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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사랑의 정치학’]보호해야 할 여성의 인권

성폭력과 성매매 피해자 나날이 늘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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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1호 박현준⁄ 2011.12.05 11:20:46

범죄라 할 수 있는 폭력이 가정 내에도 존재한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가족 간에 벌어진다. 전교 1등 하라는 엄마의 다그침과 암울한 가정, 여기에 이 사회의 침울한 교육현실까지 더해져 아들이 엄마를 살해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성폭력은 더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딸을 성학대하는 인면수심의 아빠도 있다. 잘못 자란 아빠 탓에 그 딸의 삶은 망가진다. 의붓딸을 성폭행해 임신까지 시킨 경우도 있다. 어찌 이런 이를 사람이라 할 수 있나?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편으론 이 사회가 얼마나 품격이 없어져 버렸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교육은 실종됐고 사랑의 사회는 찾기 힘들다. 총체적 문제다. 그러나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가 함께 협력해 바꿔야 한다. 바꿀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사랑을 실천해야만 한다. 오늘은 성폭력에 대한 통계를 알아본다. 아무리 요즈음 성폭력이 밖으로 드러난다 하나 대한민국의 사회문화적 상황 탓에 신고율은 2.2%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1989년 법무부의 범죄백서 통계를 근거로 계산해 볼 때 한해 25만 건, 하루 685건, 한 시간에 29건이다. 2분마다 1건의 성폭력, 강간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요즈음 상황은 더할 수도 있다. 법무부 범죄백서(2011년)의 성폭력 신고 건수를 보자. 2000년 1만1712건에서 2004년 1만3579건, 가장 최근 자료인 2009년은 1만8172건이었다. 검찰청 통계는 또 다르다. 통계 숫자로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검찰청의 통계에서 1975년 2744건이던 강간범죄가 1980년 이래 매년 5000여 건이 돼 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그 후 1987년에는 5034건, 1994년엔 9487건, 2002년엔 1만1580건에 이르고 2010년엔 1만6156건을 기록한다. 이도 답답하다. 통계조차 공통통계 수를 가지지 못하는 우리는 참 놀라운 나라다. 협업, 협치는 공허한 구호일 뿐인 나라…. 여성가족부가 집계하는 전국 성폭력 상담소를 통한 성폭력 상담 건은 1996년 7921건, 1997년 1만2358건에서 1998년 2만4788건, 2008년 2만7636 건이다. 가장 최근 자료가 2008년 것이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상담도 꺼린다. 알려지는 순간 이 사회에서 매장당할 것이라는 공포 탓에 드러내지 못한다. 두 번 정신적 살인을 당하는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연구돼 있지 않으나 미국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 소녀의 1/4, 소년의 1/10 정도가 아동 성학대, 성폭력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거나 더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상이 이와 같다. 여성들의 인권과 피해 조치와 치료는 누가 책임지는가? 어린이 성폭력과 장애우 성폭력 피해자만이 관심의 대상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한 해 25만 건이 넘을지 모르는 성폭력(성폭행)에 대한 총체적인 예방 대책이 나와야 한다. 13세가 넘은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자가 아니란 말인가? 일생 정신적 살인을 당하고 살아야 하는 성인 여성은 신고 못하면 그 피해를 어찌 혼자 감당하고 살 수 있을 것인가? 나의 딸, 아내, 어머니가 그 피해자가 되면 당사자 남성의 상황은 매우 달라진다. 많은 사건들을 보면서 두 가지 형태의 반응들을 발견했다. 울분은 크겠지만 남이 알까 두려워 덮으려는 경우가 그 중 하나다. 많은 대한민국 남성이 이 경우에 속한다. 특히 아내가 성폭행을 당하면 매정하게 이혼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비정한 남편들이다. 위로하고 어떻게든 상처를 보듬을 생각보다 아내에게 극단적으로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사랑을 마음에 가진 적이 없는 듯한 태도다. 대단히 괴상하기까지 한 잘못된 품성이다. 집안에서도 이러한 상황이니 어찌 신고가 가능할까? 우리나라 여성들은 엄청난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도 지속적으로 더 절망하게 된다. 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마음이 무너지는 고통이라도 공개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한다. 신고하기가 어렵다. 내 딸이 정신적 살인을 당한 것을 그냥 보고 있는 아빠가 진정 아빠인가? 자, 오늘 우리 모두 성폭력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나의 사랑하는 딸의 이야기로 생각하며 다시금 깊이 생각하는 순간이 되기 바란다. 내 딸을 생각하며 어찌 성매매, 성폭력을 생각할 수 있으며 내 딸이 피해자라 생각할 때 어찌 인면수심 인간들을 보아줄 수 있는가? 모두 앞장서서 우리 딸들의 꽃다운 삶을 존중하자. 따뜻한 사랑의 사회를 건설하자.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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