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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뮤지컬 넘보는 연예기획사, SM 대 씨제스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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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7호 김금영 기자⁄ 2015.09.10 09:14:06

▲2011년 뮤지컬 ‘폐임’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이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됐다. 당시 출연한 천상지희의 린아(맨 왼쪽), 슈퍼주니어의 은혁(왼쪽에서 세 번째), 티파니(맨 오른쪽)의 열연 모습. 사진 = C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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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SM엔터테인먼트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연예계에서 단연 파워를 자랑하는 기획사들이다. 1989년 이수만 대표가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공개된 2015년 상반기 반기 보고서에서 14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이고,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영업 이익은 52.9%나 늘어 약 1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후발 주자이지만 상승세가 무섭다. 초기 자본 3억 원으로 2009년 설립된 이래 5년 만인 2014년 연매출 470억 원을 기록했다.

두 기획사 모두 시작이 비슷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그룹 H.O.T를,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JYJ를 대표 가수로 내세워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그리고 2015년, 두 기획사는 또 다른 영역인 뮤지컬에서 대결을 시작하는 중이다. 

먼저 발 내딛은 SM vs 준비기간 거친 씨제스

첫 발걸음은 SM이 빨랐다. 2008년 뮤지컬-공연 관련 자회사인 SM아트컴퍼니를 출범시켜 라이선스 뮤지컬 ‘제너두’를 무대에 올리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꾸준히 뮤지컬 기획 등에 참여하면서 SM 소속 아이돌들을 뮤지컬에 출연시켜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SM아트컴퍼니를 통해 2008년 뮤지컬 ‘제너두’를 올리며 뮤지컬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 = SM아트컴퍼니

2011년 뮤지컬 ‘페임’엔 티파니(소녀시대), 은혁(슈퍼주니어), 린아(천상지희), 정모(트랙스) 등 ‘SM군단’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아이돌이 출연했다. 캐스팅 관련 질문에 당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SM 소속 연예인이 많이 캐스팅됐지만, 오디션은 각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꼽는 걸 우선시했다”고 밝혔다.

다음해인 2012년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도 규현(슈퍼주니어), 써니(소녀시대), 다나(천상지희), 키(샤이니)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써니와 키는 뮤지컬 첫 데뷔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주연급 역할을 꿰차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캐치 미 이프 유 캔’ 관계자는 “SM이 뮤지컬 기획에 참여할 정도로 뮤지컬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번 공연 기획에도 참여했고, SM 소속 연예인을 개인별로 불러 비공식 오디션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SM C&C는 올 9월, 랩과 힙합 등 다양한 장르가 접목된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 = SM C&C

2014년엔 단순히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데에서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강호동, 장동건, 한채영 등이 소속된 자회사로,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진행하는 SM컬쳐앤콘텐츠(SM C&C)는 2014년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제작했다. 기존 SM아트컴퍼니가 별도의 제작사를 설립한 형태라면, SM C&C는 SM이 기존 사업에서 공연 분야까지 확장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SM C&C는 최근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새롭게 선보였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본격적인 시작이 늦었다. 따라서 이야기할 행보도 SM C&C와 비교해 아직 많지 않다. 대신 준비 기간을 거쳤다. 2014년 오디컴퍼니와 뮤지컬 ‘드라큘라’를 공동 제작하며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드라큘라’엔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김준수가 출연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뮤지컬 공연 기획 및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씨제스컬쳐를 설립했고, 올 6월 뮤지컬 ‘데스노트’를 무대에 올렸다. 

이들은 왜 뮤지컬 시장에 눈길을 돌렸을까? 연간 매출 규모가 3000억 원 대에 이르는 뮤지컬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판단에서다. 가요, 예능, 드라마 등 연예계의 다양한 분야가 경쟁 포화인 상태에서, 연예 기획사의 손길이 아직 직접적으로 닿지 않은 뮤지컬 분야를 새로운 가능성의 장소로 본 것.

▲씨제스컬쳐가 처음으로 제작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57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공연의 한 장면. 사진 = 씨제스컬쳐

특히 연예 기획사는 티켓 파워가 막강한 소속 연예인을 캐스팅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SM의 경우 대표적으로 규현, 루나가 있고, 씨제스에는 김준수가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뮤지컬 시장에서 흥행을 위해 아이돌을 섭외하고 싶어도 개런티나 스케줄 문제로 성사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체 내부에 소속된 스타가 있다는 건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돌 스타들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도 많기 때문에, 기획사의 제작 뮤지컬이 잘 자리 잡으면 꾸준히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14년 해외 관광객 1420만 명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 중 190만 명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꼭 유치하고픈 관객층이 아닐 수 없다.

SM과 씨제스를 울리고 웃긴 첫 뮤지컬

그렇다면 SM C&C와 씨제스컬쳐가 처음으로 선보인 뮤지컬의 성과는 어땠을까? 아쉽게도 공연 기간이 겹치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각각 선보인 결과들은 흥미롭다. 양 기획사 모두 창작 뮤지컬보다는 라이선스 뮤지컬을 첫 제작 뮤지컬로 선택했다.

