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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엘리자벳’의 3인방 김선영·옥주현·송창의

미모의 황후 유혹하는 죽음의 치명적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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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8호 김금영⁄ 2012.01.25 10:25:11

600년 합스부르크 왕가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황후로 유럽 전역의 관심을 얻었으며, 현재는 오스트리아를 상징하는 인물이 된 엘리자벳. 오스트리아의 황후이자, 헝가리의 여왕으로 숱한 일화를 남긴 그녀의 일대기가 뮤지컬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EMK뮤지컬컴퍼니는 2월 9일부터 5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 뮤지컬 ‘엘리자벳’을 올린다고 밝혔다. ‘엘리자벳’은 극작가 미하엘 쿤체가 뮤지컬로 재탄생시켰으며, 유럽 전역과 일본 등에서 공연됐다. 이번에 국내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연출은 뮤지컬 ‘햄릿’과 ‘몬테크리스토’의 한국 공연 연출을 맡았고, 뉴욕 브로드웨이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 예술감독을 역임한 로버트 요한슨이 맡았다. 엘리자벳은 자유를 사랑한 여인으로 엄격한 왕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대공비 조피와 갈등을 겪고, 외아들 루돌프가 자살한 뒤 슬픔을 잊기 위해 여행을 하다 무정부주의자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뮤지컬 ‘엘리자벳’은 이를 그대로 차용하지 않는다. 엘리자벳을 살해한 루케니는 엘리자벳이 스스로 죽음을 원했고, 죽음을 사랑했다고 항변하며 엘리자벳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뮤지컬 ‘엘리자벳’에는 현실에는 없는 ‘죽음’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엘리자벳은 어릴 때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면서 초월적인 존재인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반한 죽음은 그녀를 살려두고 평생을 따라다니면서 자신만이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고 끊임없이 유혹한다.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내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캐릭터 죽음과, 이 죽음이 반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뮤지컬 ‘조로’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등에 출연했고,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실력파 배우 김선영과 아이돌 출신으로 이제는 뮤지컬계 스타로 우뚝 선 옥주현이 엘리자벳 역을 맡아 매력 대결을 펼친다. 엘리자벳을 유혹하는 죽음 역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쓰릴미’ ‘몬테크리스토’에 출연한 류정한, 드라마를 비롯해 뮤지컬 ‘광화문연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에 출연한 송창의, 아이돌 그룹 출신에서 이제는 진정한 뮤지컬 배우가 되기를 꿈꾸는 김준수가 맡는다. 이들이 오스트리아 황후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국내 관객들에게 어떻게 선보일지 엘리자벳 역의 김선영, 옥주현과 죽음 역을 맡은 송창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뮤지컬 ‘엘리자벳’에 출연하게 된 소감은? 김선영(이하 김) “오스트리아 뮤지컬은 저도 처음 해보네요. 연습을 하다 보니 음악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또 배우들의 개성들이 넘쳐 출연진들의 공연을 제가 객석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옥주현 씨와 제가 표현하는 엘리자벳도 서로 다를 것 같아 기대돼요.” 옥주현(이하 옥) “굉장히 큰 대작이라 부담스럽기도 해요. 배우들이 평균 연령대가 좀 있는 편이라 안정된 연기를 많이 배우고 있어요.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 생소하거나 어렵게 나오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대중적인 부분이 상당히 반영됐어요. 관객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송창의(이하 송) “한국 역사가 아닐뿐더러 ‘죽음’이 실존하는 캐릭터도 아니라서 사실 와 닿지가 않았어요. 죽음이라는 게 어둡고 힘든 이미지인데 그 당시 엘리자벳에게는 희망적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패닉에 빠지기도 했는데 점점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어요.” - 연습할 때 외국인 연출가와 소통 등 우여곡절은 없었나요? “‘엘리자벳’에선 메인 캐릭터만 15명이나 돼요. 또 다들 실력 있는 사람들이라 제가 나름 경력 있고 나이도 있지만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걱정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걱정이 민망할 정도로 너무 좋아요.” “그 좋은 기분이 계속 가야 할 텐데요(일동 폭소). 저도 걱정 많이 했었는데 너무 좋아요. 특히 연출가가 외국인이라 많이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통역도 있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서로 인내하며 많이 배우고 있죠.” - 노트르담드파리 등 해외 오리지널 팀들이 내한 공연을 많이 가지는데 뮤지컬 ‘엘리자벳’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있다면? “다른 작품을 굳이 신경쓰는 것보다 지금 제가 맡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더 집중해야 할 듯해요. 공연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답이 없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어떤 팀들이 와서 공연하나요?(일동 폭소)” “노트르담드파리는 저도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엘리자벳’과는 성격이 달라요. 노래 가사에 의미가 담겨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점은 비슷하고요. 다른 점이라면 ‘엘리자벳’이 워낙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 무대 장치가 화려하고 판타스틱한 점이 있어요. 아마 한 번도 접해보시지 못한 무대일 듯해요. 배우들이 서로 조심스럽게 연습하면서 무대를 밟아보고 있어요.” - 엘리자벳을 유혹하는 죽음 역의 송창의 씨가 봤을 때 김선영, 옥주현 두 엘리자벳의 매력은? “두 분 다 굉장히 기운이 좋으세요. 훌륭한 실력 덕분에 누가 더 낫다는 게 없어요. 이렇게 말해야 저도 편하게 연습을 할 수 있겠죠?(일동 폭소) 김선영 선배는 무대에 많이 선 경험이 있어서 확 전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그 깊이와 내공이 대단해요. 옥주현 씨 역시 똑같이 깊이가 있는데 상대 배우와의 교감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곤 해요.”

