claims)’를 문제 삼았다. LG가 내놓은 ‘편광 안경 방식’의 3D TV는 삼성-소니가 내놓은 ‘셔터 안경 방식’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게 과학적 상식인데, LG가 그간 줄곧 “(삼성 방식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풀HD〃라고 주장해 옴에 따라, 이 부분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음을 밝힌 셈이다. 이 잡지의 결론은 한 마디로 ‘LG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징후가 농후하다’는 것이었다. 컨슈머 리포트는 LG의 주장을 참작해 “최종 결론은 유보한다”면서도 LG의 3D 영상은 풀HD가 아니라는 측정치를 내놓았다. 기사는 “편광 안경 방식은 수직주사선을 절반으로 나눠, 홀수 선은 한쪽 눈으로, 짝수 선은 다른 쪽 눈으로 보내기 때문에 해상도가 풀HD(세로 주사선이 1080개)의 절반(540개)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LG는 짝수-홀수 주사선에 각기 두 번씩 정보를 보냄으로써 540 x 2 = 1080로 풀HD가 된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번 조사 결과,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LG가 아무리 새 기술로 영상 정보를 ‘2번 송출’한다고 주장하더라도 특정 시점에서 눈에 들어오는 수직 주사선의 숫자는 1080개가 아니라 540개이므로 해상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결론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번 호에서 “LG의 주장을 감안해 결정을 유보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곧 소비자의 3D TV에 대한 관심도와 비례해 앞으로 가차없는 측정치를 계속 내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공세에도 불구하고 LG가 한국 안에서처럼 “풀HD”라는 주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美 cnet “LG 3DTV 화질, 삼성 방식만 못해” 47LW5900 평가결과 발표…“안경 가볍지만 3D 화질은 열등”

미국의 전자-전기 관련 전문 매체인 cnet이 LG전자의 3D 텔레비전 47LW5900 모델에 대한 자체 테스트 결과를 6월20일 발표했다. 이 매체는 LG의 이 모델에 대해 디자인(design), 특징(feature), 성능(performance) 3개 분야를 채점했으며, 디자인-특징 두 분야에는 10점 만점에 8점을, 성능 분야에는 7점을 줘, 종합점수 7.6점으로 ‘아주 좋다(very good)’는 평가를 내렸다. 종합점수 7.6점은 별 5개로 환산해 표현하면 3개 반에 해당하는 점수로, 한국산 TV가 대개 별 4개를 받았던 과거 실적에 비한다면 조금 떨어지는 점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소 점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 평가를 맡은 데이빗 카츠마이어는 “LG의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은 (삼성전자의) 셔터 안경(SG) 방식보다 화면이 더 밝고, 충전이 필요없는 가벼운 안경을 착용해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도 “FPR 방식은 3D 영상이 덜 선명한 등 전체적으로 3D 화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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