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김필수 자동차 칼럼]당신은 ‘에코 드라이버’?

똑같은 거리 달리는 데 연료소모는 한국이 유럽의 1.5배

  •  

cnbnews 제289-290호 박현준⁄ 2012.09.03 11:36:27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치를 내건 지 5년째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각개 각처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제도와 법적 기반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의 운동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에너지의 약 97%를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에너지 소모의 20%를 훨씬 넘게 차지하는 수송 분야에서의 절약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모 분야 중 가장 큰 산업 분야의 경우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저감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이 필수적이지만, 잘못하면 경제발전에 문제를 줄 수 있다. 결국 수송 분야의 에너지 절감이 가장 용이하고 효과가 크다는 인식이 세계 각국에서 공통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이산화탄소 문제가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요소로 떠오르면서 세계 곳곳에서 더욱 강화된 기준을 서둘러 도입하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규제를 위하여 차량에 탄소세를 적극 도입하는 중이고 국내에도 머지않아 관련 세제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연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 또한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만큼 이제 이산화탄소 문제는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래저래 차량에 관련된 에너지 절감이 최근 가장 큰 관심사다. 가계비를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 유지비를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유가를 낮추는 갖가지 방법을 마련 중이고, 하이브리드 차나 전기 차 등 친환경 차량의 개발 및 보급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점차 탄소세를 부과하는 세제 개편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차 관련 비용 줄여야 가계소비 줄어든다 이런 노력 이외에 차량 관련 에너지 절감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친환경 경제 운전인 ‘에코 드라이브’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에너지 낭비가 매우 큰 국가다. 최근 1인당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운전 방법도 급하고 거칠어 에너지 낭비는 물론 교통사고도 세계 수준급이다. 에너지 낭비가 큰 자동변속기가 대부분이고, 가솔린 연료가 기반이며, 큰 차와 큰 배기량을 좋아하는 소비자 성향이 깔려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자동변속기 전용 면허도 있다. 아마도 똑 같은 거리를 달리는 데 국내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유럽의 약 1. 5배는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친환경 차량의 보급이나 가솔린 값의 인하 등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운전방법의 개선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에코 드라이브’가 대세가 돼야 한다.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영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세계 20여 개국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에코 드라이브 방법을 많이 배워 우리 한국형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벤치마킹 해야 할 대상은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에코드라이브 운동을 지난 2004년 도입하고 정부와 민간이 체계적으로 정립해 최고의 효과를 보고 있다. 관련 협의체가 구성돼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으며, 각종 교육기관 및 홍보자료의 구축, 특히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약 5%의 에너지 절감 및 이산화탄소 저감이 나타난 것뿐 아니라, 한 템포 느린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한 템포 느린 여유 있는 운전을 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갖가지 방법이 있으나 역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개인 운전자가 스스로 잘못된 운전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실태 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운전자가 자신은 운전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에너지를 낭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기존 운전 습관에 비해 10%에서 50%까지 연료 절약이 가능하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점은 ‘에코 드라이브’ 이를 위해서는 전국적인 거점 교육센터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각자의 잘못된 운전방법을 개선하고 확인시켜줘야 한다.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서 최근 이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거점 교육센터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 한 가지는 본인의 에너지 절감효과에 대해 공공기관이 명분까지 얹어주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인센티브 정책이다. 에너지를 절감한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각종 혜택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금전적 혜택도 좋고 심지어 에코 쿠폰 등 에너지 관련 상품 쿠폰도 좋다. 각종 혜택을 집중시키면 효과는 배가되게 마련이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하루 이틀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너무 급하고 빠른 성과를 추구하지만 에코 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노력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한 정권이 끝나면 기존 정책을 버리고 바로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게 우리의 형태다. 그러나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정권을 넘어 우리가 선진국을 향해 가는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기본 책임이다. 이를 통해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시민단체, 국민이 모두 함께 진정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뤘으면 한다. 그 중심에 ‘에코 드라이브’가 있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