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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외국 주인 차 3사, 언제까지 무기력?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의 해외 주인들, 한국인 인식 못 바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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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0호 박현준⁄ 2012.06.25 11:28:55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81%를 넘어섰다. 나머지 3사, 즉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은 한자리 수 점유율에 그쳤다. 심각한 편중 현상이다. 도리어 수입차가 작년 약 10만 6000여대를 훌쩍 넘어 올해 13만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상위권 메이커가 국내 메이커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2강, 수입차와 한국지엠의 2중, 르노삼성과 쌍용의 2약 체제이다. 가격 수준이나 구매층의 성격 등을 볼 때 수입차는 분명 강한 경쟁 상대다. 현대기아차가 수입차를 국내 시장의 가장 큰 경쟁 상대로 판단하고 모든 전략을 쏟아 붓는 이유다. 특히 프리미엄급 차종에서의 점유율은 수입차가 절대적으로 큰 만큼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를 지향하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더욱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정말 문제는 국내 메이커 3사의 향후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일정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서로 밀고 당기는 모습을 보여야 품질이 좋아지고 선진형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면서 소비자를 배려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자동차 시장은 너무 한쪽으로 쏠리면서 ‘강’ 업체들이 소비자의 목소리나 의견을 듣는 데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배타적이고 자만심에 빠지면서 긴장도가 떨어지는 탓이다.

점유율이 너무 높으면 오히려 그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시점이다. 그래서 더욱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활성화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 ‘나머지 3사’의 회복이 시급하다. 가장 큰 문제는 3사의 회복 방법이 쉽지 않다는 점이며, 설사 회복 방안이 있다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3사의 문제와 방향을 점검해 보자. 우선 한국지엠이다. 최근 2년 동안 쉐보레 브랜드로 통일하면서 많은 광고비를 투자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점유율은 올라가지 못했다. 다양한 차종을 투입하면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틈새는 수입차를 통해 메워 왔다. 전체적으로 맞는 전략이지만 문제는 소비자에게 차종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철저한 계산 아래 투입되는 현대기아차의 인상 깊은 신차들과의 차이가 있다. 즉 한국지엠 차와 현대기아 차 사이에 소비자가 느끼는 괴리가 있다는 말이다. 디자인이나 연비 등 여러 측면에서 상대적인 뒤처짐이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눈높이를 갖기 시작함에 따라 실시간으로 장단점을 논하는 수준이 됐다.

시장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분명히 한국 시장은 다른 선진국보다는 작지만 신차에 대한 반응을 보기엔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따라서 한국지엠은 더욱 한국적인 디자인과 목소리를 반영해 소비자를 끌어 모아야 한다. 스파크나 크루즈 등처럼 수준 높은 차종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차종별로 특화된 부분을 찾아 더욱 적극적인 홍보로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미국 차는 다른 나라 차에 비해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수준이 낮다’는 인식도 하루속히 없애야 한다. 미국 차는 아직도 무겁고 한 템포 느리며, 투박한 느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쉐보레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GM 수입차와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전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미국 이미지보다는 한국적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는 르노삼성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단 4가지 차종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태생적 문제다. 한 차종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적인 문제로 확대된다. 지난해 새로 출시한 뉴 SM7의 한계가 전체 차종으로 번지면서 국내외 시장의 하락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앞으로 출시되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일정한 점유율을 주고받으면서 밀고 당겨야 품질이 좋아지고 선진형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면서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특히 한국적인 사고방식을 가미한 디자인과 특징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르노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제작해 투입만 한다면 국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점유율을 높여온 지금까지의 전략 역시 한계에 이르고 있다.

신차종에 대한 한국적 이미지 심기와 틈새 차종의 투입은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시급하다. 틈새 차종은 베스트셀러 모델이 되기는 어렵고, 다양성과 구색 맞추기라는 의미가 더 크다.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판매율을 높이지 못한다면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수단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다. 셋째로 쌍용차다. 인도 마힌드라로 가면서 어느 정도 회복 기미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하위라는 문제는 탈출하지 못해 항상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승용차 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고 SUV 차종이라는 한계도 있다. 코란도C라는 단일 모델에 올인하는 문제도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하루속히 신차종 투입이 필요하다. 신차종 투입에 걸리는 시기를 줄여 신차 효과를 더욱 높여야 하며, 승용차 신모델도 필요하다. 지금의 차종으로는 종합 자동차 메이커가 될 수 없다. 물론 마힌드라가 얼마나 신차종 개발에 힘을 기울이냐가 관건이다. 내수 점유율 확대는 물론이고 수출 물량도 늘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국내 메이커 3사는 분명히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주인이 해외에 있어 한국적 마인드를 심어주기에 한계가 있다는 태생적 문제를 안고 있다. 돌파 방법이 쉽지 않다. 따라서 해외 본사가 얼마나 한국적 인식을 지니고 반영하는가가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인상 깊은 신차종을 이들이 지속적으로 내놓기를 기원한다. ‘나머지 3사’가 점유율을 높여 치열하게 경쟁해야 더욱 수준 높은 선진형 자동차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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