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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히든 챔피언 - 브리지스톤]R&D투자 세계 1위…친환경 기술로 승부

6년 연속 세계 1위 타이어 기업, 일본 자동차산업과 함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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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1호 정의식 기자⁄ 2014.10.23 09:04:39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브리지스톤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전 세계 타이어 매출 1위를 차지해온 세계 최고의 타이어 기업이다. 창업자 이시바시 쇼지로는 끝없는 기술 개발 노력 끝에 오늘의 브리지스톤을 만들었다. 유럽과 미국의 선행 기업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했음에도 세계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던 브리지스톤의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타이어 전문매체 타이어 비즈니스(Tire Business)가 집계한 2014년 전 세계 타이어업체 판매순위(2013년 매출액 기준)에서 브리지스톤이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이후 ‘6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리지스톤은 1931년 설립된 타이어 및 고무제품 제조기업이다.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타이어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제품과 스포츠용품을 생산해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창립자 이시바시 쇼지로


창업자 이시바시 쇼지로(石橋 正二郎)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처음부터 회사이름을 영어로 지었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은 이시바시(石橋-Stone Bridge) 일반인들이 쉽게 부르고 알아들을 수 있도록 순서를 바꿔 만든 명칭이다.

단기간에 세계 최대의 타이어 생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린 덕분이었다. 1988년 미국 2위 타이어 제조기업 ‘파이어스톤’을 26억 달러에 인수해, 세계 최대 타이어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4년 현재 약 14만 명의 직원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150여 개국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창업자 이시바시 쇼지로는 17세가 되던 1906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재봉점 시마야에서 버선을 만드는 것으로 사업에 입문했다. 1907년 잡다한 물품을 모두 만들던 재봉점을 버선에 특화된 기업으로 만들었다.

▲(왼쪽부터)최고급 타이어 ‘포텐자S001’, 친환경 타이어 ‘에코피아 EP200’, 준중형 세단을 위한 ‘투란자 GR-100’, 일반인을 위한 스포티 타이어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2’


1914년 아사히 버선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고, 모든 버선을 치수에 관계없이 20전의 균일한 가격에 내놓았다. 아사히 버선은 1차 대전의 불황기에도 호황을 누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1918년 형 시게타로와 함께 일본버선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920년대 초기 불황이 닥치자 1912년부터 개발해온 신제품 아사히 작업화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당시 흔히 사용되던 짚신의 문제점을 해결한 혁신적인 고무밑창 신발 아사히 작업화는 출시 1년만인 1923년 하루에 1만 켤레가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뒀다. 30년대에는 서민들을 위한 고무구두를 만들어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까지 수출했다.

17세에 물려받은 재봉가게는 어느새 세계적인 신발 기업으로 성장했다. 쇼지로의 다음 단계는 자동차의 신발 만들기였다.

현재 사용되는 공기 타이어는 1905년부터 이미 자동차 업계의 표준이었다. 공기 타이어의 발명자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던롭과 미국의 빅5로 불리는 굿이어, 파이어스톤, 굿리치, 유니로열, 제너럴, 그리고 프랑스의 미쉐린이 타이어 업계를 주도하고 있었다.

쇼지로는 타이어의 국산화를 결심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형 시게타로를 비롯한 직원들, 계열사와 협력사들이 모두 무리한 시도라며 말렸지만 쇼지로는 듣지 않았다.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식 대폭락으로 시작된 세계 대공황 시대에 드디어 타이어 사업이 시작됐다.

1930년 4월9일 제 1호 브리지스톤 타이어가 탄생했다. 이후 시범제작과 테스트 판매를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인 타이어 판매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1931년 3월1일 쇼지로는 자본금 100만엔으로 브리지스톤 타이어 주식회사를 창립했다. 해외의 타이어 회사들이 창업자의 이름을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쇼지로도 자신의 성 ‘이시바시’를 영어로 바꾼 ‘스톤브리지’를 회사명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어감이 좋지 않아 거꾸로 ‘브리지스톤’으로 회사명을 정했다.

