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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덕상 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OCR Inc. 대표이사)) 평생 1만 번 이상 라운드 했다는 시니어 Y프로가 그의 SNS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골프 치면서 행정명령도 내리고, 기자들에게 설명도 하는 미국 대통령. 골프 치지 말라고 말한 적은 없다는 한국 대통령. 프레지던트컵 명예회장을 수락하기에 절대 부당하다고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중략… 글쎄요! 골프장은 눈에 덮이고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어디에선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더군요. 옛말에 생일날 잘 먹으려고 열흘을 굶었더니 생일날 아침 숨을 안 쉬더랍니다. 미국 대통령이 반바지 차림으로 골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대통령을 생각하니 기운이 빠집니다.”
Y프로와 필자는 대한골프협회 생활체육분과위원으로, 골프 대중화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동지다. 필자의 라운드는 그에 비해 현저히 적어서 1650회에 불과하다. 그러나 1년 평균으로는 65회이며, 그 중 국내는 연평균 50회에 달했으니, 지난 25년간 주 1회를 꾸준히 출장한 셈이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20회에도 이르지 못했다. 또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횟수를 플레이했으며, 그 대부분도 아내를 비롯해 은퇴한 친구들과 어울린 저렴한 해외골프였다. 지난해 7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9박하며 10일간 17라운드를 했고, 저가 항공사 요금과 숙박, 식대, 그린피 모두 합친 총 경비가 97만 원이었으니 국내경비의 1/5에 지나지 않았다.
20여 년 전 아이들의 방학 때에 퍼블릭 코스에서 가족 골프를 즐겼는데, 이제 한국에서의 가족 골프는 완전히 물 건너갔다. 은퇴한 친구들도 고비용 때문에 모두 골프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대통령이 재직 중에 골프장을 자주 찾고, 반바지 차림의 편안한 모습으로 라운드 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또 영국이나 호주 등에서 실버 세대 골퍼들이 삼삼오오 어울려서 2만 원 내외의 저렴한 그린피로 하루 종일 라운드 즐기는 것을 보면, 아주 부럽기 짝이 없다. 대통령이 ‘국민행복’을 국정 지표로 삼았다지만, 400만 명의 골퍼들은 심한 징벌적 세금 차별에 가슴이 멍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골프 소비자모임이 사단법인으로 발족되었고, 스포츠 문화포럼에서 해결 방안을 강구해 제시하겠다는 노력이 시작되었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