- 두 엘리자벳은 송창의 씨가 맡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그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서도 알 거라고 생각해요. 매우 두렵지만 너무 힘든 갈등 속에서 편안함을 찾고 싶어서 도피하는 거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죽음이 이끌어줘요. 죽음이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나오지는 않아요. 평안함을 찾고 싶은 그 마음에서 공감대를 느끼면서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죽음 역을 맡은 준수 씨도 ‘지금 과연 내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엘리자벳이 극 중 죽음에 끌려가는 것 같지만 수없이 뿌리쳐요. 굉장히 달콤하지만 그곳으로 가면 사라지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죠. 그런데 그러면서도 또 완전히 뿌리치지 못하는 매력, 섹시함, 두려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죽음에 뒤엉켜 있어요. 뭐라 어떻게 단정지어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 ‘엘리자벳’은 유럽 뮤지컬인데 국내 관객과 어떻게 소통하려는지요? “유럽 뮤지컬은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를 추구하고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동안 어려운 역할을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엘리자벳 역을 맡고 보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동안 맡았던 역할들에는 제게 자극을 주는 요인들이 분명 있었었는데 엘리자벳의 고독과 외로움은 완전히 명확한 자극으로 제시돼 있지 않아 관객들과 어떻게 공감대를 이뤄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 음악적으로도 어렵고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인간의 어두운 면을 이야기하며 깊게 들어가기 때문에 힘든 작업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공감대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 옥주현 씨는 이번 공연의 배경인 오스트리아 빈에도 직접 다녀왔는데 어땠나요? “정말 좋았어요. 도대체 엘리자벳이 어떤 사람이었기에 ‘엘리자벳의 날’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나 궁금했어요. 정치를 했던 것도 아닌데요. 제가 생각하기엔 아주 친근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엘리자벳에게는 동경할 수 있는 굉장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하는데 굉장히 부담스러워요(웃음).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송으로부터 극이 시작되는데 제가 요즘 살이 살짝 쪄서…(일동 웃음). 엘리자벳은 허리가 18~22인치였다는데 제게는 초등학교 때나 있을 법한 사이즈라…. 그 외에도 엘리자벳이 자유를 굉장히 사랑한 여자였다는 것을 빈에서 더 느끼고 왔어요. 그래서 이 여자의 외로움을 표현하면서도 위로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공연의 관람 포인트는? “우리는 보통 사람이잖아요. 궁전에서의 삶을 상상하거나 영화를 통해서만 보는데 ‘엘리자벳’을 보며 궁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일들을 볼 수 있어요. 또 인간 엘리자벳을 만날 수 있어요. 속박된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엘리자벳도 자유를 원해요. 그런 엘리자벳의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듯해요. 또 음악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귀도 즐거우실 거에요.” “역사에 감성의 흐름을 더한 작품이에요. 특히 음악이 극의 긴장감을 더해줘요. 어쩔 땐 부드럽다가 록이 나오기도 하죠. 또 캐릭터들이 상당히 재미있어요.” “사실 한 사람의 일대기는 굉장히 지루할 수 있는 소재인데, 실존 인물과 죽음이라는 판타지 캐릭터가 접목되는 것이 포인트에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죽음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들어요.” 이들은 모두 대형 뮤지컬 ‘엘리자벳’에 대한 부담감에 걱정하는 듯했으나 그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존인물과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된 ‘엘리자벳’을 어떻게 표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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