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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영 건강 칼럼]밤마다 괴롭히는 병,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다리 안쪽의 불편한 감각 증상, 심한 경우 전문 약물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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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2호 권도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2014.03.31 13:57:39

45세의 한 주부는 20년 전부터 자려고 누우면, 양쪽 다리 안쪽에서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한 느낌이 들어 잠들기 힘들었다. 일상생활에서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들어 영화관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도 못했다. 이럴 때 다리를 주무르거나 걸어 다니면 증상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점차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신경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없었다.

이런 증상의 경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일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란 양쪽 다리, 특히 종아리 부근의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한 느낌(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스멀거림, 안에서 터질 것 같거나 옥죄는 느낌, 전기가 흐르듯 저릿저릿한 증상)으로 가만히 누워 잠을 자는데 주로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첫째, 다리의 불쾌한 감각과 함께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urge)를 느끼며 둘째, 불쾌한 감각 혹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가만히 있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지고 셋째,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불쾌한 감각과 욕구가 줄어든다. 또, 증상이 저녁이나 야간에 더 심하여 움직이고 싶은 충동으로 잠들기가 힘들다. 결국, 수면부족이 동반되어 하루 종일 피곤함을 느끼게 되거나 집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증후군은 보통 주관적 증상기술과 문진으로 1차 진단이 내려지기 때문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을 주로 보이는 다른 질환과 구분돼야 한다. 허리디스크, 하지 정맥부전, 림프부종 등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의 80% 이상이 주기성 사지운동증(수면 중 다리를 떤다거나 갑작스레 움찔거리는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고, 나이와 큰 상관없이 생길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더 흔히 나타난다. 심한 증상을 보이는 대부분 환자는 중년 이후의 환자이고, 또 남녀 모두 나타나지만 여자가 약간 더 많으며 대체로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증상이 악화되는 경과를 보인다.


다른 질환과 구분 위해 전문의 검진 필요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차적으로 중추신경계의 도파민 활동 감소에 기인한다는 것이 제안되어 있고, 이차적으로 철분 결핍성 빈혈, 콩팥 기능 저하, 알코올 중독의 경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피로하거나 카페인 음료 섭취, 덥거나 추운 곳에 오래 노출될 때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원인 중에서 주로 철분 결핍과의 관계가 제기되면서 철분이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심하지 않고 밤에 가끔 나타나는 경우는 약물치료보다 주로 비약물치료를 한다. 수면 전 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걷기, 스트레칭, 체조) 등이 효과가 있다. 좀 더 심한 경우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전문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선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이를 보충하고, 도파민 제제는 가장 기본적인 약물 치료법으로 증상 개선에 신속하고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특히 진단을 받은 환자는 잠들기 전 술, 담배, 커피 등의 기호식품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이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된다.

- 권도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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