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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중국벤처 창업] 中현지 모른채 한국서 넘겨짚는 ‘낭패’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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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3호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2016.05.16 09:22:02

(CNB저널 =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시장 테스트(Market Test)

한국의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유는 공통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을 대할 때는 많은 걱정과 의심이 들고, 그렇다고 누구에게 맡기자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중국 진출 이전에 중국 시장에 대한 시장 테스트를 희망하게 된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부터

한국 정부 지원으로 혹은 대학교의 지원으로 중국에 나온 청년 창업자들은 공통적으로, 그 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중국 시장에 대한 상식은 완전히 깨졌다고 이야기한다. 대체 한국에서 바라보는 중국이 어떠하길래 다들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그건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가보지 않은 시장에 대한 가설의 실수다. 미국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미국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었다면 이 또한 비슷할 거다. 그래서 일단 ‘와서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는 과정은, 일주일 정도의 출장이 아닌 최소 한두 달의 체류를 통해,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현지 시장을 보는 정도는 돼야 한다.

타깃 고객과의 대화

이제 막 중국에 상륙한 벤처들에게 권하는 첫 번째 시장 테스트 방법은 바로, FGI(Focus Group Interview, 포커스 그룹 인터뷰)다. 한국 고객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단지 가설로 세웠던 중국 고객의 수요를 검증해야 한다. 비즈니스는 ‘고객의 니즈’로부터 시작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끝나야 한다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많은 벤처들의 가설이 틀린 경우가 많았다. 한국 고객과는 다른 취향이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대체재나 경쟁재가 생각보다 시장에 이미 많이 있고, 어떤 각도에서는 한국산보다 오히려 나아서 거꾸로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웨이신(wechat)’을 홍보하는 모습. 웨이신 자체에 설문조사 기능이 있어, 중국 진출 희망 기업은 이런 기능을 이용해 중국 시장에 대한 충분한 사전-현지 조사를 해야 낭패를 줄일 수 있다. 사진 = Cheon Fong Liew

아무튼 타깃 고객과의 집중 인터뷰(FGI)는 전문 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 지인을 통해 가장 유사한 그룹을 만들어서 일정한 보상을 하고 진행하면 된다. 이런 진지한 미팅이 부담 된다면,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말을 걸고 고객과 대화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 외국인임을 밝히고 좋은 매너로 다가가면 대부분 호의적으로 응답해 준다.

이런 고객과의 만남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제품 및 서비스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되고, 중국 진출을 위해 어떠한 점을 보완해야 할지 알게 된다.

설문조사도 방법

중국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벤처 중에는 모범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벤처들이 있었다. 그러한 벤처들이 고객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돌아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설문지는 오프라인 조사와 온라인 조사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런데 설문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설적으로 ‘설문지 작성’이다. 예를 들어, “이러이러한 서비스가 있는데 사용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라는 다소 의도가 강한 질문에는 다들 긍정적으로 답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결과를 가지고 시장 수요를 과대 평가 하면 안 된다. 설문지를 작성할 때는, 가장 객관적인 언어로 의도가 드러내지 않게끔, 피설문자가 솔직한 답변을 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오프라인 배포는 현지의 학생이나 스태프를 고용해 일정 분량을 나누어 진행하는 방법이 있고, 직접 면대면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배포는 웨이신(wechat)을 이용하는 방법이 편리하다. 위챗에 이미 설문 기능이 들어 있고, 작성한 설문을 SNS 지인들을 통해 배포하면 어렵지 않게 표본 집단의 답변을 모을 수 있다.

본격적인 시장 테스트

앞의 방법들이 아주 초기의 시장 조사에 가깝다면, 본격적인 시장 테스트는 실제 판매 혹은 서비스 개시다. 이때 공통적인 고민은 마케팅 비용의 집행이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크고 마케팅 비용이 세다 보니 웬만큼 마케팅비를 집행해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소 욕심을 비우고 정말 필요한 표본 고객 수를 미리 정하는 게 좋다. 500명 혹은 1000명 정도(온라인 서비스라면) 혹은 100개 정도의 시제품 판매와 피드백을 목표로 하는 게 맞다. 이렇게 한정적인 고객에게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급적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넣어야 한다. 피드백은 고객으로부터 들으면 최고지만 그렇지 못하면 주로 데이터 형식의 결과를 얻게 된다. 

위탁 판매 혹은 파트너십

아직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기 전이기 때문에, 아직은 적도 동지도 없다. 잠재적인 경쟁자들은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플레이어들이고, 어쩌면 이미 억대 유저를 보유한 플랫폼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가급적 경쟁하려 들지 말고, 그들의 하부 벤더나 공급자로 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

삼국지의 유비가 조조의 수하에 있었고, 한국의 대표 인터넷기업 네이버도 다음 포털에 입점한 때가 있었다. 이러한 위탁판매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어찌 보면 가장 저렴한 시장 테스트 비용을 집행하게 된다. 수익은 적어지겠지만 매스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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