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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전망 ①] “펀더멘털 알고 투자해야 안 흔들려”

증권사들 “낙관” 전망…일부는 “흥분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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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8호 이진우 기자⁄ 2015.04.28 09:17:36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부터 지난 4월 23일까지 7조 994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해부터 넘치던 글로벌 유동성이 이제야 국내 증시에 상륙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 유가 급락과 정부의 재정 정책, 그리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기업 실적의 호전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143.89) 대비 29.52포인트(1.38%) 오른 2173.41로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356조 49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의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 2011년 5월2일의 2228.96이다. 코스피가 3년 넘게 갇혀 있던 박스권(1800~2100)을 돌파하고 나서자 활황이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은 각 증권사의 하반기 전망이다.


KDB대우증권 “유동성 장세 이후 재차 도전에 주목”

KDB대우증권은 연초 펀더멘털 회복이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식형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코스피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톤으로 올해 시장을 전망했지만, 2분기 중반까지는 일시적인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분기 후반부터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 주 편입 이슈, 미국 긴축 논란 등으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2100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 대한 의견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가가 늘 합리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시장이 답’이기에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드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코스피가 예상보다 강하게 상승했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큰 틀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다만 외국인이 예상보다 강하게 사고 있다는 점이 우리가 놓친 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코스피의 오버슈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시장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가 궁극적으로 호재일까?

외국인 순매수로 대표되는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가 제로섬 게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양적완화와 조기 긴축 우려에 따른 환율 차이로 인해 유럽 경제 지표가 확연히 개선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이 처해 있는 포지션이 그리 공고하지 않다는 점이 최근 장세를 오버슈팅 장세 이상으로 보지 않는 이유라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원화의 상대적 강세도 사실상 너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증권사 지점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KDB대우증권은 한국 증시가 가진 절대 가격, 즉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최근 외국인 순매수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본다. 따라서 5월 중순 이후엔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되거나, 순매도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만약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2분기에도 둔화되면서 연준의 긴축 전환 시기(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보고 있다)가 뒤로 더 늦춰진다면,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계속 살까?

자산시장을 움직이는 주된 동력이 유동성인 것은 분명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는 유지돼야 유동성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 경기 악화는 장기적으로 보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유동성이 중요한 변수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오직 ‘유동성뿐’이라는 견해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지금이야 미국 경기가 궁극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어서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합을 지속성을 가진 호재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앞으로 짧고 굵은 상승세가 나타난 이후 시장은 재차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의 오버슈팅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지를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가 개념적으로 생각하는 코스피 목표치는 2200이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지수 상승엔 펀더멘털 개선 깔려 있어”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연간 코스피밴드로 1870~2180을 제시했다. 4월엔 2200도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으며, 이제 목표치에 도달해 다음 달 새롭게 자료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장세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와 이익 턴어라운드가 코스피의 레벨업을 이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현철 투자전략부장은 “5~6월께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이 한국판 ‘Wealth Effect’를 유발할 것”이라며 “3년 만의 박스권 돌파 시엔 코스피 2200까지는 상승 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의 지수 상승은 단순한 돈(유동성)의 힘이 아닌 펀더멘털 개선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코스피가 3년 만에 박스권 상단인 2100을 돌파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지수 상승에는 펀더멘털의 개선이 깔려 있다는 점이라는 해석이다.

실적 뒷받침되는 주도주에 집중해야 할 때

첫째, 유가 하락으로 인해 올해 한국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월 무역수지가 84억 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1분기 무역수지도 21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가 늘어났다. 현재의 속도가 유지된다면 연간으로 900억 달러, 최대 1000억 달러까지의 무역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업이익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연속 ‘어닝 쇼크’를 보이며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지만, 올해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이후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분석해 본 결과, 2015년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지난해 연말에 생각했던 것보다 각각 8000억 원과 1조 3000억 원 증가한 23조 원과 25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시작된 실적 시즌이 ‘어닝 쇼크’가 아닌 ‘어닝 서프라이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자, 연간으로도 큰 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투자자가 증권사 객장 시황판을 살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셋째로, 물론 전체 수출이나 매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기보다는, 유가 하락 등으로 마진이 개선된 점이 세계 경제의 특징적이다. 다만 하반기에 유럽 등 주변국 경기가 살아날 경우, 매출의 동반 증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폄하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결국 올해 한국은 역대 최대의 무역흑자와 역대 최대의 기업실적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업이익은 현재까지 차·화·정 랠리가 있었던 2011년 95조 원이 최고치였는데, 잘하면 올해 이를 상회할 가능성(예상치 104조 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인 2200(2011년 3월)까지도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하반기까지 남아 있는 여러 변수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겠지만, 역으로 2100선 돌파 이후에는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몸무게가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는 주도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수 레벨이 올라갈수록 주식시장은 상승 주식을 중심으로 집중화 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며, 이 경우엔 현재의 주도주인 증권, 건설, 하드웨어, 헬스케어 등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NH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삼성증권 “중기적 낙관 불구 단기적 흥분 경계해야”

