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선보인 영화 ‘신세계’의 이정재, 최민식과 ‘전설의 주먹’의 황정민, 유준상 그리고 최근에 개봉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언맨3’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까지 그간 스크린은 남자 배우들이 휩쓸고 있었다. 다가오는 5월과 6월엔 여배우들이 스크린 점령에 나선다. 달콤살벌한 최강희부터 끈끈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엄정화, 섹시미를 지닌 할리 베리까지 여배우들이 흥행 퀸 자리를 두고 다툰다. 최강희는 ‘미나문방구’에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해 징계를 먹고 마는 구청 소속 공무원 ‘미나’로 분한다. ‘미나문방구’는 잘 나가던 공무원 미나가 억지로 떠맡게 된 골칫덩어리 문방구를 처분하려다 생각지 못했던 초딩 단골의 거센 저항에 맞닥뜨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소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던 최강희는 극 중 까칠한 성격을 드러내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최강희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는 남자 배우와 접촉이 많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봉태규 씨와 초등학생 때의 추억으로 돌아가 산뜻하게 촬영했다”며 “극 중 맡은 미나에게 아이들이란 문방구와 마찬가지로 처분해야 하는, 골칫덩어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는 아이들 특유의 순수함은 물론 아역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매 장면마다 열정을 쏟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고 영화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감독님이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 ‘요즘 20대 자매님들이 너무 화가 나 있어서 치유해주고 싶다’고 한 것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 많은 여성분들이 미나문방구를 통해 힐링을 하고 기분 좋게 나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욱’ 성질 참지 못하는 공무원으로 변신 최강희 함께 영화에 출연한 봉태규는 “평소에 최강희 씨와 함께 촬영하고 싶었기에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단번에 수락했다. 그런데 촬영하고 보니 서로 부딪히는 분량이 적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 최강희와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촬영할 때 아이들 사이에서도 최강희 씨가 인기가 많았다”고 최강희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정익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나문방구’는 5월 1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엄정화는 ‘몽타주’에서 그간 지녀왔던 섹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롭게 연기 변신을 꾀한다. ‘몽타주’는 15년 전 유괴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동일한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범인으로 인해 딸, 손녀, 인생을 빼앗겨버린 세 명의 피해자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순간이 펼쳐진다. ‘해운대’, ‘댄싱퀸’ 등에서 주로 유쾌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던 엄정화는 ‘몽타주’에서 15년 전 딸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엄마 ‘하경’ 역할을 맡아 관객들에게 가슴 절절한 모정을 전한다. 엄정화는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주관하는 ‘실종아동의 날’ 명예대사로 임명돼 실종아동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엄정화는 “영화를 촬영하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실종유괴예방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 기쁘고, 다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스릴러도 엄마 역할도 해봤지만 몽타주는 또 달랐다. 치열한 추격전 끝에 만나는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차원이 다른, 내 가족과 함께 보고 싶은 휴먼 스릴러”라며 “몽타주라면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릴러가 나올 거라 믿었다. (몽타주는) 내 연기 인생에 있어 최고의 작품이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엄정화, ‘몽타주’서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 ‘더 콜’서 심리 싸움 펼치는 할리 베리도 눈길 엄정화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는 ‘몽타주’는 5월 1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특히 그의 연기는 자식을 지닌 부모들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근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흑인 여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는 911요원과 납치된 소녀의 목숨을 건 단 한 번의 통화로 범죄가 생중계되는 ‘더 콜’로 관객들을 만난다. 911센터 요원 조던은 어느 날 한 소녀의 응급 전화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대처하는데, 그만 그녀의 실수로 소녀가 살해당하고 만다. 그리고 6개월 뒤 또 한 명의 소녀에게서 위급상황을 알리는 전화가 온다. 전화가 끊기는 순간, 그녀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 속에 전화기 너머로 6개월 전 한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그 놈 목소리가 들린다. 전화가 끊겨도, 전화를 끊어도, 들켜서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조던의 심리 싸움이 펼쳐진다.
할리 베리는 극 중 납치범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유능한 911요원 ‘조던’으로 분한다. 그는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된 소녀가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에 휩싸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조던의 심리적 불안을 사실적이고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내며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할리 베리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조던은 그녀의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전화 통화를 하게 된다. 그런 압박감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는지 연기하는 내내 흥미로웠고 매료당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머시니스트’, ‘베니싱’ 등으로 스릴러 장르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브래드 앤더슨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6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각양각색 매력을 갖춘 여배우들이 스크린에 복귀하는 가운데, 초여름 진정한 흥행 퀸 자리에는 누가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