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2015년 시즌 프로그램의 첫 작품으로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최치언 작, 김승철 연출)을 창작공동체 아르케와 창작집단 상상두목과 공동제작으로 선보인다.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은 누군가에 의해 전국적으로 소뿔이 잘려 나간다는 내용의 무협 액션 판타지 수사쇼 공연을 하루 앞둔 리허설 중 한 배우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현실과 공연 사이를 넘나들며 온갖 추측과 무수한 말들이 충돌한다.
동시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도발적인 은유 속에 교묘하게 드러낸다. 남산예술센터 측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과 소동의 이면에 진실은 사라진 채 실체 없는 허상만을 좇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무대 위 쫓고 쫓기는 배우들의 모습 속에 씁쓸하게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극 중 극 중 극'이라는 3중 액자 구조로 연극과 현실, 실제와 허상,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연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실체인가?'라는 작품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확장시켜 보여준다.
이를 심각하게 풀어내기보다는 굉장히 유치하고 과장된 언어와 형식을 차용해 웃음을 자아낸다. 링 위에서 태권도, 격투기, 에어로빅 등이 뒤섞인 무술과 권법으로 쇼하듯 선보이는 식이다. 극 중 공연감독의 말처럼 "만화보다 더 만화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서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머리를 텅 비워놓고 볼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게 1차적인 목적이다.
지난해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를 통해 '2014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을 수상한 최치언(45, 창작집단 상상두목 대표)이 극본을 썼다. 그는 2009년 남산예술센터 개관작 '오늘, 손님 오신다'(최치언 작, 최용훈 연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은 남산예술센터에 올리는 두 번째 작품으로, 고전의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거침없는 풍자를 이어온 김승철 연출(52,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이 함께한다.
여기에 박완규, 김수현, 신현종 등 노련한 중견배우들을 비롯해 창작공동체 아르케와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남산예술센터에서 3월 12~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