SM아트컴퍼니가 2008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뮤지컬 ‘제너두’는 1980년대 영화, 2007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자신의 재능에 좌절하는 화가 지망생 쏘니와 그를 돕기 위해 나타난 여자 키라의 이야기를 그렸다. SM 대표 간판스타인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강인이 출연했지만,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 실패했다. 이후 SM의 본격적인 뮤지컬 제작 신호탄을 쏜 ‘싱잉 인 더 레인’을 선보이기까지 약 6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싱잉 인 더 레인’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화제 몰이엔 성공했다. 일단 극장 규모가 커졌다. ‘제너두’는 중극장 규모의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됐는데, ‘싱잉 인 더 레인’은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진 켈리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자체가 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극 중 비 표현을 위해 1만 5000리터의 물을 무대에 쏟는 시도를 강행해 눈길을 끌었다. 출연진도 화려했다. 지속적으로 뮤지컬에 출연해 온 규현과 써니를 내세웠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백현이 첫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 작품 또한 관객 몰이에 실패했고, 작품도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SM C&C는 뮤지컬 제작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현재 세 번째 제작 뮤지컬로 ‘인 더 하이츠’를 올린 가운데 관객의 평을 기다리고 있다.

▲씨제스컬쳐의 뮤지컬 ‘데스노트’의 무료 쇼케이스 현장. 본 공연 개막 전에 관객과 마주하는 자리를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사진 = 씨제스컬쳐

선발 주자인 SM C&C가 웃지 못한 동안 후발 주자인 씨제스컬쳐가 먼저 웃었다. 본격 제작에 앞서 공동 제작 형태로 참여한 뮤지컬 ‘드라큘라’가 첫 티켓 오픈에서 김준수 출연 회차 공연 전석 매진의 성과를 올렸다. 또한 약 70억 원의 대규모 제작비를 들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뮤지컬 ‘데스노트’는 57회 전회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공연의 인기에 이례적으로 암표까지 등장했다.

공연의 성공엔 작품 선택이 탁월했다는 평이 많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일본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동명 만화가 원작인데, 이 원작의 인기와 인지도가 높았다. 일본에서만 시리즈 누계 30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2006년 영화로도 개봉됐다. 기세를 몰아 일본 외에도 세계 35개국에서 발행돼 홍콩,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전역과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인기 몰이를 했다. 원작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기에 과연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을 자아냈고, 그 관심이 공연으로 이어졌다.

▲씨제스컬쳐에 소속된 뮤지컬 배우 정선아. ‘데스노트’에서 김준수와 호흡을 맞췄다. 사진 = 씨제스컬쳐

원작 인기에 더불어 공연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유도한 씨제스컬쳐의 전략들도 눈길을 끈다. 일단 개막 전 무료 쇼케이스와 팝업 전시를 열었다. 팝업 전시의 경우 원작 작품 및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자리로, 뮤지컬 ‘데스노트’가 탄생하기까지의 히스토리와 출연진 프로필 촬영 세트, 미공개 영상과 사진 등을 선보였다. 국내 공연계에서는 이례적인 마케팅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전시에 원작 만화 관련 상품을 전시했고, 개막 이후엔 순차적으로 기간을 두고 공연 기념상품(MD)을 공개하면서 꾸준히 관심 몰이를 했다. 통상 공연 기간 중 로비에서 MD를 판매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국내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씨제스스토어에 ‘MD 온라인 매장’을 열기도 했다. 출연 배우인 김준수의 팬층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도 많아 일본어 판매 사이트도 운영했다.

연예 기획사의 뮤지컬 시장 진출 전망은?

현재까지의 라운드를 봐서는 흥행에 성공한 씨제스컬쳐가 우위에 서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일단 SM C&C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점차 문제점을 개선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SM C&C가 선보인 뮤지컬이 흥행에 실패한 요인 중 대표적으로 꼽혔던 점이 ‘준비 안 된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이었다. 지금은 아이돌의 뮤지컬 활동이 활발하지만, 2008년 첫 진출 당시엔 아이돌 출신 배우 옥주현(핑클)과 바다(S.E.S) 등을 제외하고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 있었다. 따라서 지금처럼 뮤지컬 연습을 위해 스케줄 조정을 미리 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뮤지컬 연습에 제대로 참여할 시간이 부족했다. 공연 프레스콜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출연 회차도 적어 이벤트성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가수 겸 배우 김준수는 씨제스컬쳐의 간판스타다. 사진 = 씨제스컬쳐

SM 소속 아이돌과 함께 공연 경험이 있는 한 뮤지컬 배우는 “연습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할 때가 많아 극에 잘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열심히 연습한 주위 배우에게 피해를 줘 처음엔 그 아이돌에게 화가 났다. 그런데 지켜보니 열정은 있는데 소화해야 하는 스케줄이 너무 많아 본인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현재는 실력파 아이돌을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시키고 연습을 시키며 이런 논란을 없애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SM 소속 가수 규현은 뮤지컬 ‘삼총사’ ‘캐치 미 이프 유 캔’ ‘로빈훗’ ‘그날들’ ‘해를 품은 달’ 등 뮤지컬 활동을 꾸준히 이어 왔고, 올 11월엔 뮤지컬 ‘베르테르’에 출연한다. 뮤지컬 ‘로빈훗’의 왕용범 연출은 “규현은 가수로 활동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만큼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게 불만일 정도로 열심히 역할을 소화한다. 연습을 하면서 아이돌이라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 옥주현처럼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평하기도 했다.

