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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사랑의 정치학’ - 39]모성애와 사랑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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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5호 박현준⁄ 2011.10.24 14:42:12

10월 10일은 법정기념일인 ‘임산부의 날’이다. 새 생명을 정성과 사랑으로 기르는 생명의 화신인 임산부를 존귀하게 대하고, 생명의 환희를 함께 느끼는 날이다. 생명 존중의 날이며, 사랑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성애을 기리는 날이다. 2000년 이래로 이 날이 제정되기를 염원했고, 2005년 국회에서 ‘임산부의 날’ 선포식을 개최한 이래 모자보건법 개정법을 제안해 국회를 통과시켜 법정기념일이 됐다. 이 날은 필자에게 정말 특별한 날이자 흐뭇한 성과다. 해를 더하면서 많은 임산부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즐겁다. 일생 첫 직업이었던 여성과 생명, 모성과 태아를 위한 의사 소명의식의 결실이기도 하다. 앞서 정치가 지닌 모성적인 역할을 이야기한 바 있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직관은 이미 정치에서 생명을 돌보는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파한 바 있다. 이제부터 모성애와 정치의 관계를 논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산부인과 전문의다. 여성을 위해 일하는 의사다. 산부인과학을 탐구하고 신비한 여성의 몸을 알아가면서 놀라움은 더욱 커졌다. 때로 환희와 환성이 이어졌다. 여성의 호르몬과 남성의 호르몬은 다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여성의 인지방법은 남성과 다르다. 기능적으로 여성에게는 사려 깊고 너그러운 모성의 근본 호르몬이 분비된다. 공격적인 호르몬인 남성 호르몬과는 기능이 다르다. 여성 호르몬은 생명 잉태를 위한 근본이지만 동시에 이 세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따뜻함이 넘쳐흐르는 호르몬이다. 아기를 낳아야만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는 게 아니다. 여성호르몬은 엄마의 자궁 안 태아에서부터 이 세상을 마치게 되는 노년의 삶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분비된다. 물론 개인차도 무시할 수 없다. 선천적으로 여성이 지닌 성향과 후천적인 환경이 이를 더 다르게 한다. 개인차는 실상 대단한 차이를 만든다. 남성도 마찬가지로 일생동안 호르몬이 변화하지만 여성 호르몬이야말로 일생주기별로 다르게 변화한다. 놀라운 자연의 섭리다. 완경(完經: 월경의 완성) 전후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남성호르몬이 조금씩 증가한다. 완경은 여성의 몸 안에서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의 조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융이 말한 애니마, 애니무스의 완벽한 조화로움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에 내재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 인간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조화이자 정치적 변화다. 남성에게도 이 변화는 중년 이후에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내 안에 일어나는 이 신비한 몸의 조화를 잘 느끼고, 무리하게 하지 말고 저항을 말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 이 세상을 잘 사는 방법 중 하나다. 호르몬과 정치는 또 어떤 역학 관계를 가질까? 21세기 소통의 시대, 감성의 시대, 공감의 시대에 이 모든 성향을 내 몸에 천혜의 혜택으로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약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에 무리하게 저항하려니 세상이 시끄럽다. 더 빠르게 세상의 변화를 잘 수용한 나라는 많이 앞선 발달을 했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없으면 좋을, 즉 쓸데없는 갈등으로 삐걱거린다. 세계적으로 약진하고 있는 여성 지도자의 몇 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성공적으로 나라를 세운 여성 영웅들이 있다. 칠레의 미첼 바칠레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추앙을 받는 전직 여성 국가수반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수상은 현재 유럽 경제위기의 중심 해결사다. 이 세상에 엄마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엄마에 대한 따뜻한 그리움과 추억은 특별하다. 이 따뜻한 사랑과 엄마를 갈망하는 감정에 예외는 없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있어도 엄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영원하다. ‘임산부의 날’을 기리며 그 영원한 갈망의 대상, 여성에 내재한 모성애를 사랑의 정치에 대입해 본다.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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