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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틀쉽’…악한 지구인이 착한 외계인을 괴롭혀?

다른 스토리 라인의 영화로 한국 찾은 피터 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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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1호 김금영⁄ 2012.02.13 11:06:46

‘에이리언 시리즈’ ‘인디펜던스 데이’ ‘화성침공’ ‘우주전쟁’ 등 외계인을 다루는 영화는 그동안 많았다. 이런 영화들의 공통점은 막강한 외계인이 약한 지구를 쳐들어오고, 영웅적 인물이 나서 지구를 지킨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이런 스토리도 있다. 지구에서 먼저 보낸 신호를 받고 지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러 온 외계인 과학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초청한 지구인들은 이들을 공격한다. 불시에 공격을 받은 외계인 과학자들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싸움을 바다 위에서 벌인다. 불쌍한 외계인의 스토리다. 못된 것은 지구인들이고…. 이런 독특한 설정은 피터 버그 감독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영화 ‘배틀쉽’의 스토리다. 영화 ‘콜래트럴’ ‘스모킹 에이스’ 등에 출연한 배우이면서 영화 ‘핸콕’ ‘킹덤’ 등을 연출한 피터 버그는 4월 개봉될 새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배틀쉽은 ‘타이탄’ 등에 출연한 리암 니슨,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테일러 키취, ‘저스트 고 위드 잇’의 브룩클린 데커, 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영화배우로 첫 데뷔하는 가수 리한나, ‘토르: 천둥의 신’의 아사노 타다노부 등 화려한 출연진 덕에 개봉 이전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화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만든 하스브로 사의 보드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게이머들의 기대도 크다. 피터 버그는 2월 2일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프레젠테이션 로드쇼를 진행했다. 그는 ‘배틀쉽’을 만든 과정과 한국에 첫 방문한 소감 등을 밝혔다. - 한국 방문 소감은? “한국은 내게 특별한 나라입니다. 해병대 출신 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했거든요. 한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어요. 이번에 비무장지대도 방문해 군인들을 만났는데 희생정신에 감동받았어요. 매운 음식을 좋아해 김치도 맛있게 먹었어요. 사람들도 친근하고 좋아요. ‘배틀쉽’ 출연 배우들과 함께 다시 한국에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배틀쉽’을 찍은 계기는? “바다를 배경으로 외계인과 지구인의 생존 싸움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해군 출신 전문가인 아버지가 해전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해전의 역사도 가르쳐 줬어요. 아버지가 전해준 영감을 바탕으로 책도 많이 읽고 박물관도 많이 다녔어요. 지금까지 저는 주로 심각하고 진지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제 재밌고 모험적인 데다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어졌어요.” - 원래 외계인에 관심이 많나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외계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영향도 많이 받았구요. 2년 전 스티븐 호킹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외에 다른 존재가 있다’고 말하더군요. 호킹은 ‘현재 지구인들이 우주에 지구처럼 사람이 살만한 기후 조건을 갖춘 또 다른 별이 있는지, 혹은 다른 외계 생명체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신호를 우주로 쏘아 보내고 있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다른 존재가 지구로 올 때 우호적일 확률이 아주 낮으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는 주장입니다. ‘배틀쉽’에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와요. 지구인들이 혹성을 발견하고 신호를 보내는데 5년 뒤 신호에 대한 응답이 와요. 그리고 외계인이 5개의 정찰함을 타고 지구에 접근하다 사고가 나면서 일이 시작되죠.”