루나 또한 기대주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우승하며 탄탄한 가창력을 드러낸 그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하이스쿨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 등 꾸준히 뮤지컬에서 활동했다. 최근작 ‘인 더 하이츠’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루나는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연습 벌레’로 통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뮤지컬에 열정이 많아 늘 뮤지컬 오디션 정보에 관심을 보이고, 열심히 참여한다. 캐스팅이 된 뒤에도 바쁜 스케줄 속 꼭 시간을 내 연습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규현은 뮤지컬 ‘삼총사’ ‘로빈훗’ ‘해를 품은 달’ ‘그날들’ 등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왔다. 올 11월엔 뮤지컬 ‘베르테르’에 출연한다. 사진 = CJ E&M

그리고 올해 제대로 맞는 색깔의 뮤지컬에 스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뮤지컬은 춤뿐 아니라 노래와 연기 모두가 수반돼야 한다. 처녀작 ‘제너두’는 보컬 라인이 아닌 퍼포먼스 위주의 김희철과 강인을 필두로 내세워 혹평을 들었다. 그리고 ‘싱잉 인 더 레인’의 경우 탄탄한 가창력의 규현을 캐스팅했지만, 다소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전 작품 성격에 상큼한 아이돌 이미지가 어우러지기 힘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이번에 새로 내세운 ‘인 더 하이츠’는 아이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성격의 콘텐츠다. 랩, 힙합, 레게, 라틴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현란한 댄스가 가미된 작품이다. 이지나 연출은 “그간 내 작품에 아이돌이 출연하면 안 된다 싶으면 거절했는데, ‘인 더 하이츠’는 아이돌에게 최적의 작품이다. 뮤지컬 분야에서는 생소한 랩 장르가 들어가는데 전문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이돌이 잘 소화하며 매력을 살린다”고 말했다. ‘인 더 하이츠’의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SM C&C 뮤지컬의 성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씨제스컬쳐는 시작부터 준비된 실력파의 덕을 톡톡히 봤다. ‘데스노트’를 매진시킨 김준수의 티켓 파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출연작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엔 인터파크가 티켓 판매량과 관객 투표 등을 합산해 선정한 골든티켓 어워즈에서 뮤지컬 남자배우 부문 ‘티켓 파워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멀티 캐스팅이 많은 공연계에서 원캐스트 무대를 선보인 전략도 호평 받았다. 멀티 캐스팅은 많은 배우의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도 있다. ‘데스노트’ 전 출연진을 원캐스트로 강행해 관객이 공연에 집중할 수 있게 했고, 김준수를 비롯해 홍광호, 정선아 등 뮤지컬 스타의 인기에 힘입어 객석이 꽉꽉 차는 진풍경을 보였다.

하지만 이 점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씨제스컬쳐의 대표적 간판스타인 김준수의 군 입대 시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 물론 ‘데스노트’에 함께 출연한 실력파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이창용이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는 씨제스컬쳐에 명확하게 구축된 뮤지컬 라인 배우가 부족한 상태여서 향후 배우 발굴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씨제스컬쳐는 다음 작품을 검토 중이다.

연예 기획사의 뮤지컬 시장 진출엔 긍정과 우려의 두 가지 시선 모두가 존재한다. 아직 두 기획사 모두 뮤지컬 제작사로서의 색깔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라, 지속적으로 스타 마케팅에만 의존한다면 반짝 효과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반대로 정형화-고착화된 상태에 머물러 있는 현 뮤지컬계에 새로운 마케팅 방안과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 특히 해외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노하우가 많은 연예 기획사의 실력이 빛을 발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스타 마케팅의 반짝 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몇 년 전 한 아이돌이 출연한 뮤지컬 공연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평범한 공연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일본과 중국의 해외 팬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은 바람직했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과연 이곳이 뮤지컬 공연장인지, 아이돌의 1인 콘서트장인지 헷갈렸다.

해외 팬은 아이돌이 등장할 때마다 소리를 질렀고, 사진 촬영 금지임에도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여배우와의 멜로 신에서는 야유를 보내는 등의 아쉬운 관람 태도를 보였다. 아이돌 등장 장면을 제외하고는 거의 무대를 바라보지 않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다.

이들은 좋아하는 스타가 출연하지 않으면 뮤지컬을 보기 위해 다시 공연장을 찾지 않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뮤지컬 자체에 애정을 가진 고정팬 확보가 어렵다. 스타 마케팅을 통해 단기적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울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스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경우 텅 빈 공연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소규모 제작사들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획사와의 경쟁을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고, 공정한 경쟁 아래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는 같았다. 우려와 기대감 속에서 지켜보는 분위기다.

SM C&C와 씨제스컬쳐가 보여준 것은 아직 많지 않다. 뮤지컬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그저 한 차례 돌풍으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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