▲일본 도쿄의 브리지스톤 본사


선발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철저한 서비스로 시장을 개척했다. 품질책임 보증제를 도입해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두말없이 새 제품으로 바꿔줬고, 반품도 원하는대로 받아줬다. 이러한 정책은 처음엔 손실이 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어서 1930년에는 일본 내 타이어 산업 ‘빅3’의 일원이 되기에 이른다.


버선 만드는 재봉점, 고무신발(타이어) 회사 되다

1932년 포드 본사에서 품질테스트에 합격하고, 포드와 GM에서 동시에 신차용 타이어로 채택되면서 해외 수출이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생산·판매체제가 구축되기 시작한 1935년 즈음 일본을 비롯한 세계는 2차 세계대전을 맞이하게 된다.

전시체제하에서 해외의 타이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군수물자 납품을 최우선으로 하게 됐다. 전쟁 중이던 1942년 ‘적국 언어인 영어를 추방하자’는 주장이 일본에 팽배하게 되고, 군부의 개명 지시에 따라 ‘일본타이어주식회사’로 회사명이 변경되었으며, 이후 1951년까지 10년간 브리지스톤이라는 이름은 사용되지 못했다.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중국 청도 등 해외에 건설한 5개 공장을 모두 잃게 된다.

종전 후 빠른 재기 작업이 시작됐다. 1951년 굿이어와 기술 제휴를 통해 선진 기술을 받아들였다. 한국전쟁 당시 일시적 호황도 맞았지만 자금난에 빠져 고전하기도 했다. 자금난 속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고 빠르게 설비를 근대화한 끝에 레이온 타이어, 나일론 타이어 등 신기술 타이어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1953년 매출 100억엔을 돌파하며 업계 선두를 차지했다.

▲런플랫 타이어


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일본의 자동차·이륜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타이어 수요도 급증했다. 스틸 타이어, 래디얼 타이어, 스틸 래디얼 타이어 등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들을 빠르게 내놔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타이어 외에 고무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도 전개했다. 거품고무(폼러버)로 매트리스, 베개, 방석 등을 생산했으며, 우레탄폼 제품도 생산했다. 벨트와 호스, 에어서스펜션, 방진고무 등 공업용품도 생산했으며, 일본 최초로 컨베이어벨트를 생산, 시베리아 개발에 나선 러시아에 판매했다.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1962년 독일 함부르크에 사무실을 열고 유럽 시장에 진출했으며, 1967년에는 아프리카에도 진출했다. 1974년 남미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1980년 미국의 파이어스톤을 인수하며 북미에 생산거점을 만들게 된다. 북미 시장에서 파이어스톤 브랜드를 유지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을 채택, 1996년 북미에서 흑자 전환을 이루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오늘날 브리지스톤은 일본 타이어의 전설이다. 1931년 자본금 100만엔, 직원 144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2014년 직원 14만명, 매출 3조엔을 올리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자동차 5대 중 1대는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제휴·신기술 개발로 세계시장 장악

1931년 설립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83년간 ‘최고의 제품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업이념을 실천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현재도 젖은 노면에서의 핸들링과 제동력 강화, 타이어의 마모 및 펑크 방지, 승차감 향상, 소음감소 등 타이어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시장에서 신뢰받는 이유도 기술력 때문이다. 엄격한 품질 관리로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품질을 보장한다.

▲2014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인 ‘비공압 컨셉 타이어’


매년 전체매출의 약 3.0%를 연구개발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직원 수에서 연구개발부문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3.5% 이상이다. R&D 투자에 있어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에 걸쳐 총 5개의 기술연구소(테크니컬 센터)와 11개의 타이어 성능시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는 미국 애크론, 이태리 로마,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중국 우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타이어의 성능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세계 1위의 타이어 시장점유율과 다양한 모터스포츠에서의 승승장구는 오랜 기간 R&D에 쏟은 투자의 결과다.

