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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상 골프 세상만사] 마샬 캐디 도입해 골프 대중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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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1-482호 김덕상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2016.05.02 09:33:58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덕상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최근에 퍼블릭 코스의 간판 격인 남여주CC에서 마샬 캐디 제도를 도입했다는 기사를 봤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골프 대중화의 길이 어렵다고 늘 변화를 주창해온 한국 골프소비자모임의 서천범 회장이 제안한 마샬 캐디 제도의 첫 시행인 셈이다. 지구상에 약 3만개 골프 코스가 있으나 그 중에서 캐디를 상시 고용하고 있는 곳은 많아야 1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가 정도일 것이다.

10여 년 전에 영국에서 시니어 골퍼 고객과 라운드 한 적이 있다. 골프장에 미리 캐디 예약을 했더니 그 클럽의 운영위원인 싱글 핸디캐퍼 노인이 캐디로 나온 적이 있다. 그는 일반 캐디라기보다는 프로선수의 캐디처럼 실력 있는 전문가였기에, 동반한 나는 한 수 잘 배웠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고 클럽을 위해 자원봉사 하는 임원이자 멤버였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캐디가 됐다.

90년대 초반 한일골프클럽(현 솔모로CC)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캐디 없이 전동 카트를 리모컨으로 직접 조정하며 라운드 했고, 저렴한 비용 때문에 자주 이용했었다. 그러나 훗날 골퍼들의 진행이 매우 늦어져 부득이 캐디를 투입했다고 들었을 때 매우 섭섭했던 기억이 있다. 만약 그때 골퍼들이 노캐디 제도를 잘 활용했다면, 골프 대중화의 길이 훨씬 빨라졌을 것이다. 그 당시 골퍼들이 늦장 플레이는 물론, 심한 경우 투 볼 플레이를 해대는 바람에 진행에 무리가 따르자 노캐디 라운드 제도를 없애버린 것이었다.

골프에 입문했을 때 뉴코리아골프클럽에서는 주말에 프로 지망 연습생들에게 아르바이트 같은 캐디를 허용했다. 자기 비용은 자기가 벌면서 프로가 되라는 헤드 프로와 골프장 매니지먼트의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에 나는 그 연습생들에게 코치처럼 대접하고 필드에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 핸디캡을 빨리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캐디 코치였던 연습생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재능 있는 골프학과생, 체육대학생, 골프선수 지망생 등을 
캐디 코치로 적극 활용하면 일석이조

2005년부터 아내와 태국의 골프리조트에 가끔 볼을 치러 다녔다. 어떤 때는 아주 어린 학생들이 캐디를 했는데, 왕실에서 골프장 사업자들에게 특별히 협조를 요청해 주말에 학생들이 캐디로 아르바이트해 학비를 벌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덕분이란다.  

나는 2007년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며 블라인드 골프(Blind Golf)를 보급했다. 주로 실내 연습장에서 기초 훈련을 시켰으나, 이따금 필드에서 실습 라운드를 할 때에는 그들의 백을 메고 현장에서 캐디 겸 코치로서 바쁘게 움직였다. 블라인드 골퍼들은 자원봉사자들을 캐디가 아닌 ‘코치’라고 불렀다. 나는 그들의 어려움을 체험하기 위해 태국이나 필리핀의 리조트에서 아내 또는 현지 캐디에게 의지하며 안대로 눈을 가리고 몇 시간 동안 마치 블라인드 골퍼처럼 라운드하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런 경험들이 훗날 ‘골퍼를 살리는 캐디’라는 책을 출판하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캐디의 수준은 대단히 높다. 혼자서 4명 플레이를 다 도우며, 심지어는 내기의 돈 관리까지 해주는 딜러 역할까지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능력있는 캐디가 카트 비용과 합쳐져 그린피 외에 1인당 약 7만 원의 추가 비용을 초래하니 한 푼이라도 싸게 치고 싶은 대부분의 골퍼들에게는 큰 짐이 되고 있다.

골프장마다 특정일에 노캐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골퍼들과 골프장 양쪽의 입장을 절충 반영한 것이 이번 마샬 캐디 제도라고 생각한다. 골프카를 운전해 주고 거리와 간단한 전략을 설명하며 골퍼들에게 도움을 준다. 또한 한편으로는 슬로우 플레이를 막을 수 있고, 부족한 캐디 숫자를 보충해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는 더 나아가 골프학과생, 체육대학생 또는 골프 선수 지망생들에게도 주말에 아르바이트 기회를 주게 된다면 그들은 마샬 캐디보다 더 골퍼에게 사랑받는 캐디 코치가 돼 캐디 수급 문제도 확실히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한국의 골프 비용을 낮춰 골프 대중화를 한발 더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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