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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 중국부자 이야기 - 샤오미 레이쥔 회장]좁쌀죽 먹으며 돼지를 날게한 남자

“태풍 길목에 세우면 돼지도 난다”며 타이밍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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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9호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2015.05.06 09:16:57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중국 기업은 어디일까? 샤오미(小米)일 것이다. 스마트폰 세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샤오미 보조 배터리는 가장 소유하고 싶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었다.

샤오미가 대박을 쳤다. 올해로 창립 5주년을 맞이한 샤오미가 최근 미펀제(米粉節) 행사를 벌였다. 8분30초 만에 판매액 1억 위안, 12시간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 212만 대(3650억 원)를 돌파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 212만 대. 미TV 3만 8600대, 미밴드 20만 대, 미스마트멀티탭 24만 7천 대를 팔았다. 미펀제의 총 주문과 판매액은 305만 건, 20억 8000만 위안(약 36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판매 실적은 지난해 광군제(독신자의 날) 할인 행사 기간에 알리바바가 세운 189만 대를 훌쩍 넘는 것이라 더 주목된다.

지난해 지구촌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는 샤오미의 회장 레이쥔이었다. 그는 중국인은 물론 지구촌인에게 청바지에 검은 상의를 입고 운동화를 착용한 채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다. 실제로 그는 열렬한 애플의 추종자, 모방자이자 ‘중국판 스티브 잡스’로 불린다.

레이쥔(雷軍)은 1969년 12월 후베이성 션타오(仙桃) 시에서 출생했다. 18세 때 ‘실리콘 밸리의 불’을 읽고 스티브 잡스에게서 영감을 받아 위대한 기업을 세우겠다는 꿈을 꾼다. 1987년 우한(武漢)대학교 컴퓨터 계열에 입학한다. 2년 만에 학점을 이수하고 장학금을 휩쓸 정도로 공부에 매진한다. 1992년 동료와 ‘심화 DOS 프로그램’이란 책을 짓는다. 대학 4년이 되자 친구 3명과 함께 산써(三色)라는 회사를 창립한다. 그는 당시 사무실로 사용한 대학 근처 작은 호텔에서 밤낮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열중해 중국어를 구현하는 PC 카드를 제작한다. 하지만 며칠 뒤 대형 업체들이 기술을 도용해 더 낮은 가격의 복제품을 쏟아내면서 6개월 만에 파산한다.

22세에 진산(金山) 회사에 들어가 38세까지 일한다. 16년간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성장한다. 2007년 12월 진산 CEO를 사직하면서 엔젤투자가로 변신한다. 마침내 2010년 4월 6일 샤오미를 창립하고 2011년 8월 샤오미 핸드폰을 출시한다.

▲2013년 ‘포춘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레이쥔. 사진 = 플리커

2010년 4월 6일 창업한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은 2011년이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샤오미는 1570만 대(12.8%)의 판매량을 올려 2분기 연속 중국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삼성, 애플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세계적 스마트폰 기업이 됐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6000만 대와 1억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놀라운 성과를 거둔 샤오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타이밍이다. 레이쥔은 “중요한 산업이 시작되는 타이밍을 찾아내야 돈을 번다”고 강조한다. 타이밍이 곧 돈이고 사업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레이쥔은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는 명언으로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중국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수요와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모바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무기 삼아 성공했다.

둘째, 초저가 전략이다. 샤오미의 주력 스마트폰 제품 중 하나인 샤오미3는 현재 중국에서 1999위안 수준에 팔리고 있다. 이는 4488위안에 달하는 애플 저가 모델 아이폰5C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값이다. 스마트폰을 갈구하는 20~30대 젊은 층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돈이 많지 않다. 그들의 니즈에 맞는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셋째, 온라인 판매다. 통상적으로 오프라인의 유통 마진은 판매 가격의 40%다.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가 핵심이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은 가장 큰 무기이자 경쟁력이다. 소비자들이 샤오미에 열광하는 이유다.

넷째, 고객과의 소통이다. 레이쥔은 자체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이를 충분히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미펀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미펀제는 샤요미를 추종하는 팬들을 위한 특별한 날을 말한다. 미펀은 중국어로 좁쌀을 뜻하는 ‘미’와 팬을 뜻하는 ‘펀’을 합친 말로 ‘샤오미 팬’이라는 뜻이다. 이 날 만큼은 샤오미 공식 웹사이트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제품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그는 세심하게 팬과의 협업체제를 갖추면서 미펀제를 개최하고, 미펀들을 클럽파티에 초대하고, 적극적인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면서 끈끈한 유기적 관계를 형성한다.

회사 이름이 하필이면 왜 ‘좁쌀’?
창업자들과 좁쌀죽 먹으며 회사 키웠기 때문


왜 하필이면 회사 이름이 좁쌀(小米)일까? 레이쥔은 창업자들과 좁쌀죽을 먹으며 회사의 미래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좁쌀이 아니고 호박이 되었다. 샤오미는 세계 5위의 스마트폰 기업이다. 미펀제는 중국의 명실상부한 ‘스마트폰의 날’로 정착되었다.

하지만 샤오미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샤오미에는 항상 ‘짝퉁 애플’이라는 굴욕적인 꼬리표가 따른다. 스마트폰 모델명에 샤오미1S, 샤오미2, 샤오미2S등으로 노골적인 애플 모방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샤오미 제품을 더욱 싸게 판매하는 ‘미펀제’ 행사를 알리는 웹 페이지.

둘째, 샤오미 짝퉁의 출현으로 인한 판매부진이다. 레이쥔은 “샤오미 대리점에서 파는 이외의 어떤 물건도 사서는 안 된다”면서 “샤오미의 모방 제품을 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애플의 짝퉁’이라 불리는 샤오미가 ‘샤오미의 짝퉁’으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2억5천만 달러에 불과하던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2014년 450억 달러로 4년 만에 거의 200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2011년 30만 대에서 2014년 6112만 대에 이르러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단 3년 만에 거둔 성공신화다.

현제 45세의 레이쥔은 92억 달러(약 10조4천억 원)의 자산가로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부호 8위에 올랐다. 그는 1998년 무한대학 명예교수로 초빙되었고, 모교에 ‘비약 장학금(腾飛獎學金)’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한다. 2000년에는 베이징시 인민정부 고문이 되고, 2013년에는 인민대표가 되었다.

그는 매주 100시간 정도 일을 한다. 어쩌다 아내와 두 아들과 시간을 보낼 정도로 엄청 바쁘다. 영어를 잘 못하고, 외국 여행을 거의 간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그의 꿈은 샤오미를 스티브 잡스의 애플처럼 세계 일류의 업체로 세우는 것이다. 그 첫 시도로 3월 23일 인도 뉴델리에서 스마트폰 ‘미4i’를 출시했다. 가격은 22만 원 대이다. 인도에서 ‘넥스트 차이나’를 꿈꾸는 것이다.

레이쥔은 한국의 기술이 중국보다 앞선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높은 기술력에도 관심이 많다. 그의 생각과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까?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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