- 외계인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많은데 ‘배틀쉽’의 차별점은? “단순하게 외계인과 지구인의 전쟁을 그리고 싶진 않았어요. 이번 ‘배틀쉽’도 사실 전쟁 영화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영화에요. 서로 이해하고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군인들의 마음이라든지 인간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친구들 중 군인이 많아서 군인들의 정서적 어려움과 부담감에 대해서 많이 듣기도 했죠.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면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또한 지구인들 이야기뿐 아니라 외계인들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어요. 우리가 전쟁터에서 한 명의 전우라도 구출하기 위해 힘을 내듯 외계인들도 똑같이 동료를 소중히 아끼고 함께 살아남으려고 하겠죠. 이 영화는 제 분신과 같아요. ‘배틀쉽’이 다른 할리우드 외계인 영화보다 더 좋다 또는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다르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영화에 많은 스타들이 출연하는데 캐스팅 뒷얘기가 있다면? “가수 리한나가 ‘배틀쉽’에 처음으로 배우로서 등장합니다. 참 재능 많은 친구죠. 촬영 첫날부터 메이크업도 안 하고 스태프도 없이 촬영장에 와서는 ‘하루에 20시간 이상이라도 일할 각오가 있으니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전 가수 출신 배우를 상당히 좋아해요. 리한나도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영화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브룩클린 데커는 제가 이제까지 만나온 배우들 중 가장 아름다워요. 처음으로 주인공 역을 맡았는데 앞으로 줄리아 로버츠처럼 승승장구하고 성공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CG(컴퓨터 영상) 영상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제작비의 거의 절반이 들어갈 정도로 CG 작업이 많았어요. 외계인은 영화 ‘아바타’처럼 100% CG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CG 작업을 전문가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CG 아티스트들에게 일을 시키면서도 감독으로서의 비전을 정확히 전달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들이 컴퓨터는 잘 다루지만 감독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간을 많이 투자해 그래픽 아티스트들과 영화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 화려한 영상이 등장하는 만큼 3D로 만들자는 논의도 있었을 법 같은데? “오! 전 3D 안 좋아해요. 골치 아파요(웃음).”

- 외계인들이 타고 오는 선박이 독특합니다. “물 위에 살고 있는 벌레를 찍은 비디오를 본 적이 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물 위에서 옆으로 뛰어다니기도 하고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벌레 모양의 선박을 만들면 멋지겠다는 생각에 CG 아티스트들에게 벌레 사진을 넘기고 그대로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 영화의 원작인 하스브로 사의 보드 게임에 대해 알려주세요. “영화 ‘배틀쉽’은 미국에서 인기 많은 게임에 기반하고 있어요. 플레이어 2명이 서로 선박을 숨겨 놓고 상대방의 배를 찾는 게임이에요. 전함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 게임이 좋은 모범이 됐어요.” - 배우 출신 감독으로서 자신의 영화에 배우로 참여할 생각은 없었나요? “사실 제가 ‘배틀쉽’에 잠깐 나옵니다. 자세히 보면 찾을 수 있을 거예요(웃음). 전 연기하는 게 좋아요. 하지만 제가 만든 영화에 직접 출연하는 건 별로에요. 만약에 배우가 필요하면 연락 좀 주세요. 전 바쁘지 않고 출연료도 싸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웃음).” - 배우로 활동할 때와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 때는 어떻게 다른가요? “배우 경험이 감독 일에 도움이 많이 돼요. 감독들은 배우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해요. 그런데 전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으니 좀 더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리한나처럼 영화배우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 훨씬 더 편안하게 지도해줄 수 있었지요.” - 한국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올드보이’를 봤어요. 주인공이 망치를 이용해 탈출하는 장면이 좋았어요. 한국 영화 산업이 잘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재능 있는 한국 영화인들이 많다니 영화 시장에서 성공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단지 시간문제인 것 같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영화 시장은 미국 영화 업계에서도 중요해요. 서로 많은 것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미국 영화가 한국에서, 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더 많이 흥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네요. 또 너무 추운데 다음에 한국에 올 때는 날씨가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이날 로드쇼에서 피터 버그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로부터 한국의 ‘배틀쉽’이랄 수 있는 거북선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피터 버그가 보여주는 ‘배틀쉽’은 어떤 모습일지 4월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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