런플랫 타이어는 주행 중에 타이어가 펑크가 나 공기압 0 kPa(킬로 파스칼)이 되도 일정 거리를 일정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타이어다. 스페어 타이어를 별도로 적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차량 경량화, 연비 향상, 연료 절감의 장점도 함께 누릴 수 있으며 불필요한 고무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타이어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도 현장에서 타이어를 교체할 필요 없이 장애인 운전자가 안전한 장소까지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는 타이어를 고안하다 개발됐다.

1987년 포르셰959 신모델에 기본 장착 타이어(OE)로 공급하면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런플랫 타이어 제품인 ‘포텐자 RE050’은 페라리612 스카글리에티,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BMW1·5·6 시리즈와 Z4 등에 표준 타이어로 장착되었으며, 고성능 스포츠카 장착용으로 개발된 ‘포텐자 RE070R RFT’는 닛산의 고성능 스포츠카 ‘닛산 GT-R 스펙V’에 표준 타이어로 장착됐다.

2006년 7월 처음 공개된 ‘나노프로테크(NanoPro-Tech)’는 친환경 타이어 기술의 핵심으로, 타이어 원재료인 카본의 분자구조를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 단위로 설계 제어하는 기술이다.

타이어가 회전하면서 타이어 내 탄소(카본)분자가 응집되고, 응집된 탄소분자끼리의 마찰로 인해 열이 발생해 에너지 손실을 가져온다. 타이어 원재료인 합성고무 내 탄소분자를 분산시켜 타이어 회전 시 열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타이어 접지력과 승차 성능은 유지하면서 타이어 회전저항을 줄였다.


친환경 나노프로테크와 비공압 타이어 개발

낮은 회전저항은 연료 소모를 줄이기 때문에 회전저항을 낮추는 나노프로테크 기술은 연료 소모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또한 줄여준다.

‘비공압 타이어’란 ‘공기 없는 타이어(non-pneumatic tire)’다. 타이어의 안쪽에 바퀴살들이 촘촘히 설계되어 있어 차량의 무게를 지탱해 주면서 기존 타이어의 기능을 수행한다. 타이어를 지탱하는 바퀴살 구조는 열가소성 수지로 제작됐으며, 기존 타이어의 트레드 부위에 해당하는 고무 부분에는 타이어의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했다.

비공압 타이어는 회전저항 계수가 매우 낮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브리지스톤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그룹 환경이념을 바탕으로 ‘비공압 컨셉 타이어’를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올로직(Ologic) 타이어는 전기차를 위한 친환경 타이어다. BMW가 전기차 BMW i3에 장착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타이어 기술을 요구해 탄생했다.

기존 타이어에 비해 트레드 폭은 대폭 줄이고, 타이어 지름은 크게 키웠다. 올로직 기술을 적용한 타이어는 빗길에서 탁월한 접지력을 발휘하면서 공기역학과 회전저항을 대폭 감소시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크게 감소시킨다.

브리지스톤은 BMW i3 전용 타이어 독점 개발 파트너로 친환경 타이어 ‘에코피아 EP500 올로직 타이어’를 BMW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리트레드 타이어(Retread tires)는 마모가 심한 타이어 트레드(타이어가 지면과 닿은 부분) 표면을 깨끗이 제거한 다음 새로운 트레드를 부착하는 타이어 ‘재생(retread)’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재생 타이어다.

엄격한 품질 검사와 표준화된 재생기술을 거쳐 재생된 타이어는 안전성과 품질에서 새 타이어와 비교해 차이가 없고 타이어 구조의 보강을 통해 오히려 트레드 내구성이 새 타이어보다 앞선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재생 타이어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항공기 타이어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에어버스 A380, 보잉787과 같은 대형 항공기에 사용되는 타이어 대부분은 재생 타이어다.

재생 타이어를 사용하면 새 타이어를 제작할 때 소모되는 고무의 2/3를 절약할 수 있고, 타이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며, 폐타이어 발생량이 줄어드는 등 환경적 잇점이 있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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