“1분기부터 시작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 삼성전자 갤럭시 S6 시리즈에 대한 호평 그리고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지연 기대감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상반기 중 추세적 상승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전히 국내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으며, 2분기 중반 이후부터 유로존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미국의 출구전략 시점 논쟁 등이 재개될 수 있다. 따라서 증시 상승세는 2분기 초까지 연장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실적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IT 등 일부 섹터에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향후 기업실적 개선의 신뢰가 높아지면 하반기 중 목표치 상향조정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강세장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펀더멘탈에 대비해 너무 빨리 올랐으며, 여전히 잠재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적으로는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단기적 흥분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골드바 매매서비스를 실시했다. 사진 = 삼성증권

올 들어 선진 증시로 약 243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신흥 시장에서는 약 16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그럼에도 연초 이후 지난 4월 24일까지 외국인은 한국에서 약 7조 원대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한국이 신흥시장 내 자금 재배분의 혜택을 누린 결과로 보인다. 약 2개월 전부터 기타 신흥 시장 대비 한국의 실적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금의 신흥시장 선호도 개선되어야 한다. 단순히 단기 모멘텀에 의한 비중 조정이 일단락되면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 지나쳐

시중에 부동자금이 넘치고 있으며, 금리가 낮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실제 증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나 있느냐다. 주택보유자, 부동산 자산가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격 회복과 거래증가로 현금 흐름이 개선돼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주택 비보유자는 여전히 어렵다.

이들에게는 전월세의 안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소비와 투자 증가가 가능하다. 특히 주생산 연령층이라고 불리는 30~40대 개미투자자의 증시 진입은 주거비 안정과 더불어 소득이 증가되는 등 투자 여력이 생겨나야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증시로의 본격 자금 이동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자동차, 부품을 제외한 기타 경기민감 업종(화학, 에너지, 철강, 조선, 건설 등)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는 과도한 편이다. 지난 2013~2014년을 거치면서 이들 업종에서 소위 big bath가 있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28조 원보다 59%나 증가한 45조 원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같은 원가 절감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지나친 낙관이다.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 개선이 없었고 매출도 정체인데 마진만 크게 개선된다는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 팀장은 “외국인 주도의 수급개선과 낮은 금리 환경 등을 긍정적으로 볼 수는 있다. 그러나 본질은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있는 것”이라며 “하반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랠리를 본격적인 강세장 진입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외국인 매수로 여름에 2400까지 가능”

김영준 자산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여름까지는 2400 근처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다. 현재까지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기 모멘텀과 캐리 트레이드 환경 등 모두가 양호한 상황이다.

중국 경기 펀더멘탈이 비록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신실크로드 및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지방정부별로 세부 부양책이 발표되는 상반기 중에는 경기에 대한 모멘텀이 살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 유입에 대한 기대도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캐리 트레이드 환경 역시 양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캐리 트레이드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심리 억제인데, 상반기 중에 연준은 금리인상 기대 심리를 강하게 억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압구정점에서 모델이 T stock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다만 미국의 고용 데이터는 2분기 중반까지 다소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유로존의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는 시그널이 나타난 이후에야 본격적인 금리인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리인상 시점은 올해 후반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이며, 이런 환경이 외국인 매수 유입을 지속적으로 촉진할 것이다.

금리 인상 변수는 연말 연초가 더 위험할 듯

마지막으로 이익 모멘텀 역시 양호한 편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보다 더 개선되고 있어서, 올해는 상장기업들의 감익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기업이익 역시 유가 급락 이전 수준까지 비교적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남아 있으나, 이처럼 시장이 예상한 시점에서의 금리인상은 큰 악재가 되기 힘들다. 이는 2004년에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다. 따라서 연준이 가이던스를 주며 시장과 소통하는 상황에서의 금리인상은 단기 조정 이슈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김 팀장은 “연말로 가면서 유가 하락의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엔 금리인상의 속도나 폭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첫 금리인상 시점보다는 연말 연초가 좀 더 위험이 많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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