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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범 건강 칼럼]파킨슨병, 관리만 잘하면 ‘거뜬’

조기발견, 맞춤치료, 지속관리 3박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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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3호 고성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2014.08.28 08:57:1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노인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실제로 노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그 발병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파킨슨병은 노인들에게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50대 이하 중년까지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20~30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될 정도로 발병 연령대 또한 낮아지고 있다.

파킨슨병은 치매나 당뇨, 고혈압처럼 완치되기 어렵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와 관리를 잘 할 경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어가면서 떨림(진전), 경직, 운동느림(서동증), 자세 불안정 등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을 말한다.

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속도에 비해 아주 빠르고 뇌의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손상돼 각종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파민 고갈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그에 따라 현재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으며, 환자의 병력·증상·진찰소견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경우 초기 증상인 전신 피로와 권태감, 팔다리 통증이나 묵직한 느낌 등을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따라서 환자가 증상을 무심코 넘겨 적절한 치료를 놓치기도 한다.

또한 치매나 뇌졸중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파킨슨병 환자의 20%에서 치매가 동반되기도 하지만, 파킨슨병은 운동신경의 이상으로 움직이는 데 불편을 겪을 뿐 치매처럼 지능이 떨어지거나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 치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파킨슨병 증상인 손을 떨거나 발이 끌리는 증상이 초기에는 몸 한쪽 편에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 마비증상은 뇌졸중과는 달리 2년 정도 경과 한 후 반대쪽에도 나타난다.

특히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증상은 힘이 감소하며 나타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운동의 속도가 느려질 뿐 힘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는 구분하여 반드시 다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파킨슨병은 초기에는 약이 잘 듣는 편이다. 약물치료의 경우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하고,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맞추어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하고 속도를 늦추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서서히 악화되는 만성 진행형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조절이 필요하다.


통증관리, 우울증 병행치료로 삶의 질 높여야

파킨슨병을 5년 동안 앓아 병세가 악화되어 약물치료 효과가 없어지거나, 지속성도 떨어져 1~2시간이면 상태가 다시 악화되거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몸을 흔들게 되는 ‘이상운동항진증’ 등이 나타나는 등 약의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있다면 이때는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뇌심부자극술은 신경외과와 신경과 전문의가 협진을 통해 진행한다.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낸 후 미세전극을 뇌의 중심부로 정밀하게 삽입하면서 MRI와 뇌항법장치, 미세전극 기록법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뇌의 비정상적인 이상운동 신호만을 찾는다.

위치를 찾아 전극을 심고 자극을 해 파킨슨병 증세가 호전되는지 다른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를 확인한 후 볼펜 심 크기의 가는 전기자극기를 심어 최종 차단하게 된다. 개복수술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한 수술로, 수술 당일 식사와 운동이 가능할 만큼 후유증이 거의 없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노인 3대 질환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50대 이하 중년까지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20~30대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발병 연령대 또한 낮아지고 있다. 사진 = CNB포토뱅크


하지만 파킨슨병은 오래 앓을수록 나빠지는 병이기 때문에 이 역시도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초기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더라도 6개월에서 1년여가 지나면 상태가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약물로 조절하거나 삽입한 전기자극기를 조절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질병의 치료와 물리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경우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가 운동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관절이 굳어 버리지 않게 하는 예방차원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어깨인대손상, 유착성 활액막염, 정액막염 등을 원인으로 하는 어깨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파킨슨병을 갖고 있지 않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보다 통증강도도 훨씬 심하다.

또한 이러한 통증이 심할수록 우울증도 심해져 결국에는 환자의 삶의 질에까지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통증을 완화시키는 통증관리와 우울증 치료를 병행해 파킨슨 환자와 가족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럴 땐 파킨슨병센터 찾으세요

· 안면 얼굴이 굳어져 무뚝뚝한 표정으로 변한다.
· 후두근육 강직으로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분명치 않다.
·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기 힘들다.
· 엉덩이가 무거워 앉았다가 일어나기 힘들다.
· 손가락 근육이 굳어져 단추를 채울 수 없고 땅에 떨어진 종이나 동전 등을 집을 수 없다.
· 행동이 굼뜨고 느려져 세수나 신발 신기, 식사에 평소보다 서너 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
·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나 발이 떨린다.
· 관절염과 우울증이 동반된다.
· 앞으로 꾸부정한 자세에서 팔을 붙인 채 보폭이 좁은 총총걸음을 걷다 잘 넘어진다.
· 양쪽 다리에 감각이상이나 통증이 나타난다.

- 고성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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